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앞장서서 걸었고 권태혁이 카트를 끌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온세아는 걸으면서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일단 신선식품 코너에 가서 과일이랑 채소, 고기를 좀 사야 해요. 아, 샴푸랑 린스도 하나씩 사는 게 좋겠어요. 제가 평소에 쓰는 브랜드가 별장엔 없더라고요. 그리고 간식도 좀 사고요...”신나서 재잘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던 권태혁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새어 나왔다.온세아와 함께 있으면 무엇을 하든 마냥 즐겁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카트를 끄는 권태혁의 시선이 앞서 걷는 온세아의 뒷모습에 고정되어 있었다.지금 그의 두 눈과 심장에는 오직 온세아 한 사람뿐이었다. 주변을 오가는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릿한 배경이 되어 철저히 지워져 버렸다.신선식품 코너에 도착하자 온세아가 가장 먼저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고르기 시작했다.“오늘 저녁엔 뭐 드시고 싶어요?”온세아가 신중하게 고른 과일과 채소를 카트에 담으며 권태혁에게 물었다.“아무거나. 네가 뭘 사면 그것으로 요리 해줄게.”권태혁의 얼굴에 다정함이 뚝뚝 묻어났다.“알았어요.”온세아가 만족스러운 듯 눈썹을 찡긋거렸다.그녀는 카트를 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고기며 간식거리, 음료수 등을 차례차례 카트 안에 담았다.권태혁은 그녀가 뭘 사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생리대 두 팩을 집어 카트에 넣기 전까지는 말이다.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혹시 생리가 시작됐나? 보통 월말이지 않았어? 왜 이번엔 이렇게 일찍 터졌지?’또 일주일 넘게 온세아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 권태혁은 마음이 우울해졌다.하지만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라 그녀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온세아는 샴푸를 고르는 데 정신이 팔려 권태혁이 뒤에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계산을 마친 뒤 권태혁이 터질 듯 꽉 찬 봉투 두 개를 양손에 들었다.때마침 목이 말랐던 온세아는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생수 한 병을 샀다. 그녀가 병뚜껑을 따서 마시려던 그때 옆에서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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