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놀란 배준형을 보며, 정군왕비는 내심 의아해했다. 그녀는 내친김에 태후가 처음에는 서명주와 최호에게 사혼을 내렸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임의설을 정실로 맞이하라는 사혼 교지를 내리고 현주 작위까지 내린 자초지종을 모조리 털어놓았다.배준형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 전생에 임의설은 그의 숙비였다. 그의 슬하에 있던 이황자가 바로 임의설의 소생이었으며, 그 아이는 무척이나 총명하고 영특했다.게다가 임의설 본인도 사려 깊고 다정다감하여, 임국공부 전체가 그의 든든한 조력자였다."임씨 가문 장녀가 올해로 열여섯이다. 네가 조금만 일찍 돌아왔더라면, 어쩌면……."정군왕비는 아쉬운 듯 말끝을 흐렸다.배준형의 눈빛이 흔들렸다. 전생의 임의설은 삼 년 상을 치르느라 혼기를 놓치고 노처녀가 되었었다. 훗날 그가 황위에 올라 간택을 치를 때, 수녀 신분으로 입궁했던 것이다.시기를 따져보니 올해 연말에 임국공이 지병이 급발작하여 세상을 떠날 것이다.지금은 너무 많은 상황이 변했다. 더 이상 전생의 기억만으로 앞날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임국공의 목숨을 살린다면 반드시 임씨 가문을 온전히 그의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배준형은 즉각 심복을 불러 임씨 가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 명했다.곁에 있던 정군왕비는 여전히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어머니, 이제 제가 돌아왔으니 정군왕부를 굳건히 세우고 어머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배준형은 그동안 어머니가 겪었을 설러움이 가슴 아프다는 듯, 정군왕비의 손을 꼭 잡아주며 다짐했다.언젠가 다시 대권을 거머쥐는 날, 기필코 그들에게 뼈저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정군왕비는 코를 훌쩍이며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그동안 정군왕부의 일로 피해를 입었으니, 외조모님과 외숙부님께서 저희에게 불만이 많으실 겁니다. 지금은 그분들의 심기를 거스를 때가 아니니 무슨 모진 말을 듣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당분간 최씨 가문은 절대 적으로 돌릴 수 없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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