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Kabanata 681 - Kabanata 690

762 Kabanata

제681화

온세아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권태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물어야 했다.하지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어도 받지 않았다. 지금 바빠서 전화를 못 받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온세아가 음성 메시지를 남기려던 찰나 온철환의 비서가 다가와 알렸다.“작은 아가씨,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온주 그룹 회장실.온세아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활짝 웃고 있는 온철환의 얼굴이 보였다.온철환과 권상진이 그녀를 이용해 꾸민 음모가 성공했을 때 짓던 바로 그 비열한 웃음이었다.온세아는 그 미소가 더없이 역겹고 눈에 거슬렸다.“역시 내가 사람을 제대로 봤어. 넌 정말 이 아비의 자랑스러운 딸이야.”온철환이 그녀를 한껏 치켜세우며 웃음 띤 얼굴로 칭찬했다.그는 막내딸에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 대단한 권태혁조차 온세아를 위해 기꺼이 함정에 빠져주다니. 역시 남자는 미인계에 약했다.이제 보니 온세아도 꽤 쓸모가 있었다.온세아는 온철환이 왜 자신을 칭찬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온철환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칭찬한 게 아마 십몇 년 전일 것이다.너무 오랫동안 그녀를 칭찬하지 않았기에 진작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이런 짓을 해야 자랑스러운 딸이라는 소리를 듣는군요.”온세아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나한테 아직 이용 가치가 남아 있고 온씨 가문이 빨아먹을 단물이 있어야 자랑스러운 딸이지?’예전에 구형민과 결혼했을 때 구형민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때 온씨 가문은 그녀를 쓸모없는 딸 취급하며 내버려 두었다.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온철환의 안중에는 온세아가 없었다. 그저 그녀가 온씨 가문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만 중요했다.“이번 일은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고 정말 잘했어. 다음 이사회 때 널 온주 그룹 임원 자리에 앉히겠다고 제안할 거야.”온철환이 매우 흡족한 얼굴로 말했다.그런데 온세아가 단칼에 거절했다.“필요 없어요.”그가 흠칫 놀랐다.“뭐라고?”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고위직으로 승진시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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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하지만 이번에 온세아가 온주 그룹을 위해 큰일을 해냈다.온아정은 그동안 온세아와 권일 그룹의 계약을 두고 계속 경쟁해왔다.이제 온아정이 졌으니 온철환으로서도 예전처럼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할 수만은 없었다. 가벼운 벌로 따끔하게 경고를 주는 것이 마땅했다.“이만 나가봐. 내가 알아서 할게.”온철환이 귀찮다는 듯이 온세아를 내보냈다.애지중지하는 큰딸에게 손을 대야 한다는 사실에 그는 마음이 영 내키지 않았다.온세아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자리로 돌아온 온세아가 휴대폰을 꺼냈다.화면에 권태혁이 건 부재중 전화가 몇 통이나 찍혀 있었다. 아까 회장실에 가기 전 무음 모드로 바꿔두었으니 전화를 받지 못한 건 당연했다.권태혁이 보낸 메시지도 있었다.[내가 보고 싶어?]이런 상황에서도 연애할 기분이 드는 모양이었다.온세아가 다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태혁 씨, 설마 그 계약서에 사인한 거예요?]권태혁:[응.]온세아:[그 계약서 어떻게 찾았어요?]권태혁:[네 가방에서 몰래 빼냈지.]‘역시나.’온세아는 정말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가 초조한 마음으로 답장했다.[그 계약서가 함정이라는 거 몰랐어요?]권태혁:[알아.]그녀는 어이가 없었다.[알면서 사인했다고요?]권태혁:[널 위해서!]온세아도 물론 그가 자신을 위해 그랬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그가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컸다.이 큰 빚을 어떻게 갚으란 말인가?온세아가 한참 동안 답장이 없자 도리어 권태혁이 먼저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 수 있으니까.]온세아는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졌다.[죄송해요. 저 때문에 태혁 씨가 피해를 봤네요.]그녀만 아니었다면 권태혁이 그딴 계약서에 사인할 일이 절대 없었을 거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권태혁:[정말 미안하면 오늘 밤 침대에서 잘해 보든가.]그 메시지에 온세아의 고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이 남자는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 왜 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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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구형민이 온세아가 권태혁의 차에 올라타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차가 점점 멀어질수록 그의 마음도 텅 비어갔다.예전보다 너무나도 낯설어진 온세아였다. 하지만 구형민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가 놓쳤기에 모든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온세아를 되찾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차 안, 온세아가 이채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권태혁과 함께 있어서 가지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그러고는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간밤에 권태혁에게 시달리느라 온몸의 진이 다 빠진 데다가 오늘 하루 종일 직장에서까지 시달린 바람에 피로가 몰려와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권태혁도 온세아의 지친 기색을 눈치챘는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품으로 끌어당겼다.“좀 자.”그 말에 온세아는 아예 두 눈을 감아버렸다.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권태혁의 별장 침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온세아가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을 비비며 몸을 뒤척였다. 이대로 계속 자려던 그때 침실 문이 열리며 훤칠한 권태혁이 안으로 들어왔다.“깼어? 일어나서 저녁 먹어.”그가 침대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하지만 온세아는 침대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아직 안 배고파요. 조금만 더 잘게요.”시간이 벌써 밤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더 잤다가는 내일 아침까지 쭉 잘 기세였다.권태혁이 인내심 있게 온세아를 달랬다.“밥 안 챙겨 먹으면 속 버려.”온세아는 여전히 그를 본체만체했다. 심지어 눈조차 뜨지 않았다.권태혁이 아예 이불을 걷어 올리고 그 옆에 나란히 누웠다. 그러고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이내 품 안으로 옭아맸다.“뭐 하는 거예요?”화들짝 놀란 온세아가 잠에서 깼다.권태혁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댔다.“그렇게 자고 싶어? 그럼 나랑 같이 자는 건 어때?”말을 내뱉자마자 온세아의 귀에 입을 맞췄다.온세아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비몽사몽 상태였다. 권태혁이 다짜고짜 그녀의 귓불을 빨아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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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사실 두 사람은 어젯밤에도 잠자리를 가졌다. 게다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자제하고 있어.”권태혁이 침을 꿀꺽 삼키며 끓어오르는 열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온세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위험할 정도로 번뜩이고 있었다.온세아는 그가 통제력을 잃을까 봐 겁이 났다.“일주일에 딱 두 번만 하기로 약속했잖아요. 그것도 격주로. 어젯밤에 이미 했다는 거 벌써 까먹었어요?”권태혁이 그녀를 옭아매듯 뚫어져라 응시했다.“그러니까 아직 한 번 남았네?”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이 남자는 어쩜 머릿속에 이런 생각밖에 없지? 어젯밤에 이미 했다고 일부러 말한 건 제발 자제 좀 하라는 뜻이었는데.’오히려 나머지 한 번에 눈독을 들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권태혁이 깊은 눈망울로 온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번 주도 이틀밖에 안 남았어.”온세아는 어이가 없었다.“그럼 남은 이틀 중에 시간 날 때 해요.”오늘 밤은 절대 안 되었다. 더 했다간 침대에서 힘들어 죽을지도 모른다.권태혁이 온세아를 지그시 응시하다가 침대에서 일어났다.“주방에서 기다릴게.”그가 방을 나가고 나서야 온세아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간단히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권태혁이 이미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온세아는 그에게 다가가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식탁 위에 온세아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조금 전 침대에 누워있을 때만 해도 배고픈 줄 몰랐는데 막상 맛있는 냄새를 맡으니 식욕이 확 당겼다.그녀는 허겁지겁 음식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배가 부른 뒤 고개를 들어봤더니 권태혁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다.“안 드세요?”온세아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권태혁이 진지하게 답했다.“그냥 너 보는 것만으로 충분해.”온세아를 향한 권태혁의 마음은 본능적인 끌림이었다.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밀려왔다.다른 건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의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전부 그녀에게 강렬하게 끌리고 있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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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온세아의 몸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권민지가 온세아와 권태혁이 어떤 사이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 앞에서 강유진을 권태혁의 약혼녀라고 소개하다니. 대체 무슨 뜻일까?“안녕하세요.”강유진은 권민지가 보는 앞에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온세아는 그런 그녀를 위아래로 찬찬히 살폈다.세련된 고급 맞춤 의상을 입고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언뜻 보면 청순한 이웃집 동생 같은 인상이었다.하지만 뼛속 깊은 곳에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독기가 서려 있는 듯했다.온세아와 권태혁의 관계를 뻔히 눈치챘을 텐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것만 봐도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안녕하세요.”온세아 역시 미소를 지으며 겉보기에 흠잡을 데 없는 인사를 건넸다.권민지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온세아에게 시선을 멈췄다.“태혁이랑 사이가 꽤 좋죠?”그녀는 온세아에게 권태혁과 정확히 어떤 사이냐고 묻지 않았다. 뻔히 아는 사실을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내는 건 권민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네.”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정식으로 교제하는 연인 사이니 당연히 나쁠 리 없었다.“잘됐네요. 세아 씨가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요.”권민지가 자연스럽게 말했다.부탁이나 질문이 아니었다. 단호하고 명령에 가까운 말투였다.“무슨 일인데요?”온세아가 덤덤하게 묻자 권민지가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세아 씨가 태혁이 좀 설득해 줘요. 유진이와의 결혼식을 최대한 빨리 서두르라고 말이에요.”온세아는 귀를 의심했다.‘지금 나한테 강유진과 결혼하라고 권태혁을 설득해달라고 했어?’곁에 있던 강유진 역시 예상치 못한 듯했다.권민지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와 다른 여자가 권태혁의 집에 있는 걸 목격했을 때 함께 따져 묻고 혼쭐을 내줄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셨네요. 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권 대표님이 제 말을 들으실 리가 없잖아요.”온세아가 완곡하게 거절하자 권민지가 코웃음을 쳤다.“세아 씨 말도 안 들으면 이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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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그러니 하루빨리 현실을 직시하도록 해요.”권민지는 마지막으로 온세아를 보면서 이 말을 남긴 뒤 강유진을 데리고 떠났다.그들이 떠난 후 온세아는 혼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목구멍에 솜뭉치를 쑤셔 넣은 것처럼 꽉 막혀 답답했다.울고 싶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진작 알고 있었잖아. 권태혁과 아무런 미래도 없을 거라는 걸. 지금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이미 사치라고.’여기서 관계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저 두 사람이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수밖에 없었다.온세아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심호흡했다.띠링.갑자기 휴대폰 알림음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진하성이 보낸 메시지였는데 웃긴 동영상 하나가 와 있었다.온세아는 그제야 얼마 전에 밥값을 갚겠다고 해놓고 아직 송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번쩍 떠올랐다.즉시 그날 저녁 밥값이 얼마였는지 묻고는 돈을 보낼 준비를 했다.진하성:[됐어요. 그냥 내가 한턱낸 거로 쳐요.]온세아:[어떻게 그래요? 돈 드릴게요.]어쨌든 그는 온아정과 이혼한 사이였고 더 이상 온세아의 직장 상사도 아니었다. 그에게 밥 한 끼 빚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진하성:[정 미안하면 나한테 밥을 한 끼 사는 건 어때요?]온세아는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문득 무언가 떠오른 게 있어 결국 알겠다고 승낙했다.[알았어요.]진하성은 온세아가 이렇게 빨리 수락할 줄은 몰랐다. 한참을 더 공들여야 넘어올 줄 알았는데.그녀가 보낸 답장을 보고는 벅차오르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까지 정했다....두 사람은 새로 개업한 어느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진하성이 이미 룸을 예약해 둔 상태였다.종업원이 메뉴판을 건네며 그들에게 차를 따랐다.진하성이 온세아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먼저 주문하라고 하자 온세아가 적당히 몇 가지 요리를 골랐다.그는 그녀가 고른 음식들이 전부 매운맛 위주라는 것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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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마침 그때 종업원이 방금 주문한 요리들을 내왔다. 전부 새빨갛고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음식들이었다.진하성은 온세아의 말을 들은 뒤 한참 동안 수저를 들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놓인 요리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고 표정도 살짝 굳어 있었다.온세아가 그를 불러낸 이유가 권태혁 때문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게다가 권태혁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서라니.“왜요? 설마 대표님도 모르시는 거예요?”진하성이 오랫동안 대답이 없자 온세아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린 진하성이 어색함을 감추려고 가볍게 헛기침했다.“알아요. 마침 근처에 백화점이 있으니까 밥 먹고 같이 고르러 가요.”온세아의 표정이 바로 환해졌다.“고마워요.”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근처 백화점으로 향했다.“뭘 선물하고 싶은데요?”진하성의 질문에 온세아가 고개를 내저었다.“그걸 모르니까 여쭤본 거잖아요.”그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차라리 세아 씨를 선물하는 건 어때요?”온세아의 볼이 순식간에 붉어지는 걸 본 진하성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장난이에요.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태혁이가 즐겨 쓰는 라이터 브랜드가 있는데 그 매장이 저 앞에 있어요.”“좋아요. 고마워요.”온세아가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두 사람은 곧 라이터 매장에 도착했다.온세아는 진하성의 추천을 받아 하나를 골랐다. 권태혁에게 주는 선물이니만큼 당연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지만 권태혁이 선물해 준 주얼리 세트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했다.라이터를 다 사고 난 후 온세아는 본래 진하성과 헤어지려 했다. 그런데 진하성이 먼저 이렇게 말했다.“8층에 수입 의류 매장이 새로 생겼던데 같이 둘러볼래요?”온세아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권태혁의 선물을 고르는 데 그를 끌고 왔으니 쇼핑을 같이하자는 부탁을 차갑게 내칠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러죠.”그렇게 진하성과 함께 8층으로 올라갔다.본래는 진하성의 남성복을 고르는 걸 도와달라는 뜻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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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강준우가 온세아의 편을 들어주려는데 권태혁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백화점에 사람 보내서 당장 확인해.”강준우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지시를 받들었다.“네.”...백화점을 나섰을 때는 이미 하늘이 꽤 어둑해진 뒤였다.진하성이 먼저 바래다주겠다고 하자 온세아도 거절하지 않았다. 차에 탄 뒤 진하성이 물었다.“어디로 갈까요?”온세아가 이채린의 집 주소를 얘기하려던 그때 휴대폰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권태혁이 보낸 것이었다.[오늘 밤 우리 집으로 와. 보고 싶어.]온세아는 그와 일주일에 두 번 잠자리를 갖기로 약속했었다. 이번 주에 한 번밖에 하지 않았으니 아직 한 번이 남아 있었다.오늘 밤은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는 듯했다.[알겠어요.]그녀는 짧게 답장을 보내고는 고개를 들어 진하성에게 말했다.“태혁 씨 별장으로 데려다주세요.”그 말에 진하성의 눈가에 씁쓸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두 사람 동거해요?”온세아가 즉시 고개를 내저었다.“아니요. 아직요.”갈기갈기 찢기는 듯했던 진하성의 마음이 그제야 조금 덜 아팠다.‘동거를 안 한다는 건 감정이 아직 그 정도로 깊지 않다는 뜻이겠지. 그럼 나한테도 기회는 있어.’...권태혁은 그 사진이 진짜라는 것을 확인한 직후 일찌감치 별장으로 돌아왔다. 안절부절못한 나머지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술 장식장을 열어 위스키를 꺼냈다.권태혁의 표정이 다소 초조해 보였다.그는 잔을 쓰지 않고 병째로 크게 한 모금 들이켰다. 차가운 술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흘러내렸다.알코올이 좀 들어가면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불쾌하고 초조한 감정을 억누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마음이 진정되기는커녕 술을 마시기 전보다 한층 더 심해졌다.권태혁이 벌써 휴대폰을 몇 번이나 확인했는지 모른다. 온세아에게서 그 어떤 연락도 없었다.분명 예전에 진하성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건만 말을 안 듣는 것도 모자라 지금은 진하성과 함께 백화점 쇼핑을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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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온세아가 차 문을 열고 내리자 진하성 역시 반대편에서 내렸다.“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실래요?”그녀가 예의상 권했다.어쨌든 오늘 진하성이 권태혁의 선물을 고르는 것도 도와주고 백화점 쇼핑도 함께해 주었으니 말이다.게다가 그는 권태혁의 소꿉친구이자 그녀의 전 형부였다.서로 잘 아는 사이라 들어가서 잠깐 앉았다 가라고 권하는 건 인지상정이었다.“태혁이 지금 집에 있어요?”진하성의 질문에 온세아가 별장을 쓱 훑어보았다. 그런데 불빛 하나 없었다.“아직 안 들어왔나 봐요.”그녀가 짐작했다. 그러자 진하성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안 들어갈게요. 이따가 주소 찍어줘요. 오늘 산 옷들은 세아 씨 집으로 바로 보내라고 할게요.”온세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해요.”진하성의 이런 행동은 그녀를 배려한 것이었다.만약 권태혁이 그녀가 진하성과 쇼핑을 가서 옷까지 산 걸 알게 되면 십중팔구 또 쓸데없는 오해를 하며 화를 낼 테니 말이다.“천만에요. 세아 씨랑 함께 쇼핑해서 나야말로 영광인걸요.”진하성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둠이 내린 밤,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그의 얼굴이 유난히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었다.온세아도 그가 매력적인 남자라는 사실은 결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남녀유별이라 앞으로 만날 때는 확실히 거리를 두어야 했다.그녀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그럼 저 먼저 들어갈게요. 조심히 가세요.”“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잘 자요.”진하성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온세아가 별장 안으로 들어간 후에야 시선을 거둔 그는 스포츠카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자리를 떠났다....별장 안으로 들어선 온세아는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 것을 발견했다.권태혁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불을 켜려던 찰나 소파 쪽에서 사람의 형체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으악!”깜짝 놀란 온세아가 비명을 질렀다.곧이어 권태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 갔었어?”온세아가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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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권태혁의 두 눈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내 앞에서 자기가 먼저 하성이한테 만나자고 했다고 당당히 인정한 거야? 정말로 이렇게 노골적으로 날 배신했다고?’권태혁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그 자식을 멀리하라고 경고하지 않았어?”“네... 하지만...”온세아가 해명하려던 그때 권태혁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거칠게 틀어막았다.이번 키스가 유난히도 사나웠다.숨을 쉬기 힘들었던 온세아는 양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짚고 밀어내려 했다. 그런데 권태혁이 그녀를 꽉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그의 강압적인 키스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처음에는 온세아가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입맞춤이 이어질수록 몸속에서 묘한 감각이 피어올랐다.‘젠장!’그녀는 자신의 이런 신체 반응이 원망스러웠다.머리로는 분명 거부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째서 몸은 무의식적으로 권태혁을 원하고 있는 걸까?‘안 돼. 이대로 계속 끌려갈 순 없어.’여기서 더 나아갔다간 정말 그에게 완전히 빠져버릴 것 같았다.온세아가 더욱 힘껏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권태혁의 품에서 벗어났다.그녀가 너무 심하게 거부하자 권태혁은 진심으로 불쾌해졌다.‘이제는 입맞춤조차 싫다는 거야? 설마 진짜로 하성이한테 마음이 기울었어?’“하지만 뭐?”권태혁이 불만을 억누르며 물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온세아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잠깐만 기다려 봐요.”온세아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가방을 뒤적이기 시작했다.권태혁이 굳은 얼굴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도대체 뭘 기다리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재빨리 가방 속에서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 상자를 찾아낸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내밀었다.“태혁 씨 선물이에요.”눈앞에 불쑥 들이밀어진 선물 상자를 보며 권태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뭐야?”온세아가 설명했다.“전에 태혁 씨가 보석 세트를 선물해 줬잖아요. 이건 제 답례예요.”권태혁은 그녀에게서 답례를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마음 씀씀이가 정말 고왔다. 답례를 할 줄도 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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