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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완벽한 개새끼: Chapter 121 - Chapter 130

139 Chapters

제121화

이재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네, 맞아요.”“또 할 말 있어요?”이재가 할 다음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바라보는 도언의 눈이 서늘하게 굳었다.이재는 그의 시선을 견디려 애쓰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이제 완전히 끝을 내야 할 때였다.“회사도, 도경이 일도 그만두겠습니다.”“하.”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이재의 말에 도언이 헛웃음을 뱉었다.그리고 더 해보라는 듯 이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도경이는 이제 제가 없어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그리고?”“부회장님 더 마주치고 싶지 않습니다.”뻐근해지는 목구멍으로 침을 삼키며 이재는 입안의 연한 살을 물었다.불과 몇 시간 전 도언이 쓸고 간 흔적이 여전한 채로 연한 피 맛이 감돌았다.“왜요, 안서희 여사가 나가라고 하던가요?“……네?”농담이라도 하는 건가 싶을 만큼 쉬이 내뱉는 그 말에 이재는 당황했다.그가 알 리 없는 이야기였다.“뻔하게 돌아가는 걸 보니 돈도 받았겠네요?”“……?”도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기에 아니라는 말은 미처 입에서 나오지 못했다.겨우 고개를 저었지만 당황스러움은 가려지지 않고 이재의 얼굴에 번졌다.“이왕 받을 거면 많이 받지 그랬어요.”여전히 농담처럼 말하는 그가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이재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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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이재는 지난한 말장난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다.더 감출 것도 없이 다 말했으니 이쯤에서 멈추어 주길 바랐다.“이렇게 말을 잘 들을 줄 알았으면 나도 돈을 줄 걸 그랬지.”“…….”기어이 말을 덧붙여 놓고 도언은 후회했다.얼마를 주면 그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가늠도 못 하는 건 정작 자신이면서 자꾸 이렇게 엇나가 버리고 만다.실은 이 가여운 여자 앞에 빌고 싶은 건 자신이면서 이렇게 속이고 있었다.“한이재.”그녀의 이름 끝에 묻어나는 환멸은 자신에게 향한 것이었다.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설명은 이토록 어려워서 말 대신 한숨이 먼저 새 나왔다.“내 말 잘 들어.”이제껏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설명을 해야 했다.“너는 착각이라고 했지만, 나는 아니야.”“……?”“내가 한이재 좋아하는 건 착각 아니라고.”이재가 고개를 들었다.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출 수 있길 바랐지만 그럴 수 없었다.뭐라 말하려 입술을 달싹여 소리를 내보았지만, 쉬이 말이 되지 못했다.열에 달뜬 덧없는 말이라고 애써 생각했다.그는 그런 사람이라고, 그 순간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때때로 자신을 안아주던 그의 다정도, 속삭이던 은밀함도 모두 그뿐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그가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덤덤한 그 말은 믿지 않을 수가 없어서 이제껏 아니라고 부정하던 모든 것이 흩어져 이재의 마음을 버석하게 했다.“내 감정은 한이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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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안서희 여사가 착각이라도 해서 자신까지 아들의 범주에 넣은 건가.그럴 리가.안서희는 이 집에서 처음으로 욕심을 내는 자신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그게 한이재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더라도 마찬가지였겠지.그러나 그게 한이재였기에 도언은 참을 수 없었다.“아버지, 한이재 씨 그만둔다고 합니다.”도언이 안서희의 전전긍긍하는 꼴을 뻔히 보면서 차 회장에서 툭 던지듯 말을 꺼냈다.“한 선생이? 갑자기 왜.”느닷없는 도언의 말에 차 회장 되물었다.도언은 아버지의 시선을 받아 그대로 안서희를 보았다.“어머니가 말씀하시겠어요?”“응……?”“어머니가 더 잘 아실 거 같은데요.”차 회장의 시선이 안서희에게 향했다.눈에 띄게 벌겋게 달아오른 그녀가 습관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눈가를 찍어냈다.“아아, 그…… 한 선생이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그만두겠다고 갑자기 그러더라고요? 저도 얼마나 당황스럽던지.”“무슨 일이길래 시험이 코앞인데 그만두나.”“개인적인 일이라는데 자세히 물어볼 수가 있어야죠.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그런 거 막 물어보면 안 된다잖아요.”거짓 변명을 하는 안서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언이 실소를 내뱉었다.안서희가 와락 얼굴을 구기며 도언을 노려보았다.“너 지금 웃었니?”“아, 죄송해요.”도언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쿡쿡대자 안서희가 일그러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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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그 요망한 게 얼마 받았다고 까발리디? 어? 내가 그 계집애 그럴 줄 알았어. 순진한 얼굴을 해 가지고는 도경이 휘두를 때부터 알아봤다고.”하.도언은 이쯤에서 헛웃음이 터지고 말았다.너무 쉽게 바닥을 드러낸 안서희에게 전의를 상실했다고 할까.그녀를 과대평가한 건 자신의 판단 착오였다.“도언이 너 그게 무슨 뜻이냐. 이게 다 무슨 소리야.”이제껏 관망하듯 보던 차 회장이 도언에게 물었다.분에 못 이겨 들썩이는 안서희를 무시한 채 도언을 보는 차 회장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 있었다.도언은 느슨하게 내렸던 넥타이 매듭을 다시 목 끝에 올려붙였다.다음 말을 하려면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 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아버지, 한이재 씨 제가 좋아합니다.”“말도 안 돼!”안서희가 비명처럼 새된 소리를 내질렀다.차 회장이 손을 들어 안서희를 제지했다.입이 다물린 안서희가 멈칫대는 사이 도언이 말을 이었다.“아버지, 저 한 번도 이 집에서 뭘 욕심내 본 적 없습니다. 욕심을 갖기도 전에 그 싹을 잘라 버렸으니 당연하죠. 하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도경이 것이 될 거라면 제 것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까요.”차 회장의 표정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꿰뚫어 보듯 바라보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도언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요, 제가 처음으로 이 집에서 욕심나는 게 생겼어요. 그게 한이잽니다.”“허.”차 회장이 웃음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계획에 없었던 일을 보고 받은 듯 난감함과 노여움이 뒤섞인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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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언제나 호명 가 사람들에 대해서 극도로 말을 아끼며 조심하던 그녀였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외롭게 자란 아이야. 내가 뭐라고 그런 생각을 하나 싶지만, 사모님 돌아가시고 도언이 크는 거 보면서 내가 다 마음이 아팠어. 정붙일 곳 하나 없이 멀리서 혼자 지냈잖아.”조 여사가 안경을 올리는 척하며 눈가를 닦아냈다.“도언이가 한 선생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거 알았을 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더라고.”“조 여사님…….”“도언이가 한 선생같이 착하고 바른 사람 만나서 잘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했어.”이제껏 부정만 당하던 도언과의 관계였다.자신조차도 의심했었다.그런데 지금 조 여사가 처음으로 긍정해 주는 말에 울컥해졌다.“한 선생은 우리랑 다르잖아. 허드렛일하는 고용인도 아니고 도경이 선생인데 기죽을 거 하나도 없지. 누가 선생한테 함부로 해.”자못 비장하게 말하는 조 여사의 말에 이재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항상 무뚝뚝해서 조금은 어려웠던 그녀였다.그랬기에 지금 그녀가 하는 말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었다.이재는 그런 조 여사에게 이미 끝나 버렸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호명을 떠나는 것으로 도언에게서도 떠나는 것이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한 선생, 여기서 있었던 안 좋은 일은 다 잊어요.”“그런 거 없어요, 여사님.”“내가 한 선생 아꼈던 것처럼 여기 사람들 다 한 선생 좋아했어. 그러니까 도언이가 한 선생 알아봤지.”조 여사는 이재가 하지 못한 말이 무엇인지 알기라도 하는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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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도언의 미간이 살짝 구겨지자 이재도 미소를 서서히 지웠다.“퇴직금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았어요.”“그럼 뭐가 문제야.”짐짓 씩씩하게 구는 이재였지만 흔들리는 눈동자는 감추어지지 않았다.도언 역시 애처로운 눈빛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제 마음이요.”“……?”반박의 말을 쏟아 내려던 도언이 뜻밖의 대답에 입을 벙긋거렸다.“저는요. 모든 거 다 뿌리치고 좋아하는 사람에 매달릴 만큼 그렇게 무모하지 못해요.”“무모……?”도언이 허탈해진 기분으로 이재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그를 올려다보는 이재의 고개가 더 들렸다.“아직 내가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몰라요.”“그건…….”“그런 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모든 걸 다 포기하겠어요. 이 마음이 언제까지일지도 모르는데요. 저 되게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농담이랍시고 붙인 말에 이재 혼자 웃었다.도언은 이 상황이 기가 막혀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거짓말로 자신을 속이고 그만하자던 그녀를 잡았으나 기어이 떠나겠다고 말하는 이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부회장님도 아마 그럴지도 몰라요.”“이재야, 뭐가 그래.”“눈앞에 안 보이면 금방 잊을 수도 있어요.”“너는, 그럴 거 같아?”“모르겠어요. 한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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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뭐야, 너.”“형, 이재 누나 어디 갔어?”“차도경, 네 손 뭐냐고,”도경이 손을 흘낏 내려다보고는 피투성이가 된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베이지색 바지에 금세 핏물이 번졌다.“도련님! 도경이 도련님!”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오 집사의 목소리가 들렸다.도언이 급한 손짓으로 도경의 팔을 붙잡고 주머니 속의 손을 꺼냈다.알아볼 수도 없게 엉망으로 찢어진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왜 이래, 차도경.”“이재 누나 어디 갔냐고!”도경이 도언의 손을 뿌리치며 되받아쳤다.카펫에 흥건하게 떨어진 핏자국이 점점 크게 번졌다.“떠났어.”“뭐?”“이 집에서 영원히 사라졌다고.”“왜?”도언은 도경의 왜라는 질문에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그러나 폭탄같이 뿌리는 말을 도경에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저 치기 어린 녀석이 그녀에 대한 질문 같은 건 하지 않고 사라져 주었으면 했다.“아이고, 도경……. 아휴!”오 집사가 뛰어 들어와 피로 흥건한 도경의 손을 수건으로 감싸며 그의 옆에 주저앉았다.“유리를 왜 주먹으로 깨요. 왜……!”오 집사가 울상이 되어 도경의 손을 감싸 쥐었다.도경이 그제야 고통이 느껴지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오 집사님, 김 박사님께 연락하시죠.”여전히 씩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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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도언은 헛웃음이 터졌다.고작 스무 살짜리 녀석에게 구구절절하게 변명이라도 하고 싶은 걸 보니 억울하기라도 한 건가 싶었다.“웃겨? 뭐가 웃긴데?”“네 꼴을 봐, 안 웃게 생겼나.”피투성이 된 손으로 악다구니를 쓰던 자신을 훑어내리는 도언의 시선에 도경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잘난 척하지 마! 차인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도언이 한숨을 내쉬며 도경의 시선을 끊어냈다.이 어리숙한 녀석을 어째야 하나.이재가 떠나버린 후폭풍 중 도경이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감당해야 할 일 중에 이런 것도 있을 줄 알았다면 더 빌어볼 걸 그랬나.“꼴 좋네. 너나 나나 한이재한테 차였으니.”“씨발…….”“차도경, 말조심해. 어울리지 않게 까불지 말고.”조소 섞인 경고에 도경이 도언에게 벌컥 다가서려 움직이는 바람에 오 집사가 감싸 쥐었던 수건이 툭 떨어졌다.도언 앞에 바짝 다가서서 노려보는 도경의 눈은 사나웠지만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아이고, 왜 이러셔. 큰일 나요.”오 집사가 얼른 도경을 도언에게서 떼어 놓으며 퉁퉁 부은 손을 수건으로 둘둘 말았다.곧이어 2층으로 올라오는 재바른 걸음걸이 소리가 들려왔다.“김 박사님 오셨습니다.”방 안으로 들어오는 김 박사는 이미 상황을 알고 있는 듯 재빨리 도경 앞으로 다가왔다.“박사님, 갑자기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도경이가 좀 다쳤네요.”“어디 봅시다.”김 박사의 등장으로 방에 흐르던 팽팽한 긴장감이 끊겼다.지켜보던 고용인들도 한숨 돌렸다는 듯 두런거렸다.도언은 그대로 방을 나왔다. * * * 이재는 도언에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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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1년 후, 런던. 아직 어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시간이었다.지잉, 징-.핸드폰 진동음이 요란하게 울렸다.이재는 눈도 뜨지 못하고 손을 뻗어 핸드폰을 찾아 더듬거렸다.지잉-.머리맡에 두었던 핸드폰은 손에 잡히지 않아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뭐야.”언제 떨어졌는지 핸드폰이 바닥에서 빛을 내며 진동하고 있었다.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송동호」역시나 동호였다.“어, 동호야.”―한이재, 아직도 자는 거야?“그러는 넌. 아직 안 자고 뭐 하는데?”이재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을 가리고 있는 커튼을 젖혔다.그러나 아직 해가 뜨지 않았는지 바깥은 여전히 캄캄했다.―너 일어나는 거 확인하고 자려고.책상 위 스탠드를 켰다.7시 5분.아무리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라지만 유달리 어두운 걸로 봐서 잔뜩 흐린 모양이었다.오늘도 눈이 올 건가.“그래, 고마워. 나 일어났으니까 너도 얼른 자.”―오늘은 뭐 해?그러나 동호는 전화를 끊을 생각이 없는 듯했다.이재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방문을 열었다.“오늘 오전에는 수업이 있고 오후에는 카페 알바 있어.”―알바? 알바도 해? 그런 말 없었잖아.“그걸 뭐 말해. 내가 뭐 너처럼 한가하게 한량처럼 지낼 줄 알았어?”플랫에서 방을 나눠 쓰는 메이트들은 아직 자는지 조용했다.이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하며 주방으로 가 포트에 물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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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예상했던 것처럼 아침부터 내린 눈은 오후가 되도록 멈추지 않고 내렸다.지하철역에서 카페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를 걷는 동안 모자에 소복하게 눈이 쌓였다.오전 늦게 잠깐 밝아지는가 싶었던 하늘은 오후가 되자마자 바로 어두워지더니 금세 밤처럼 어두워졌다.낮이 없는 것처럼 종일 우중충한 날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었다.“이재 씨, 어서 와!”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매니저인 수정이 이재를 반겼다.모자며 외투에 잔뜩 묻은 눈이 카페 안의 온기에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물이 뚝뚝 흘렀다.“이걸로 닦아요.”수정이 수건을 건넸다.동네 작은 카페인 줄 알았던 이곳은 런던 여러 시내 여러 곳에 지점을 낸 꽤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였다.매니저가 한국인인 것도 모르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도 수정은 이재를 뽑아 주었다.“고맙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오네요.”“눈 많이 오면 손님도 없고 좋지 뭐.”수정이 그렇게 말하며 깔깔대자 홀에 있던 몇몇 손님들이 두 사람을 보았다.그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었다.수정이 이재에게 찡긋 윙크하며 바 안으로 들어갔다.카페에서 일한 지는 이제 한 달 정도 되었다.이제 꽤나 능숙해졌지만 처음엔 알아듣기 힘든 영국식 영어에 꽤 난감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영어만큼 한국어를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아직 시간 좀 남았는데 라떼 한 잔 만들어 줄까요?”“좋아요.”이재는 스태프 룸으로 들어가 외투를 벗고 앞치마를 입었다.전혀 다른 환경,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이렇게 지내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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