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눈치껏 매달리지 않는다고 해서 권태혁이 기뻐할 리가 없었다.그저 온세아가 왜 다른 여자들처럼 밀당을 하거나 질척거리지 않는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그랬다면 적어도 파고들 기회라도 있었을 텐데. 지금처럼 도무지 손쓸 기회조차 없는 막막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강준우가 놀란 얼굴로 권태혁을 쳐다보았다.“대표님, 설마 내연남에서 남편이라도 되시려는 겁니까?”권태혁의 얼굴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굳어졌다.만약 시선으로 사람을 찔러 죽일 수 있다면 강준우는 지금쯤 천 번, 만 번은 죽었을 것이다.사무실 전체가 숨 막히는 저기압으로 뒤덮였다.강준우는 뒤늦게 파악하고는 대충 핑계를 대고 황급히 도망쳐버렸다....그날 저녁 온세아는 원래 이채린과 저녁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그런데 이채린이 소속된 프로젝트팀에 갑작스럽게 회식이 잡히는 바람에 온세아까지 억지로 끌고 갔다.온세아가 대표 비서실로 발령받은 이후 프로젝트팀 옛 동료들과 이렇게 모이는 게 꽤 오랜만이었다.모처럼의 기회에 다들 모여서 실컷 먹고 마셨다. 분위기가 무척이나 화기애애했다.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다 같이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온세아가 가지 않으려 하자 이채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귀띔했다.“너 혼자 쏙 빠지면 옛 동료들이 네가 자기들 무시한다고 생각할걸?”어쨌거나 부서 내에서 온세아 혼자만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니까.다른 사람들이 겉으로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다들 질투하고 있었다.온세아야 상관없었지만 혹여나 동료들이 그녀 때문에 이채린을 따돌려서 힘들어질까 봐 걱정되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노래방 룸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지 과장님, 노래 한 곡 뽑아주시죠.”누군가의 제안에 다들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아무래도 지영민이 지금 부서의 과장이었기에 그 정도 체면은 세워주어야 했다. 지영민이 먼저 독창으로 한 곡을 부르자 다들 환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이어서 지영민을 짝사랑하는 여직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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