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바에 다가선 도언이 수정의 인사에 답했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재를 보았다.“오랜만이네요, 한이재 씨.”스태프 룸 앞에서 서 있던 이재는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오늘 아침, 그가 자신을 불렀던 그 목소리를 생각했었다.그저 생각만으로 떠오른 숱한 상념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지금, 도언이 눈앞에 나타나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어머! 이재 씨랑 아는 사이세요?”수정이 깜짝 놀라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도언이 대답 대신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벗은 코트를 쥐고 있던 이재의 손에 땀이 진득하게 배어났다.“그러셨구나. 혹시 이재 씨 때문에 매일 오신 거였어요? 하필 이재 씨 쉬는 날에 오셔서 못 봤네요. 그런 거였으면 저한테 물어보시지.”수정의 호들갑스러운 말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이재는 여전히 저를 바라보고 선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두서없이 떠오르는 단어는 말이 되지 못한 채 입안에서만 머물렀다.“저,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이재는 도언이 아닌 수정에게 말을 하고 스태프 룸으로 들어갔다.코트를 옷걸이에 걸고 앞치마를 둘러매는데 손이 벌벌 떨렸다.그러면서도 굳이 머리를 손으로 빗어 내리고 뒤로 묶었다.그러고도 뭔가 더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처럼 나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서성댔다.이토록 멀리 떠나온 게 무색하게도 저를 찾아낸 도언이 기가 막혔다.그러고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나타나 인사를 건넸다.오랜만이라니, 그래서 뭐. 안녕하냐고 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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