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언이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옆으로 비켜서며 그의 손길을 밀쳐냈다.“그런데 그 사람은 아직 날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개중에 반가운 소리를 들었다는 듯 도경의 젖은 눈이 반짝하며 도언을 돌아보았다.“한이재한테 노력해 보려고 하는데, 네가 좀 도와줄래?”“내가 왜!”도경은 여전히 씩씩댔지만 처음의 패기는 사라진 듯 눈꼬리를 내린 채 도언을 보았다.“네가 나보다 한이재 더 잘 알잖아.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런 거.”“씨이, 그런 것도 모르면서…….”도경이 주먹으로 눈을 거칠게 비볐다.제 딴에는 차올랐던 눈물을 닦으려 한 것이었겠지만 눈가는 벌겋게 부어올라 더 티가 났다.“너한테 말 안 해서 미안하다.”“됐어. 누나는 형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뭘 말해.”“하긴.”쿡쿡 웃는 도언을 사납게 노려보던 도경의 눈이 제풀에 풀렸다.“형, 경고하는데, 이재 누나 울리지 마.”“뭐?”기가 막힌 표정으로 도언이 도경을 보았다.그러나 도경은 농담하는 것이 아니었다.“이재 누나 울리면 형이고 뭐고 없어.”“이 자식이.”도언이 장난스레 도경의 어깨에 팔을 둘렀지만, 도경은 꼿꼿하게 선 채 도경을 보았다.“지금은 형이니까……. 형이니까 봐주는 거야.”“그래, 알았어.”“알긴 뭘 알아.”도경이 도언의 팔에서 벗어나며 투덜대듯 중얼거리며 현관으로 몸을 돌렸다.도언은 별채를 나가는 도경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며 중얼거렸다.“어렵네. 한이재.” * * * 당장 큰 사달이라도 날 것 같아 조마조마했던 이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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