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심리전“나, 병원에서 꼭 확인해야 할 게 있어. 내가 잊어버린 2년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거기 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아.”확인해야 할 것.그 단어가 나오자, 재현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그는 마치 누군가에게 목덜미를 잡힌 사람처럼 뻣뻣하게 굳었다.바다는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묘한 기류를 감지한 듯 미간을 좁혔다.“……그래, 정 가고 싶으면 말리지는 않는데. 몸 안 좋으면 바로 관둬야 한다.”바다의 허락이 떨어지자, 재현의 주먹이 하얗게 불거졌다.그는 화를 억누르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샌드위치를 거칠게 찢었다.다정한 연인의 가면 너머로, 통제권을 잃기 시작한 포식자의 서늘한 광기가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갔다.하늘은 등 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재현의 완벽한 감옥 밖으로 나가는 첫걸음이었다.***병원 복도의 소독약 냄새는 낯설면서도 기묘하게 몸에 감겼다.기억은 백지상태였으나, 스테이션의 차트를 넘기거나 환자의 혈압을 재는 손끝은 머리보다 먼저 움직였다.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시은 덕분에 하늘은 금세 제 자리를 찾아갔다.수간호사의 배려로 당분간은 오전 근무만 하기로 했지만,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은 늘 무거웠다.병원의 자동문이 열릴 때마다, 그곳엔 어김없이 재현이 서 있었다.한낮의 쨍한 햇살을 받고 서 있는 그는 영락없이 헌신적인 연인의 모습이었다.하지만 하늘의 눈에는 그가 병원 입구를 정찰하는 감시자처럼 보였다.“재현아, 너 복학 시즌 아니야? 매일 이렇게 와도 돼? 학교는 어쩌고.”하늘이 가방끈을 고쳐 매며 묻자, 재현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가방을 뺏어 들었다.그의 손가락이 하늘의 손등을 스칠 때마다 하늘은 미세하게 어깨를 굳혔다.“누나, 지금 내 학교가 문제야? 누나 몸이 우선이지. 아직은 조심해야 한다고 우리 아빠도 신신당부하셨어.”재현은 ‘아빠’라는 단어까지 끌어들이며 자신의 등장을 정당화했다.하지만 하늘은 물러서지 않았다
Terakhir Diperbarui : 2026-04-22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