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원로 이사들이 온세아의 체면을 세워줄 리 만무했다. 다행히 온세아 역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권 대표, 내가 새 친구 한 명 소개해 주지.”권태혁과 인사를 나누던 동병호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온세아 일행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동병호가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말끔한 정장 차림의 구형민이 술잔을 든 채 그들에게 다가왔다.순간 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헛것을 본 줄 알았다.‘구형민이 왜 여기에 온 거지?’구형민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어두운 눈빛으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구씨 가문의 둘째 아들 구형민이야.”동병호가 열정적으로 소개를 이어갔다.“그리고 이쪽은 권태혁 대표.”온세아는 두 남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서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단박에 느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매섭게 훑어봤다.한참 후 구형민이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먼저 권태혁에게 손을 내밀었다.“권 대표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저도요.”권태혁이 차갑지만 예의 바른 태도로 악수했다.숨 막히는 광경을 지켜보던 온세아는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속으로 이 자리가 얼른 끝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하지만 하늘은 그녀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동병호가 기어이 두 사람을 붙잡고 대화를 나누더니 심지어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두 사람 나이도 비슷한데 얘기 좀 많이 나눠봐.”머리가 지끈거린 온세아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 다급히 핑계를 댔다.“죄송합니다. 잠시 실례할게요.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그러고는 도망치듯 화장실로 걸음을 재촉했다.화장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뜻밖에도 경다혜와 마주쳤다.“세아 씨.”경다혜가 먼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마주친 이상 모른 척 지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온세아도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다혜 씨.”경다혜가 복잡 미묘한 눈빛으로 온세아를 응시했다.“오늘 태혁 씨 파트너로 온 거예요?”그녀의 말투에 담긴 불쾌감을 눈치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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