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형이가 돌아오면 얘기하지."정군왕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두 눈을 질끈 감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그의 딱딱한 태도에 정군왕비의 마음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반 시진 후, 배준형이 급히 돌아왔다. 그는 정군왕을 보자마자 다급히 물었다."아버지, 지금 온 거리에 화친 공주가 우리 정군왕부에서 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사실입니까?"정군왕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첫째는 다리가 불편하고 인물도 평범하여 남이 태자비가 될 재목이 아닙니다. 나이가 맞는 사람은 둘째와 셋째뿐인데, 조정에서 누구를 선택했습니까?"배준형은 의아했다. 두 누이동생은 성격이 판이하여, 누가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 득실이 달랐다.무엇보다 그를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이전 삶에서는 화친을 간 사람이 정군왕부의 여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정군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배준형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우리 정군왕부 사람이 맞다. 허나 둘째도 셋째도 아니다."배준형이 미처 되묻기도 전에, 정군왕의 입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떨어졌다."네 어미다!"벌떡!배준형이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자신의 귀를 의심한 정군왕비는 안색이 잿빛으로 변했다."그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입니까. 제가 어떻게 화친을 간단 말입니까?"하지만 정군왕의 얼굴은 한치 거짓도 없이 심각하기만 했다. 그 모습을 본 정군왕비는 점점 숨이 막히며 무너져내렸다."아, 아니. 그럴 리가 없습니다.""아버지, 무슨 착오가 있는 게 아닙니까? 어머니께서 어찌 화친을 가신단 말입니까?"배준형이 애써 이성을 찾으며 물었다.정군왕이 다시 한번 긴 한숨을 쉬었다."내가 의정전에서 폐하께 직접 들은 어명이다. 선왕조의 청귀비가 나라의 명운을 잇기 위해 희생했던 일을 예로 들며, 백성을 위해 네 어미를 보내기로 이미 결정했다고 하셨다!"털썩!정군왕비가 의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엎어졌다.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다."이건 노골적인 모욕입니다! 황족의 조강지처인 제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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