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171 - Chapter 180

378 Chapters

제171화

말을 마친 진하성이 곧바로 구급차를 불렀다.구급차와 경찰차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양천호가 들것에 실려 나갔고 경찰이 신속하게 현장을 조사했다.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온세아의 손에서 유리 조각을 떼어냈다. 안색이 창백한 그녀를 보던 경찰이 말했다.“진술서를 작성하러 경찰서로 가시죠.”온세아가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이대로 경찰서에 가면 고의 상해죄로 감옥에 가는 거 아니야?’권태혁이 피범벅인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무 일 없게 할 거니까.”그의 묵직한 이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었다.온세아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며 경찰을 따라나섰다.경찰서에 도착하자 여경이 먼저 외과 의사를 불러 유리 조각에 베인 온세아의 손을 치료하게 했다. 그리고 전신 검사를 통해 성폭행 시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한 뒤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취조실로 데려가 사건 경위를 묻기 시작했다.온세아는 생전 처음 취조실로 들어와 봤다.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강렬한 조명 때문에 눈을 뜨기조차 힘들었다.조사를 맡은 경찰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전부 얘기하라고 했다.그녀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한 채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어머니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일, 어머니의 행방을 묻기 위해 어제 함께 생일을 보냈던 온아정을 찾아간 일, 그리고 술을 다 마신 뒤에도 온아정이 어머니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고 양천호에게 넘겨주고 떠나버린 일까지 빠짐없이 진술했다.“그러니까 이 사건이 언니인 온아정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입니까?”경찰의 물음에 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경찰이 즉시 온아정을 소환했다.온세아는 잠시 유치장에 들어가 있었다. 아직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경찰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유치장에 들어간 온세아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치밀어 올랐다. 이곳에서 영영 나가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다급히 경찰에게 물었다.“언제쯤 나갈 수 있나요?”“7일 정도 조사가 진행될 겁니다. 양천호가 깨어날 때까지는 일단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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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온세아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예전이었더라면 구형민의 이런 태도에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했을 테지만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내가 왜 경찰서에 오게 됐는지 몰라서 물어?”그녀의 서늘한 질문에 구형민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온아정이 경찰서에 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를 빼내려고 달려왔다. 집안 어른들이 아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에 그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사고를 칠 때마다 뒷수습을 도맡아왔던 구형민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온세아를 만나자마자 그녀가 온아정을 곤경에 빠뜨린 것이라 단정 짓고 비난하면서 몰아세웠다.온세아는 그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들어가 봐. 온아정이 기다리고 있으니까.”구형민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해 이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그가 온세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일이 생긴 후로 온세아의 안색이 줄곧 창백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잠시 연민이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그 감정을 억눌렀다.‘세아가 아정이를 그렇게 괴롭혔는데도 세아를 동정하면 어떡해?’그 생각에 더는 온세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심지어 걱정 어린 말조차 건네지 않고 그녀를 싸늘하게 지나쳐 경찰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온세아가 변호사 하진욱과 함께 경찰서를 나와 롤스로이스 옆으로 다가갔다.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권태혁이 차에서 내렸다. 큰 키와 넓은 어깨를 가진 그가 다가오자 그녀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날 데리러 직접 경찰서로 왔다고?’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하던 찰나 권태혁이 팔을 뻗어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평소라면 그를 밀어냈을 테지만 이번에는 웬일인지 눈물이 핑 돌며 저항할 힘조차 생기지 않았다.극도의 두려움을 느꼈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한 안식처를 찾기 마련이다. 원래는 남편인 구형민이 그 안정감을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구형민의 마음속에 온아정뿐이라 온세아를 지켜주는 걸 거절했다.비록 허락되지 않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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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려 두 팔로 몸을 감싸 안고 간신히 버텼다. 그 모습을 보던 권태혁이 한숨을 내쉬더니 온세아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사실 온세아는 아까 경찰서를 나설 때부터 머리가 어지러웠다. 체력이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룸 안에서 양천호의 짐승 같은 짓에 죽기 살기로 저항하며 온 힘을 다 소진해버렸기 때문이었다.눈앞이 빙빙 돌아 몸이 종잇장처럼 흔들렸다.권태혁이 단단한 팔로 감싸 안자 온세아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그에게 매달렸다. 본능적인 반응이었다.그렇게 더는 버티지 못하고 스르르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다음 날이었다.화려한 천장을 본 순간 온세아가 흠칫 놀랐다. 이곳은 권태혁의 저택이었다.‘어젯밤에 날 다시 집으로 데려온 거야?’온세아가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온몸이 무거운 것에 짓눌린 것처럼 아팠다. 잠시 숨을 고르며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이 통증은 룸 안에서 양천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 흔적이었다. 평생 써본 적 없는 힘을 쥐어짜 내며 몇 번이나 도망치다 붙잡히기를 반복했었다.그 과정에서 테이블, 벽, 소파에 부딪혔다.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에 온세아는 숨을 길게 내뱉었다.온몸이 끈적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양천호와 사투를 벌이며 땀을 흠뻑 흘렸고 그의 피까지 묻어 있었다.씻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침대에서 내려오려던 찰나 방 문이 열리더니 훤칠한 누군가가 들어왔다. 권태혁이었다.회색 한정판 셔츠에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고급스러운 옷감 사이로 절제된 카리스마와 귀티가 물씬 풍겼다.“깼어?”권태혁이 온세아에게 다가가 칠흑같이 어두운 눈으로 쳐다봤다. 온세아가 멍하니 그를 보며 물었다.“출근 안 하셨어요?”그녀가 깨어났을 때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평소대로라면 벌써 회사에 있을 시간인데 아직도 집에 있었다.권태혁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오늘 휴가 냈어. 세아 씨 보살피려고.”온세아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대표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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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온세아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던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박은선이었다.권태혁이 어쩔 수 없이 온세아를 놓아주고 문을 열었다.박은선이 아침 식사를 들고 올라온 것이었다. 권태혁이 쟁반을 받아 들고 문을 닫았다.“일단 뭐라도 좀 먹어.”침대 머리맡에 기댄 온세아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샤워부터 하고 싶어요.”그가 검은 눈동자로 온세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그래. 그럼 내가 도와줄게.”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괜찮아요. 혼자 할 수 있어요.”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권태혁이 그런 그녀를 뚫어지게 봤다.“정말 혼자 할 수 있겠어? 방금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던데.”온세아가 흠칫했다. 지금은 고집을 피울 때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홀로 욕실에 들어갔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더 큰일이다.한참 망설인 끝에 타협하기로 했다.“그럼 밥부터 먹을게요.”기운을 좀 차린 뒤에 씻어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권태혁이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쟁반 위에 쌀죽과 몇 가지 밑반찬이 놓여 있었다.온세아가 쟁반을 받아 들려는데 뜻밖에도 권태혁이 침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더니 직접 죽그릇을 들고 숟가락으로 한술 떠서 온세아의 입가로 가져갔다.그 모습에 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직접 먹여 주려고?’“뜨거울까 봐 못 먹겠어?”권태혁이 죽을 호호 분 뒤 다시 입가로 가져갔다.“이제 안 뜨거울 거야.”온세아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정말 먹여 주겠다고?’“제가 알아서...”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이 단호하게 가로챘다.“입 벌려.”온세아가 마지못해 붉은 입술을 벌렸다.권태혁이 죽을 떠서 먹여 주자 그녀는 몇 번 우물거리다 삼켰다. 이어서 한 숟가락 또 한 숟가락 떠먹여 주는 대로 삼켰다.기분이 어딘가 묘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누군가 이렇게 직접 음식을 먹여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남편인 구형민은 말할 것도 없고 친어머니인 성해연조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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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결국 몸이 반응하고 말았다.‘젠장.’권태혁이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평소 평정심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건만 왜 이 여자 앞에서만 서면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지금 당장이라도 욕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안에서 씻고 있는 여자를 거칠게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그때 때마침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권태혁이 정신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아보니 변호사 하진욱이었다.“대표님, 현재 제출된 증거들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은 세아 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건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에요. 무엇보다 어젯밤 병원으로 실려 간 양천호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요.”“만약 중상해 판정을 받게 된다면 상황이 꽤 까다로워질 겁니다. 게다가 양씨 가문에서 경찰 쪽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며 세아 씨를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자칫하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권태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양천호가 아직도 안 깨어났다고요?”하진욱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양천호가 양씨 가문의 독자라 집안 어른들이 병원에서 난리가 났어요. 복부 상처도 문제지만 듣기로는 그곳도... 크게 다쳤다고 하더군요. 그 집 사람들이 지금 병원 측에 양천호를 꼭 고쳐달라고 난리도 아니에요. 온씨 가문이 나선다 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권태혁의 눈빛이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하진욱에게 사건을 밀착 감시하고 빈틈없이 처리하라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보고하라고 당부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샤워를 마친 온세아는 그제야 갈아입을 옷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입고 있던 옷이 더러워 다시 입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샤워 타올 한 장만 걸치고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만약 권태혁이 아직 방에 남아 있다면 그를 유혹하려 일부러 그런 차림으로 나왔다고 오해할 게 뻔했다.온세아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밖에서 갑자기 권태혁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아직도 채 못 씻었어? 벌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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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대표님... 지금...’온세아가 속으로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급하면 본인의 방에서 할 것이지, 왜 내 방 테라스에서 이러는 거야? 혹시 일부러 보여주려고? 내가 병 때문에 이런 자극에 취약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 어쩌자고 내 인내심을 시험하려 드는 건데?’온세아가 기척을 죽이고 몰래 나가려던 찰나 돌연 권태혁의 깊은 눈동자가 그녀에게 향했다.그녀는 그대로 못 박힌 듯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금방 씻어서 하얗고 촉촉한 피부가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갓 피어난 꽃처럼 너무나 매혹적이었다.그 모습에 권태혁이 침을 꿀꺽 삼켰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민망함에 온세아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하던 거... 계속하세요.”그러고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뒤엉킨 발걸음으로 테라스를 나와 침실 문 앞까지 단숨에 달려갔다.그런데 손이 문고리에 닿는 순간 뒤에서 커다란 손 하나가 불쑥 나타나 문을 단단히 짚은 바람에 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동시에 뜨거운 손으로 온세아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웠다.훤칠한 키의 권태혁이 내뿜는 압도적인 위압감이 그녀를 점점 덮쳤다.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그와 눈을 마주했다. 마침 그도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온세아의 호흡이 다시 가빠지더니 다급하게 설명했다.“저 진짜 일부러 보려던 게 아니었어요... 사실 아무것도 못 봤어요...”말을 내뱉고 나니 어쩐지 구차한 변명 같았다.권태혁은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이제부터 나랑 만나.”경악한 온세아가 눈을 크게 떴다.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자신의 귀마저 의심했다.권태혁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탐하려 하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안... 안 돼요.”그가 커다란 손으로 온세아의 허리를 감싸 쥐고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왜 안 되는 건데?”목소리가 낮고 거칠었다.허리춤에서 시작된 열기가 온몸으로 번져나갔다. 온세아가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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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나더러 욕구를 채워달라는 거지? 목적이 따로 있었으면서 이제부터 만나자는 소리나 하고.’온세아의 입술이 얼얼하게 마비되었고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돼버렸다.권태혁의 숨결이 뜨겁다 못해 데일 것 같았다. 남성적인 체취가 그녀의 얼굴과 목을 휘감았다. 허리를 감싸 쥔 그의 손아귀에 점점 힘이 들어가 이대로라면 허리에 시퍼런 멍이 들 것만 같았다.“아파요!”온세아가 원망을 쏟아내자 권태혁이 그제야 힘을 조금 빼더니 이마를 맞댄 채 그녀를 지그시 응시했다.“동의한 거지?”온세아는 기가 막혔다.‘뭐야? 내가 언제 동의했어? 유부녀인 내가 대표님과 엮일 수 없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말을 듣지 않는 거냐고.’“대표님, 제가... 도와드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권태혁이 마지못해 도와준다는 표정을 짓는 온세아를 쳐다봤다.“하지만 뭐?”“이번 한 번뿐이에요. 어젯밤 저를 구해주신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할게요.”그가 직접 나서서 경찰서에서 빼내 주지 않았더라면 양씨 가문에서 절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지금쯤 유치장에 갇혀 있을 것이고 고의 상해죄까지 더해지는 건 시간문제였다.신세를 졌기에 갚기는 해야 했다. 게다가 지난번에 병이 도졌을 때도 온세아를 도와줬었다.권태혁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흘러나왔다.“내가 세아 씨 때문에 양씨 가문까지 건드렸는데 겨우 이것으로 퉁치려고?”권태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온세아도 이번에 그에게 엄청난 신세를 졌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와 잠자리한다 한들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하지만 온세아는 지금 유부녀였고 아직 구형민과 정식으로 이혼한 것도 아니었다.권태혁의 누나 권민지 역시 전에 그녀에게 경고했었다. 만약 진정으로 권태혁을 위한다면 유부녀와 바람피웠다는 오명을 씌워서 명예가 짓밟히게 하지 말라고.“대체 뭘 어쩌자는 거예요?”온세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권태혁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방금 말했잖아. 세아 씨를 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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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온세아의 마음이 분명 긴장과 거부감으로 가득했으나 권태혁의 입술이 닿은 순간 억눌려 있던 감각이 기어이 고개를 들고 말았다.너무 오랜 시간 외롭게 지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이성을 잃고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권태혁, 그만해요. 제발...”병이 또 도질까 봐 겁이 났다.온세아의 얼굴에 유혹적인 홍조가 짙게 피어올랐다. 그 모습에 권태혁의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고 몸 안에서 이미 거센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그럼 바로 시작하자.”말을 내뱉기 무섭게 온세아가 입고 있던 홈웨어를 벗기기 시작했다.아까 갈아입을 옷을 챙겨주며 속옷까지 미처 생각지 못한 탓에 벌어진 단추 사이로 하얀 속살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권태혁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참다못해 몸에 통증까지 느껴졌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떠나 목으로, 벌어진 옷깃으로 거침없이 내려갔다. 커다란 손 역시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안 돼요. 멈춰요.”온세아가 수치심에 다급하게 소리쳤다.“저 아직 대표님 받아주지 않았단 말이에요.”권태혁이 그제야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길게 드리워진 그녀의 속눈썹을 보면서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받아줄 거야, 말 거야?”온세아가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권태혁과 시선을 마주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생각할 시간을 줘요.”일단 시간을 벌어야 했다. 여기서 단칼에 거절했다가는 오히려 더 폭주할 수도 있었다. 만약 진심으로 덮친다면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권태혁이 깊은 눈빛으로 온세아를 응시했다.“얼마나?”온세아가 떨리는 눈동자를 숨기려 시선을 늘어뜨린 채 나지막하게 대답했다.“보름 정도요.”권태혁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안 돼. 너무 길어.”그녀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보름이 길어? 원래는 6개월 정도 달라고 말할 참이었는데. 일단 구형민이랑 이혼부터 해야지.’“그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온세아의 질문에 권태혁이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지금 생각해서 밤까지 답을 줘.”‘밤까지? 반나절도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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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온세아가 눈을 깜빡였다.“제가 뭘 도와주면 되는데요?”권태혁의 눈빛이 이글거렸다.“이것부터 해결해줘.”그녀가 말을 잇지 못했다.한 시간 뒤 온세아가 욕실로 달려 들어갔다. 손 세정제를 듬뿍 짜내어 거품을 낸 다음 손바닥이 벌게질 정도로 박박 문질렀다.그렇게 대여섯 번을 씻어냈는데도 느낌이 이상했다....그날 오후 권태혁이 온세아와 함께 다시 더 라운지를 찾아갔다.“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온세아가 초조하게 묻자 권태혁이 대답했다.“아직 이곳을 나가지 못한 것 같아.”그녀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아직도 여기 있다고요? 그게 말이 돼요?”“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법이라는 말 몰라?”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덧붙였다.“신우더러 CCTV를 전부 확인하라고 했더니 너의 엄마 생일날에 이곳을 나간 기록이 없더라고.”온세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어머니가 실종된 지 벌써 사흘째였다. 설마 사흘 동안 어머니가 계속 이 클럽 어딘가에 갇혀 있었단 말인가?그때 배신우가 다가와 말했다.“태혁아, 방금 확인했는데 온아정이 이 클럽의 룸 하나를 장기로 빌렸더라고.”온세아의 시선이 배신우의 얼굴로 향했다. 낯익었지만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어릴 적 소꿉친구 배신우야. 이 클럽의 주인이기도 하고.”권태혁이 웬일로 먼저 소개했다. 온세아가 예의를 갖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실례가 많았습니다.”“아니에요. 실례는 무슨.”배신우가 활짝 웃으며 그녀와 악수하려던 그때 권태혁이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봤다.“악수할 필요 없어.”권태혁이 온세아의 손을 잡으며 소유권을 주장했다.그의 행동을 본 배신우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어깨를 늘어뜨렸다. 권태혁에게 이토록 강한 소유욕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온세아에게 진심인 듯했다.“따라와. 온아정이 장기 대여한 그 방으로 데려다줄게.”배신우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그 방이 아주 은밀한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뜻밖에도 지하실이었다.지하로 내려가자마자 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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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성해연은 온아정을 감쌌다.“온아정하고 상관이 없다니요? 그럼 왜 여기에 묶인 채로 있었던 건데요?”그녀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성해연에게 물었다.성해연의 창백한 얼굴이 미세하게 굳었다.“그건...”한참 동안 제대로 된 이유를 대지 못하더니 결국 체력이 바닥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병원.온세아가 병상 곁을 지켰다. 간호사가 성해연에게 포도당 수액을 놓았다.의사가 검사해본 결과 다행히 이마의 외상 말고는 몸에 뚜렷한 상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간 묶인 채 아무것도 먹지 못한 데다가 나이도 있어 입원하여 경과를 지켜봐야 했다.권태혁이 성해연을 돌볼 간병인을 구해줬지만 온세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성해연이 깨어날 때까지 곁을 지키겠다고 고집을 피웠다.그녀가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는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꾸만 온아정의 이름을 불렀다.온세아는 이 일이 분명 온아정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했다. 심지어 온아정이 성해연의 생일을 핑계로 클럽 방에 가두고 그녀를 그곳으로 유인해 양천호의 손에 망가지게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비록 그가 양천호를 찌르고 간신히 구조되긴 했지만 온아정의 수법이 실로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배다른 동생이라지만 어떻게 양천호 같은 놈에게 넘길 수 있단 말인가?그리고 성해연은 온아정을 친딸처럼 아꼈다. 어릴 때부터 온아정에게 쏟은 정성이 친딸인 온세아를 넘어설 정도였다.그런데 어떻게 그런 성해연을 이용하고 상처를 입힐 수 있단 말인가?“아정아!”온세아가 분노에 떨고 있던 그때 성해연이 갑자기 온아정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눈을 떴다.“엄마, 정신이 들어요?”반가운 마음에 온세아가 성해연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성해연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온세아임을 확인하자마자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왜 네가 여기에 있어? 아정이는?”성해연이 온세아의 손을 뿌리치며 불쾌하다는 듯 쏘아붙였다.그 말에 온세아는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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