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든든한 내 편얼마 후, 차는 도심 외곽에 있는 단정한 오피스텔 주차장에 멈춰 섰다.동혁은 시동을 끄고 먼저 내려 조수석 문을 열었다.그리고 아까처럼 하늘을 품에 안아 들었다.품 안으로 가볍게 꺾여 들어오는 그녀의 몸이 너무나 가냘파서, 동혁은 자기도 모르게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엘리베이터가 슬라이딩 도어를 닫고 조용히 상승했다.거울에 비친 동혁의 셔츠는 하늘의 눈물과 땀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오직 하늘의 찌푸려진 미간에만 고정되어 있었다.‘띡, 띡, 띡, 띠리릭.’현관문이 열리고 들어선 동혁의 집은 주인을 닮아 지나치게 단정하고 고요했다.거실에 짙은 회색 조의 가구들이 미니멀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공기 중에는 옅은 커피 향과 세탁 세제 냄새가 섞여 감돌았다.동혁은 거실 소파에 하늘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잠시만 기다려요.”그는 주방으로 가 따뜻한 물을 컵 가득 채워왔다.그리고 하늘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컵을 쥐여주었다.유리에 닿은 손가락이 아직도 잘게 떨리고 있었다.동혁은 그 손을 감싸 쥐며 낮게 읊조렸다.“오늘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마세요. 오빠든, 부모님이든, 그날 밤의 일이든 전부 다요.”“팀장님…….”“지금 하늘 씨가 지켜야 하는 건 과거가 아니라, 내일 아침을 맞이할 하늘 씨 자신입니다. 다른 건 내가 다 대신 생각하고 고민할 테니까, 여기선 그냥 숨만 편히 쉬세요.”동혁은 안방에서 가장 부드러운 새 침구와 헐렁한 티셔츠 한 장을 꺼내 와 소파 옆에 두었다.그는 하늘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거실 불을 은은한 간접 조명만 남긴 채 꺼주었다.어스름한 어둠이 내린 동혁의 거실에서, 하늘은 따뜻한 컵을 두 손으로 감싸안았다.진정제의 기운과 오피스텔 특유의 묵직한 정적이 스며들자, 하늘의 거칠었던 호흡도 한결 고르게 가라앉았다.손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컵의 온기는 기이할 정도로 정직해서, 억지로 소용돌이치던 감정의 날을 무디게 만들어주었다.하늘은 컵 표면에 맺힌 잔잔한 파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