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온아정은 기득권자였다. 그러니 당연히 재벌 딸다운 기품을 꾸며내야만 했다.주오성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유언장을 읽어 내려갔다.“온철환 회장님이 보유하신 온주 그룹의 모든 지분은 막내딸 온세아에게 상속합니다. 단 온세아는 반드시 온주 그룹에 입사하여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대표이사직에 오를 때까지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합니다.”쾅.폭탄과 다를 바 없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유언장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온세아조차도.‘내가 잘못 들었나? 아빠가 회사를 나한테 물려주겠다고 하셨어? 꿈이지, 이거?’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온아정이 주오성에게 달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변호사님이 잘못 읽으신 거죠? 우리 아빠가 어떻게 온주 그룹을 쟤한테 줘요? 말도 안 돼요.”심미란 역시 적잖이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그래요, 변호사님.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니에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딸이 유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그런데 온주 그룹의 지분과 경영권을 온세아에게 넘기다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주오성이 난처한 기색을 내비쳤다.“죄송합니다만 전 그저 유언장 내용을 그대로 읽었을 뿐입니다. 의문이 있으시다면 회장님께 직접 여쭤보세요.”이 유언장이 곧 온철환의 뜻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었다.그 말에 심미란과 온아정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온철환을 쳐다봤다.온철환이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변, 마저 읽도록 해.”심미란과 온아정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꾹 참고 주오성이 유언장 낭독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낭독을 마친 주오성이 들고 있던 유언장 사본을 사람들에게 한 부씩 나누어 주었다.온아정이 재빨리 유언장을 펼쳤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글씨로 너무나도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온주 그룹과 지분을 온세아에게 남긴다는 문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녀는 하마터면 이성을 잃고 무너져 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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