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소망과 함께 상철의 핸드폰 영상을 확인하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낸 은재는, 해가 뜨자마자 이장님 댁으로 향했다.분노로 눈이 뒤집힌 소망이 앞장섰고, 은재는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그 뒤를 따랐다.새벽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이장님 댁 마당은 서늘한 냉기가 감돌았다.평소라면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을 이곳에, 소망의 날카로운 외침이 정적을 찢고 울려 퍼졌다. “한봄 씨! 당장 나와요! 한봄 씨!” 소망의 날카로운 외침에 마당 툇마루에 앉아 있던 이장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어이구, 서울 아가씨들 아침부터 이게 무슨 소란이야? 은재 씨, 얼굴은 또 왜 이렇고?” 이장은 아무것도 모른 채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지만, 소망은 그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짐을 챙기던 봄이가 나타났다.평소 해솔 앞에서는 한없이 순하고 살갑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독기로 가득 찬 눈이 은재를 쏘아보았다. “아침부터 남의 집 마당에서 실례네요. 은재 씨, 어제 상철 오빠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기운이 남았나 봐요?” “한봄 씨, 당신 진짜 사람이긴 해?” 은재가 봄이를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고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에게 살갑게 굴며 현우를 찾는 일을 돕는 척했던 그 모든 행동이, 실은 해솔을 향한 더러운 질투심에서 비롯된 연극이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고성 와서 나한테 베푼 호의들, 다 해솔 씨 옆에서 착한 척하려고 한 연기였나요? 내가 해솔 씨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게 그렇게
آخر تحديث : 2026-05-1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