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사극 로맨스 / 피안을 거슬러 / Chapter 681 -الفصل 690

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690

768 فصول

제681화

어멈은 허리를 굽힌 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군왕비 마마, 노부인께서 편찮으시어 아무도 들이지 않으신다 합니다."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정군왕비는 우뚝 걸음을 멈추고 다급히 물었다."많이 위중하시냐?""의원이 당분간 요양이 필요하다며……."어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군왕비는 발길을 돌려 최씨 노부인의 처소로 향했다. 딸이 찾아왔다는 전갈에 최씨 노부인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방 안으로 들이라 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군왕비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어머니, 편찮으시면 연통이라도 넣으시지 그러셨습니까."정군왕비가 붉어진 눈시울로 걱정스레 물었다.최씨 노부인은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늙으면 으레 도지는 병이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걸 굳이 알려 동네방네 걱정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대화를 나누어 보니 최씨 노부인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정군왕비는 내심 안도하며 남몰래 시녀에게 눈짓을 보냈다. 최 부인이 저택에 있는지 알아오라는 뜻이었다.이내 돌아온 시녀가 고개를 끄덕였다.정군왕비는 속으로 계산을 마쳤다. 그녀는 노부인의 두 손을 꼭 부여잡고 한참을 뜸 들이더니 불쑥 본론을 꺼냈다."어머니, 우리 준형이도 혼기가 꽉 찼는데, 정안이와 짝을 지어주면 어떻겠습니까. 제가 곁에서 정안이를 지켜보며 키우진 못했으나,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아이니 성품이나 예절이나 나무랄 데가 없을 테죠."과거에도 몇 번 청혼을 넣으려 했지만, 최 부인이 딸을 경성으로 시집보내기 싫다며 단칼에 거절하는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온 가족이 경성에 올라왔으니 이번에는 거절할 명분이 없을 거라 확신했다.최씨 노부인의 표정이 살짝 굳더니 말투 역시 싸늘하게 변했다."당치 않은 소리 마라! 정안이는 화친 후보에 오른 몸인데 어찌 준형이와 혼인한단 말이냐?""정안이가 우리 준형이와 정혼을 하면 굳이 화친을 떠나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정군왕비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배준형이 최정안을 정실로 맞이하면 사촌끼리 한
اقرأ المزيد

제682화

단칼에 거절당한 정군왕비는 자존심이 상해 미간을 찌푸렸다."형님, 정안이가 화친을 떠나는 것을 막고자 제가 고심 끝에 낸 방도입니다. 준형이가 혼사 방면에서 평판이 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나, 그건 다 남들의 모함을 받아 그리된 것 아닙니까."말을 잇던 그녀는 순간 언성을 높였다."우리 준형이가 미운털이 박히지 않았더라면, 어찌 그리 노골적인 견제를 받았겠습니까? 설마 형님까지 위기에 몰린 저희에게 등을 돌리고 다른 이에게 줄을 서시려는 겁니까?"따지듯 묻는 정군왕비의 말투에 최 부인은 울화가 치밀었지만, 시어머니인 최씨 노부인이 지켜보고 있기에 애써 분을 삭였다.최 부인이 입을 떼기도 전에, 최씨 노부인이 무거운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그동안 우리 가문이 너희를 얼마나 도왔는지는 너도 알 것이다. 갖다 바친 은자만 해도 셀 수가 없다. 방계 식구들이 분통이 터져도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게 얼마인데!"그간의 막대한 지원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 온 최씨 노부인은 연신 기침을 해대며 실망감이 가득한 눈으로 딸을 바라보았다."대체 친정에서 뭘 더 해주길 바라는 것이냐?"난생처음 보는 어머니의 싸늘한 눈빛에 정군왕비의 분노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찔리는 구석이 있는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가냘픈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어…… 어머니……."최씨 노부인은 딸을 본 체 만 체하며 곧바로 최 부인에게 말했다."그동안 네가 고생이 많았다.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도리를 다 했어. 우리는 한배를 탄 최씨 가문 식구들 아니냐. 나 역시 내 가문이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꼴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다!"시어머니의 확고한 다짐에 최 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최씨 노부인은 연륜이 있고 시비를 가릴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사리 분별조차 못 해 가문을 망친 서씨 노부인과는 근본부터 달랐다.최씨 노부인은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내 몸이 편치 않으니, 당분간 너는 정군왕부에 조용히 자숙하며 있거라.
اقرأ المزيد

제683화

이치는 그러했다. 최 부인 역시 여태껏 그 이치에 맞게 처신해 왔다.최씨 노부인은 문득 현왕비에 대해 궁금한 듯 입을 열었다."현왕비가 인주에서 경성에 올라온 후의 행보에 대해 나도 익히 들었다. 나이는 어린데 수완이 보통이 아니라지. 네가 보기에는 어떻더냐?"최 부인은 몹시 안타까워하며 답했다."준형이가 복을 걷어찬 거지요. 만약 그때 준형이가 현왕비를 정실로 맞이했더라면, 황위에 오르는 일이 따 놓은 당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십중팔구는 그 아이 차지가 되었을 것입니다."며느리의 후한 평가에 최씨 노부인은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던 노부인은 이내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어리석은 놈 같으니!"*유지영은 꼬박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궁에 다녀오느라 온몸이 지쳐 있었다.현왕부로 돌아온 그녀는 옷과 신발을 갈아입자마자 서둘러 어린 세자, 진이를 보러 갔다.운민이 조심스레 말했다."어제 날이 저물 무렵부터 세자께서 자꾸 칭얼거리셨습니다. 제가 달래도 소용이 없어 안방으로 모셔 왔더니 그제야 조금 진정하셨습니다."유지영은 두 팔을 벌려 배진을 품에 안았다. 뽀얗고 통통한 뺨에 입을 맞추자, 작은 아이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이따금 옹알이를 해댔다.한참을 데리고 놀아주자 배진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아이는 유지영의 품에 파고들어 눈을 감더니 이내 새근새근 고른 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운청이 안쓰러운 듯 입을 열었다."왕비 마마, 어젯밤에도 눈을 붙이지 못하셨고 오늘도 입궁하시느라 고단하실 텐데, 일찍 침소에 드시지요."유지영은 고개를 저었다. 창밖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 그녀의 눈 밑으로 순간 서늘한 살기가 스치고 지나갔다.그때 문밖에서 바스락거리는 기척이 들려왔다. 운청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살피고 돌아와 보고했다."마마, 최 부인 측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오늘 정군왕비가 자녕궁에서 태후 마마를 뵙고, 정군왕 세자와 최정안 소저를 이어주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고 합니다."유지영은 놀라
اقرأ المزيد

제684화

연말이 다가오고 있었다.이른 아침, 최정안과 허지는 뜻밖에도 출궁을 명받았다.서 태후는 두 사람에게 혼인의 자유를 돌려주었다.소식이 전해지자 최씨 가문은 환호성에 휩싸였지만, 궁중의 법도를 의식하여 티를 내지 않았다.최 부인은 일찌감치 대문 앞에 서서 딸을 기다렸다. 마침내 황궁의 마차가 도착하고, 딸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녀는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어머니."최정안은 최 부인의 품으로 와락 뛰어들었다."무사히 돌아왔으니 되었다."모녀가 감격스러운 포옹을 나누고 막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였다.정군왕부의 마차가 최씨 가문 대문 앞에 멈춰 섰다. 마차의 휘장이 걷히고 정군왕비가 얼굴을 드러냈다.그녀를 본 최 부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고모님."최정안은 다소곳하게 몸을 굽혀 인사를 올렸다.정군왕비는 성큼성큼 다가와 최정안의 손을 덥석 잡고는 애처롭다는 듯 말했다."살이 많이 빠졌구나. 그래도 무탈하게 돌아왔으니 천만다행이다."사람들이 오가는 대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게 별로 보기 좋지 않아 최 부인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정군왕비, 정안이는 이제 막 돌아와 몹시 지쳐있습니다.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형님, 정안이가 이제 화친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제가 오늘 정식으로 가문에 청혼을 넣으면 어떻겠습니까?"정군왕비는 뻔뻔하게 최정안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청혼이라는 두 글자에 최정안은 그 자리에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청혼이라니요?"정군왕비는 조카가 갑작스러운 얘기에 놀랐다고만 여겨 웃으며 다독였다."당연히 너와 네 준형이의 혼사지. 고모네로 시집오면 이 고모가 널 끔찍이 아껴줄 테니, 서러울 일은 없을 게다."배준형에게 시집을 간다고?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소리에 기겁한 최정안은 황급히 손을 빼고 최 부인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거부감이 역력했다.조카의 노골적인 반응에 정군왕비의 표정도 음침
اقرأ المزيد

제685화

정군왕비는 미간을 찌푸렸다."어머니께서 나를 보지 않는다 하셨단 말이냐?"어멈은 정중하게 답했다."노부인께서 편찮으시어 손님을 들이기 어렵다 하십니다."최대한 에둘러 거절하는 말이었다.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정군왕비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싸늘하게 대꾸했다."알겠다. 훗날 다시 오지."그녀는 몸을 돌려 마차에 오르더니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구경하던 사람들도 금세 흩어졌다.최 부인은 방금 전 정군왕비가 부린 소란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녀는 심복 시녀에게 지시를 내렸다."현왕부에 방문을 청하는 서신을 보내거라. 직접 찾아뵙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하고."시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님, 현왕비 마마께서는 지금 바쁘실 듯합니다. 방금 듣자 하니, 허씨 가문의 초대를 받고 그쪽으로 가셨다 합니다.""허씨 가문?"최 부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허지와 장원급제자 방온의 관계가 떠오른 듯 가볍게 웃었다."혼사 소식이 들려오거든 두둑하게 예물을 준비해 두거라."시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허씨 가문이 가세가 기운 뒤로 처음 맞이하는 경사였다.허지가 황실의 하사품을 들고 저택으로 돌아오자, 허씨 노부인은 눈물을 훔치며 손녀의 손을 잡았다."착한 내 새끼. 그동안 이 할미가 미안했다."곁에 선 허 부인은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딸을 바라보며 안도할 뿐이었다.하지만 숱한 풍파를 겪어낸 허지는 노부인을 바라보는 눈빛에 더 이상 예전 같은 존경이나 애정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깍듯하고 건조한 거리감만 맴돌았다."할머니, 다 지난 일이니 더는 꺼내지 마십시오."허지가 담담하게 대꾸했다.허씨 노부인은 눈가를 문질렀다.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 탓에 궁에 있는 허 귀비까지 화를 입은 것을 생각하면 뼈저리게 후회스러웠다. 아들마저 관직에서 내쳐진 마당에, 집안의 아랫사람들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뿐 속으로는 하나같이 노부인을 원망하고 있었다.노부인은 정군왕부의 말만 믿고 허지를 첩으로 보내려 했던 자신
اقرأ المزيد

제686화

허씨 노부인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이, 이건 너무 많지 않습니까?"몰락한 허씨 가문의 처지를 생각하면, 유국공부에서 보낸 예물은 과분할 정도로 풍성했다.유지영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당연히 챙겨야 할 몫입니다. 저희 오라버니가 비록 성이 다르기는 하나, 유국공부에서는 마땅히 챙겨야 할 도리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허 소저는 이 예를 갖추기에 충분한 사람이시지요."유국공부에서 이토록 큰 성의를 보이자, 허씨 노부인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혼사를 승낙했다. 그렇게 곧바로 길일을 잡아 이듬해 팔월 초여드레를 혼인날로 정했다.일이 성사되자 노부인은 예물 단자를 허 부인에게 보내 안채에도 소식을 알리게 했다.유지영은 돌아갈 채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허씨 노부인은 미안한 얼굴로 허리를 굽혀 예를 행했다. 유지영은 다급히 노부인을 부축했다."저는 예전에 귀비 마마께 신세를 진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사돈이 될 사이인데, 어르신께서 이리 격식을 차리실 필요는 없습니다."그 말에 허씨 노부인은 더욱 부끄러워하며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졌다고 말했다. 만약 그날 유지영이 나서서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허씨 가문의 처지는 지금보다 훨씬 비참했을 것이다.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옳은 궤도를 걷게 되었으니 노부인 입장에서는 감지덕지할 상황이었다.방온의 혼사를 마무리 지은 유지영도 마음속 큰 짐을 하나 덜었다.허씨 가문을 나와 마차에 오르려던 참에, 운청이 넌지시 일렀다."방금 최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보냈습니다. 마마를 직접 뵙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 하더군요."최정안 역시 화친 공주 명단에서 빠졌으니, 최 부인 입장에서는 가장 큰 걱정거리를 해결한 셈이었다."현왕비 마마!"그때 뒤에서 허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허지가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품에서 서신 한 통을 꺼내 내밀었다."오늘 출궁하기 전, 고모님께서 제게 맡기신 서신입니다. 오늘 마마께서 허씨 가문에
اقرأ المزيد

제687화

"부인."유지영은 재빨리 말을 끊었다. 백옥처럼 고운 얼굴에는 의아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같은 화친 공주였던 허 소저는 이미 혼처를 정했는데, 최 소저의 앞날은 따로 계획하고 계신 게 있는지요?"최 부인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유지영의 속내를 짐작할 수 없어 얼굴에 띤 미소마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제가 우둔하여 마마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겠습니다. 마마, 편히 의중을 말씀해 주시지요."최 부인은 머리를 굴려보았다. 필시 유지영이 자기 세력을 불리기 위해 최정안에게 억지 혼사를 맺어주려는 거라고 생각했다.속으로는 내키지 않았다.유지영은 그녀의 속마음을 훤히 꿰뚫어 본 듯 고개를 저으며 넌지시 일렀다."제가 최 소저에게 중매를 서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부인께 일러두고 싶은 것은, 화친 문제가 이토록 빨리 마무리된 데에는 다 그럴 만한 곡절이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저택으로 돌아가시거든 직접 따님에게 물어보십시오."말을 마친 유지영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축객령을 내렸다.최 부인은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 찬 채로 황급히 저택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 최정안을 독대하여 자초지종을 캐묻자, 최정안의 얼굴이 일순간 새하얗게 질렸다.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는 손길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어, 어머니. 갑자기 그런 걸 왜 물으십니까?"배 아파 낳아 기른 딸이었다. 저런 태도는 분명 켕기는 구석이 있다는 뜻이었다!"바른대로 고하지 못할까!"최 부인은 평소답지 않게 매서운 호통을 쳤다.깜짝 놀란 최정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두 뺨이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그녀는 수줍으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는 입궁하여 폐하의 후궁이 되고 싶습니다!"순간 최 부인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굳어버렸다.한참이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그녀는 손을 뻗어 최정안의 어깨를 꽉 잡았다."너, 너 지금 뭐라고 했느냐?"어깨가 아파오는데도 최정안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고집스레 되풀이했다.
اقرأ المزيد

제688화

"폐하께서는 보위에 오르시고 오랜 세월 자손이 없으셨다. 유일한 황자마저 미천한 궁녀가 뜻밖에 회임했으나 몰래 궁밖으로 도망가서 아무도 존재를 몰랐기에 무사히 장성할 수 있었던 거지."최 부인은 바닥에 주저앉은 최정안을 일으켜 세우며 타이르듯 말했다."넌 나이도 어린데, 무슨 수로 능구렁이 같은 후궁의 여인들을 상대하겠다는 것이냐?"최 부인은 후궁에 있는 여인들을 예로 들며 설득했지만, 최정안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작년에 허 귀비께서도 회임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비록 아이를 잃긴 하셨으나, 이는 폐하께서 충분히 후사를 보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조심하고 또 조심할 것이니 절대 남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입니다."최 부인이 입이 닳도록 타일러도 입궁하겠다는 최정안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어머니가 왜 갑자기 후궁의 일을 캐묻는지 그 속내를 눈치챘다."어머니께서 오늘 현왕부에 다녀오신 뒤에 저를 추궁하시는 걸 보니, 현왕비가 무슨 말을 한 모양이군요?"최정안은 차갑게 비웃었다."분명 태후 마마께 무슨 말을 듣고 어머니를 협박하며 저를 헐뜯었겠지요. 제가 입궁하여 최씨 가문의 지원을 받게 되면, 현왕부가 도움을 받지 못할까 봐 훼방을 놓는 것입니다."최정안의 말은 확실히 최 부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황제는 아직 한창때이니 장차 황자를 보지 못하리란 법도 없었다. 남에게 기대느니 차라리 제 식구를 지지하고 나서는 편이 나았다. 사람 마음이란 게, 한번 솔깃한 말을 듣고 나면 품지 말아야 할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었다."이 일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네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와 상의해 보마."최 부인은 미간을 짚었다. 유지영의 얼굴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 섣불리 결정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우선 최정안에게 금족령을 내려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화친 공주 후보 세 명 중 두 명이 풀려나고 단 한 명만 남자, 사람들은 남은 한 명이 화친을 떠나게 되리라 믿었다. 내무부에서도 일찌감치 혼수를 준비하며 출발할 날짜만
اقرأ المزيد

제689화

서 태후가 이토록 감상에 젖어 슬퍼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진 그녀는 다가가 가볍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제가 철이 들고부터, 어머니께서 마마를 원망하시는 기색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기억 속의 담혜정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정하고 단아한 여인이었다. 활짝 웃을 때면 양 볼에 작게 패는 보조개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늘 유지영을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거나 나지막이 노래를 불러주던 어머니였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이 눈에 띄게 쇠약해지더니, 끝내 병상에 누워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서 태후는 붉어진 눈시울로 오랫동안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유지영의 두 손을 꼭 잡았다.그날 유지영이 다녀간 이후로, 자녕궁은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아무도 들이지 않고 고요히 정적에 잠겼다.*연말이 다가오고 있었다.사람들은 새로운 화친 공주가 과연 누구 집 규수일지 떠들었지만, 황실의 철저한 입단속 덕분에 소문 하나 새어 나오지 않았다. 오직 최씨 가문만이 흠천감에 줄을 대어 간신히 작은 실마리 하나를 얻어냈을 뿐이다.'화친을 갈 여인은 정군왕부 사람이다.'소식을 접한 최씨 가문 식구들은 정군왕부의 여식들을 하나하나 짚어보았다.그동안 정군왕은 적자인 배준형 외에도 서녀를 여섯이나 더 두었다.가장 어린 세 명은 각각 네 살, 다섯 살, 여섯 살이니 나이가 너무 어려 화친은 어림도 없었다. 남은 것은 첫째, 둘째, 셋째 딸뿐이었다.첫째는 열여섯, 둘째는 열다섯, 셋째는 열넷이었다.하지만 첫째는 다리가 불편한 데다 인물도 평범하여 일찌감치 혼처가 정해진 상태였다. 둘째의 생모는 양민 출신의 첩으로, 아이도 반반한 얼굴을 가졌는데 아직 혼약이 없었다.셋째 역시 가능성이 컸다. 딸들 중에서 가장 인물이 훤하여 정군왕이 각별히 예뻐하는 자식이었다. 셋째의 생모는 정군왕비가 친정에서 데려온 시녀 출신이었는데, 오랜 세월 곁에서 충성을 다한 덕에 정군왕비도 그들 모녀에게만큼은 관대한 편이었다.
اقرأ المزيد

제690화

한 시진 전, 황제는 정군왕을 황궁으로 불러들였다. 그 자리에서 상 내관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흠천감이 직접 나서서 증언을 보탰다.경성 전체를 통틀어 오직 정군왕비의 사주만이 남이 태자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었다!정군왕은 그 황당한 소리를 듣고 꼬박 한 시진을 무릎 꿇고 있었지만, 도무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는 쉰 목소리로 항변했다."폐하, 신이 부인을 버린다면 천하의 모든 이들이 신을 무능하다며 손가락질하지 않겠습니까?"그는 반 시진이 넘도록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황제는 그가 무슨 말을 지껄이든 입을 막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정군왕이 떠드는 동안 황제는 묵묵히 상소를 읽어 나갔고, 어느새 쌓여 있던 상소문의 절반 가까이를 처리했다.마침내 정군왕은 황제를 향해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읍소했다."폐하, 신이 과거에 어리석게 굴어 몇 번의 실책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나, 이 일은 신의 명운과 체면이 달린 문제입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황제는 쥐고 있던 붉은 붓을 조용히 내려놓고는 싸늘한 눈길로 정군왕을 흘겨보았다."경성에 있는 수백 명의 사주를 대조해 보았으나 정군왕비의 것이 가장 완벽했다. 짐은 너의 형님이기에 앞서 양나라의 황제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면 정군왕비가 화친을 떠나는 것이 가장 합당한 처사다."황제는 낮고 묵직한 음성으로 쏘아붙였다."정군왕, 정녕 양나라와 남이가 척을 지고 전쟁을 일으켜 백성이 도탄에 빠지기를 원하는 것이냐?"조목조목 따지는 황제의 추궁에 정군왕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그는 다급히 반문했다."설마 이 넓은 세상에 정군왕비와 똑같은 사주를 가진 이가 단 한 명도 없단 말씀이십니까?""시간이 없다.""폐하, 신이 남이 사신들을 설득하여 며칠 더 시간을 끌게 할 수 있습니다……."정군왕은 애가 탔다. 돌고 돌아 화친의 화살이 자신의 왕비에게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만약 이 일이 정말로 성사된다면, 그는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اقرأ المزيد
السابق
1
...
6768697071
...
77
امسح الكود للقراءة على التطبيق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