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661 - Chapter 670

762 Chapters

제661화

병원.권태혁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가 온세아에게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대표님, 온세아 씨는 너무 크게 놀란 나머지 일시적으로 기절한 것뿐입니다. 큰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다만 당분간은 푹 쉬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권태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료진더러 온세아를 VIP 병실로 옮기라고 했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대표님, 온세아 씨를 지하 창고로 유인했던 놈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입이 어찌나 무거운지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는 끝까지 함구한 채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부하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보고했다.권태혁의 눈매가 가늘어지더니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놈 입을 열게 만들 방법까지 내가 일일이 가르쳐 줘야 해?”부하 직원이 황급히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입을 열게 할게요.”권태혁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세아의 이복언니인 온아정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지난번 창고에서 온세아와 입을 맞출 때 온아정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게다가 온아정은 유경식을 시켜 온세아를 혼내라고까지 했었다. 그러니 온아정이 배후일 가능성이 가장 컸다.“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권태혁이 VIP 병실로 향했다.온세아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고운 얼굴이 창백했고 얼굴 곳곳에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권태혁은 그 모습을 차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직접 따뜻한 물을 떠 와 수건을 적신 뒤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눈물 자국을 말끔히 닦아내고 나서야 만족한 듯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병상 곁에 앉은 권태혁이 깊고 새까만 눈동자로 온세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그녀가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눈빛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하지만 조금 전 창고에 갇혀 극심한 공포에 떨었을 그녀를 생각하면 또다시 가슴이 미어지는 것처럼 아팠다.권태혁이 이불 밖으로 나와 있는 온세아의 손을 쥐었다.“세아야,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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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말을 마친 온세아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와 서둘러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볼일을 마친 뒤 간단히 씻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봤다.어제 지하 창고에서 겪었던 일이 떠오르자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또 바보같이 그렇게 속아 넘어가면 어떡해?’온세아는 바보가 아니었다. 정신을 차린 후 냉정하게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어제 지하 창고에 갇힌 일은 결단코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의적인 짓이 분명했다.세상에 그렇게 맞아떨어지는 우연이 어디 있단 말인가? 치밀하게 계획된 누군가의 짓에 당한 것이 틀림없었다.이런 식으로 그녀를 함정에 빠뜨릴 수 있는 사람은 온세아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녀에게 폐소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 리 없었을 테니까.온세아는 배제법을 통해 범인이 온씨 가문 사람 중 한 명일 거란 결론에 도달했다.온씨 가문에서 온세아를 가장 혐오하는 사람은 심미란과 온아정, 두 사람뿐이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예전에는 그들이 그저 그녀를 괴롭히고 싶어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심미란과 온아정이 진심으로 그녀를 죽이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폐소공포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이용해 온세아의 목숨을 앗아가려 하다니.이번에 권태혁이 제때 알아채고 달려와 구해주지 않았다면 온세아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방심했던 탓이 컸다.온주 그룹에 출근하는 건 그저 평범한 직장 생활일 뿐이라고 여겼다.설령 온철환의 지시로 창고관리팀에 발령받았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육체노동을 조금 더 하는 수준일 줄 알았다.그런데 온세아가 누군가의 밥그릇을 건드렸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죽일 마음을 품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진작에 대비했어야 했다.그나저나 심미란과 온아정 두 사람 중 도대체 누가 그녀를 해치려 한 것일까?온세아는 아직 진상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정황상 온아정일 확률이 높았다.요즘 온아정이 온세아에게 깊은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게 그녀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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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권태혁이 고개를 들어 깊고 부드러운 눈길로 온세아를 바라보았다.사실 그는 계속 그녀의 곁에 있고 싶었다. 온세아만 곁에 있다면 다른 일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괜찮아. 네 곁에 있을래.”권태혁의 대답에 온세아가 고개를 저었다.“정말 괜찮아요. 혼자서도 잘 있을 수 있어요.”그녀는 권태혁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 때문에 그의 업무에 지장을 주고 싶지 않았다.권태혁의 눈동자에 아쉬움이 스쳤다.다른 여자들처럼 남자친구가 곁에 남아주기를 바랄 줄 알았건만 배려심이 너무 깊었다. 자꾸 그를 보내려 했다.하지만 지나친 배려심 때문에 되레 온세아가 그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아직 사귄 지 얼마 안 돼서 평범한 연인들처럼 친밀하게 구는 게 어색해서 그렇겠지.’권태혁은 속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게다가 오늘은 확실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어제 일의 배후가 누구인지 명백히 밝혀내야만 했다.“알았어. 그럼 병원에서 푹 쉬어. 간병인을 불렀으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간병인한테 말하고.”권태혁이 다정하게 당부했다.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인 뒤 그를 배웅했다.홀로 병실에 누워 있던 그녀의 머릿속에 폐소공포증이 발작했던 순간의 끔찍한 광경이 무의식적으로 떠올랐다.온세아의 폐소공포증이 이토록 심하게 발작한 게 실로 오랜만이었다.그녀에게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 너무도 잘 알았기에 평소에는 밀폐되고 어두운 공간을 피해 왔다.누군가 악의를 품고 함정을 파지 않았다면 이번처럼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앞으로 온주 그룹에 출근할 때는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권태혁이 차에 올라타 병원을 떠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부하 직원의 보고였다.“대표님, 그놈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누구야?”권태혁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온아정입니다. 온아정의 지시를 받고 온세아 씨를 지하 창고로 유인한 뒤 밖에서 문을 잠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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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확실히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은 모양이었다.하지만 구형민은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아려왔다. 어젯밤 온세아를 구한 사람은 구형민이 아니었다.“너 지금 권태혁이랑 만난다며? 그런데 어떻게 널 그런 위험한 상황에 내버려 둘 수가 있어? 남자친구라는 놈이 도대체 뭘 한 거야?”질투심에 휩싸인 구형민은 이참에 권태혁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그 사람이 남자친구로서 뭘 하든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온세아의 표정이 한층 더 서늘해졌다.구형민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간질했다는 걸 눈치챘지만 그에게 기회를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녀와 권태혁의 관계가 어떻든 그건 오롯이 두 사람만의 일이었다. 전남편 따위가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문제가 아니었다.구형민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온세아가 권태혁을 감싸며 그에게 맞설 줄은 몰랐다.‘세아의 마음속에 권태혁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단 말이야?’구형민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입을 꾹 다문 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온몸에서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온세아도 그의 기분이 불쾌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틀린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진작에 확실히 짚고 넘어갔어야 할 문제였다. 그저 구형민이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을 뿐.“용건 끝났으면 이만 가봐.”온세아가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그를 내쫓았다.그러자 구형민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세아가 언제부터 이토록 차갑고 매정해졌지? 나랑 1초도 같은 공간에 있기 싫다는 거야?’“세아야...”구형민은 나가기는커녕 되레 침대 옆에 털썩 앉았다.“내가 그렇게 꼴도 보기 싫어?”“응.”온세아는 구태여 변명하지 않고 즉각 인정했다. 정말이지 단 한순간도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너!”말문이 막힌 구형민이 경악한 얼굴로 온세아를 쳐다봤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을 난도질하는 것처럼 아팠다.예전에는 오직 그만을 바라보고 사랑해주던 여자였다. 대체 언제부터 그녀의 눈에 그가 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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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온세아는 병원에서 이틀을 입원했다.각종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자 의사가 퇴원해도 좋다고 일러주었다.퇴원하는 날, 권태혁이 온세아를 데리러 왔다. 그녀를 곧장 그의 별장으로 데려갔다.“태혁 씨랑 같이 안 살래요.”온세아는 별장을 보자마자 그가 무슨 속셈인지 단번에 눈치채고 즉각 거절부터 했다.“계속 같이 살자는 게 아니야. 적어도 며칠 동안만이라도 내 곁에 있어 줘. 그래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권태혁이 온세아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비록 그가 모든 것을 손써두었기에 지금 당장 온세아가 온주 그룹에 출근하더라도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세상일엔 늘 예외가 있는 법이다. 그녀를 곁에 두지 않으면 도무지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온세아는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권태혁뿐이었다.하지만 권태혁의 이런 보호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지금 이 안락함을 누리다가 그에게 온전히 의지해버린다면 앞으로는 어떡해야 한단 말인가?앞으로도 계속 권태혁과 함께할 수 있을까?불가능한 일이었다.두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었다. 그들의 신분과 지위 차이는 애초에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없도록 정해져 있었다.지금 권태혁에게 의지한다면 훗날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를 찌를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품어선 안 되었다.온세아가 미처 거절할 틈도 없이 권태혁은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 거실 소파에 내려놓았다.“일주일.”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딱 일주일만 여기서 지낼게요.”권태혁이 흠칫 놀랐다.내심 그녀가 좀 더 오래 머물러 주길 바랐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급해선 안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일주일은 그녀가 양보할 수 있는 최후의 마지노선이었다. 그 선을 넘으라고 감히 강요할 수는 없었다.앞으로 날은 많았다.‘세아가 이미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했잖아. 세아의 마음을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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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온세아를 좋아하기에 선물을 줬다.이 사파이어 주얼리 세트는 권태혁이 오랫동안 고심해서 고른 것이었다.온세아가 수심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너무 비싸서 나중에 갚지도 못해요.”온세아와 권태혁은 달랐다.권태혁은 금수저였고 권씨 가문의 후계자이자 모든 것을 거머쥔 남자였다.하지만 온세아는 그저 온씨 가문의 혼외자일 뿐이라 지위가 보잘것없었다. 친부모조차 온세아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틈만 나면 괴롭히기 일쑤였다.그녀에게는 권태혁만 한 재력이 없기에 이런 어마어마한 부를 맞교환할 수도 없었다.만약 온세아더러 똑같은 가치의 선물을 돌려주라고 한다면 몹시 곤란해질 것이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말 그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온세아의 두 눈에 스친 슬픔을 본 권태혁은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아팠다.“내 눈엔 네가 이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거라고. 똑같은 가치의 물건으로 갚으라는 뜻이 아니니까 혼자 넘겨짚지 마. 그저 너니까, 온세아가 내 여자친구니까 주고 싶었을 뿐이야.”온세아의 가슴이 미세하게 떨려왔다.권태혁이 이렇게 말했다는 건 그녀를 진심으로 마음에 품고 있다는 증거였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온세아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언가를 내어준 적이 없었다.친부모조차 그러지 않았다.온세아가 구형민과 부부로 살았던 그 세월 동안 구형민 역시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그녀는 지금 권태혁의 곁에서 난생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소중히 여겨지는 기분이 어떤 건지 깨닫고 있었다.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 하지만 눈물이 터져 나오기 직전 온세아는 가까스로 감정을 억눌렀다.“이 목걸이 정말 예쁘네요. 마음에 들어요.”온세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지금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유일하게 줄 수 있는 게 바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권태혁도 분명 이것을 바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온세아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자 권태혁의 두 눈이 순식간에 반짝이면서 무한한 빛을 내뿜었다.“이리 와. 내가 직접 걸어줄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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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키스가 끝난 후 두 사람 모두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권태혁은 온세아와의 키스를 정말로 좋아했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입술을 맞대고 싶을 정도였다.하지만 권태혁이 다시 입을 맞추려 다가설 때 온세아가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저 배고파요.”온세아가 핑계를 대며 스킨십을 거절했다.여기서 권태혁과 더 키스를 나눴다가는 선을 넘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두 사람은 예전에 잠자리 파트너였고 숱하게 농밀한 밤을 보냈기에 서로의 몸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온세아는 권태혁을 거부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 아예 여기서 멈추도록 했다.“점심 가져오라고 할게.”권태혁이 온세아를 놓아주고 전화를 걸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권태혁의 시선은 단 한순간도 온세아를 떠나지 않았다. 두 눈에 한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반면 그녀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그가 그저 장난으로 다가온 것이라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까짓것 결과 따위 묻지 않고 한동안 그의 장단에 맞춰주다 끝내면 그만이니까.하지만 권태혁은 온세아에게 진심인 것 같았다. 그 사실이 온세아의 내면을 지독한 모순으로 몰아넣었다.권태혁의 마음을 외면하고 싶진 않지만 현실적인 상황이 두 사람을 허락하지 않았다.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잠시 후 점심 식사가 도착하자 권태혁과 온세아가 함께 식사를 즐겼다.그는 식사하는 틈틈이 온세아에게 반찬을 덜어주었다. 그 손길 하나하나에 세심한 배려가 깃들어 있었다.권태혁의 가슴 속에 난생처음 맛보는 만족감이 차올랐다.남자친구라는 정식 타이틀을 달고 온세아의 곁을 지키는 이 순간을 그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제3자였던 그가 마침내 당당히 자리를 꿰찬 기분이었다. 행복감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예전에 권태혁은 여자는 다 똑같다고, 누구와 결혼하든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권태혁의 친구들도 하나같이 여자는 피곤하고 성가시다며 불평을 늘어놓곤 했으니까.그래서 권태혁 역시 결혼에 대해 그 어떤 환상이나 기대를 품지 않았었다.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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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온세아가 구형민과 결혼하긴 했었지만 진지하게 교제해 본 적이 없었다. 그 전에 다른 남자와 연애해 본 적은 더더욱 없었다.그녀는 단숨에 위층 방으로 뛰어 올라가 방문을 닫고 등을 문짝에 바짝 기댔다.심장이 쉴 새 없이 쿵쾅거렸다. 왠지 모르게 온세아도 진짜 사랑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볼이 붉게 달아오른 그녀는 마음을 진정하려고 볼을 찰싹찰싹 때렸다.이성으로 이 감정을 억눌러야만 했다. 절대 감정에 휩쓸려선 안 되고 이대로 감정이 커지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되었다....다음 날.온세아는 온주 그룹에 출근하자마자 프로젝트팀으로 발령 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번 지하 창고에 갇혔던 일을 온철환이 모를 리 없다고 온세아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온철환이 부서 이동이라는 선택을 할 줄은 미처 몰랐다.예전처럼 온아정이 그녀를 어떻게 해코지하든 온철환이 모른 척 눈감아 줄 거라고만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의 일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이다.십중팔구 권태혁이 온세아를 위해 온철환에게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그래야 온철환이 평소와 달리 부서를 바꿔줄 테니까.온세아가 프로젝트팀으로 향했다.프로젝트팀 팀장 정시현이 온세아를 보자마자 얼마 전에 온철환이 온세아에게 권태혁을 설득해 따내라고 지시했던 바로 그 계약서를 건네주었다.“권일 그룹과의 계약 건은 세아 씨한테 맡길게. 회장님이 권일 그룹과의 계약을 따내는 사람은 승진시켜 주겠다고 하셨어. 열심히 해봐. 앞날이 창창해지니까.”온세아가 속으로 비웃음을 흘렸다.‘앞날이 창창해지기는 개뿔. 아빠가 왜 갑자기 자비를 베풀어 날 프로젝트팀으로 보냈나 했더니 진짜 목적은 이거였구나.’온철환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세아가 권태혁을 찾아가 계약을 따내게 만들려는 계획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정시현의 앞이라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두 손으로 계약서를 받아 들었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그래.”정시현이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온 회장이 지시한 임무를 마침내 완수했으니 말이다.온세아가 차갑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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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비록 네가 비열한 수단으로 권태혁한테 빌붙긴 했지만 권상진은 어쨌든 권태혁의 작은아버지인 데다가 권일 그룹의 회장이야. 권태혁이 널 위해서 자기 작은아버지까지 적으로 돌려가며 너랑 이 계약서에 사인할 것 같아?”온아정이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조롱해도 온세아는 코웃음을 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언니가 예전에 따낸 계약들이 실력이 아니라 다 빽으로 얻어낸 거였어?”온아정은 말문이 턱 막혔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잠시 후 억지로 반박했다.“당연히 아니지.”사실 예전엔 온아정이 굳이 애써서 계약을 따낼 필요가 없었다. 심미란이 알아서 사람을 시켜 처리해 주었으니까.온철환의 앞에서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마련해 줬고 좋은 성과는 온아정의 공으로 돌렸다. 그래서 온아정은 사실 이 계약을 어떻게 따내야 할지 전혀 몰랐다.하지만 온철환은 언제나 온아정의 편이었다.권상진이 권일 그룹에 복귀해 실권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온철환이 온아정에게 일부러 귀띔해주었다.권상진이 버티고 있는 이상 권태혁이 온세아를 위해 이 계약서에 사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넌지시 알려준 셈이었다.다시 말해 승산은 온아정이 훨씬 높았다.그렇기에 온아정도 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었다. 온세아를 짓밟고 온주 그룹에서 영원히 성공하지 못하게 만들 속셈이었다.온철환이 온세아에게 지분을 조금 떼어 줬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온아정은 여전히 권력과 재력을 갖춘 온씨 가문의 아가씨였고 온세아는 평생 내놓기 부끄러운 혼외자일 뿐인데.온세아가 차갑게 웃었다.“아니라면서 왜 이렇게 당황해?”정곡을 찔린 온아정의 표정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누가 당황했다는 거야? 당황할 사람은 너겠지. 나중에 아빠한테 뭐라고 변명하는지 두고 볼게.”온아정은 분에 못 이겨 매섭게 쏘아붙이고는 홱 돌아서서 가버렸다.온세아가 계약서를 들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계약 내용은 문제투성이였다. 한마디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투자가 아니었다.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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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모든 사실을 깨달은 온세아는 굳게 결심했다.이 계약서를 절대로 권태혁에게 보여주지 않겠다고, 그가 사인하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말이다.까짓거 온아정이 이번 판에서 이기게 놔두면 그만이었다. 아니면 평생 프로젝트팀에 처박혀 승진 한 번 못 하더라도 상관없었다.자신이 권태혁의 약점이 되는 것만은, 그래서 악의를 품은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만은 절대 원치 않았다....그날 밤, 온세아는 이채린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온세아가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이채린도 병문안을 오려 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채린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출장 일정까지 잡혀 있었다.게다가 권태혁이 지난번 온세아가 병실에서 구형민에게 납치당했던 일 때문에 병실 문 앞에 경호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외부인의 접근을 일절 차단했다.그 바람에 이채린도 온세아를 만날 수가 없었다.다행히 온세아는 별다른 문제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너 폐소공포증 도졌단 얘기 듣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이채린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이제 괜찮아. 다행히 태혁 씨가 구하러 와줬어.”이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권태혁이 곁에 있어야 나도 안심이 된다니까?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한 건 정말 잘한 일이야. 이제 권태혁이 널 지켜주니까 온씨 가문 사람들도 눈치를 보느라 함부로 괴롭히지 못할 거야.”그 말을 듣자마자 온세아가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아무래도 지금 태혁 씨와 내 관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제 막 시작된 연애의 달콤함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는데 오늘 온아정이 던진 한마디가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어쩌면 연애의 설렘을 즐기며 넋 놓고 있을 처지가 아닐지도 모른다.사실 온세아의 마음속은 엄청난 압박감으로 짓눌려 있었다.이채린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야?”“권상진 회장이 권일 그룹에 복귀했어.”이채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권태혁의 작은아버지 말이야? 어쩜 아무 소식도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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