1화. 하늘과 바다“아휴, 저 어린것들은 어쩌나. 쯧쯧.”“애들 생각해서라도 좀 더 견뎌보지. 에휴, 독하기도 해라.”익숙한 동네 어귀, 평조차 덧씌워진 한낮의 따가운 햇살 아래로 눅눅한 수군거림이 부유했다.담벼락 너머로 고개를 내민 이웃들의 시선에는 호기심과 불쾌함, 그리고 아주 약간의 연민이 기묘하게 뒤섞여 있었다.그러나 열세 살 바다는 안다.저 가벼운 혀 놀림들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멀어짐과 동시에 흩어질 찰나의 소음일 뿐이라는 것을.저들은 곧 자신들의 안온한 일상으로 돌아가, 이 비극을 안줏거리 삼아 씹어댈 것이다.저 선의(善意)는 딱 그만큼의 무책임한 안도였다.하늘이 바다의 셔츠 끝단이 찢어질 듯 움켜쥔 채 울음을 토해냈다.어제까지만 해도 부모와 함께 드나들던 현관문이 열리고, 하얀 천에 덮인 두 구의 시신이 차가운 들것에 실려 나왔다.열 살 아이는 제 세계가 송두리째 구급차의 뒷문 속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보며, 꺼이꺼이 숨을 몰아쉬었다.저 아이는 무엇을 짐작하며 저토록 서럽게 울까.고작 초등학교 6학년인 자신조차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데.사실 바다는 그날 밤, 닫힌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던 부모의 낮은 목소리를 기억한다.절망에 젖은 어른들의 흐느낌과 약병이 부딪히는 소리.바다는 이미 그날 밤에 울음을 다 소진해 버렸다.이제 남은 것은 슬픔이 아니라, 자신들을 남겨두고 저 하얀 천 너머로 도망쳐버린 무책임한 어른들을 향한 서늘한 원망뿐이었다.구급차의 뒷문이 무겁게 닫히고, 빨간 경광등이 한낮의 골목을 기괴하게 물들였다.제 손등 위로 떨어지는 하늘의 눈물은 뜨거웠으나, 바다의 심장은 그만큼 빠르게 식어가고 있었다.바다는 울음 섞인 하늘의 어깨를 감싸안는 대신, 이웃들의 수군거림을 향해, 그리고 부모를 싣고 떠나는 구급차를 향해 차갑게 굳은 눈빛을 쏘아 보냈다.이제 이 세상에 우리를 지켜줄 울타리는 없었다. 오직 서로뿐이었다.***“미안하다. 바다야, 하늘아. 정말 미안해….”장례식장을 지키던 고모가
Terakhir Diperbarui : 2026-04-06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