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1 - Chapitre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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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화

자신이 머무는 방으로 돌아가겠다는 아티니스의 부탁에도 세이런은 끝내 고개를 저었다.그 바람에 아티니스는 하루밤을 더 그의 침실에서 보내야 했다.마음은 조금 불편했지만, 지나치게 안락한 침대 덕분에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똑. 똑. “아가씨, 다이엔입니다. 잠시 들어가겠습니다.”다이엔의 노크 소리에 눈을 떴다.문이 열리고, 다이엔이 아치형 창을 가리고 있던 두꺼운 커튼을 걷었다.그 틈으로 쏟아져 들어온 눈부신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우며, 아티니스를 부드럽게 깨웠다.“피곤하실 텐데 깨워서 죄송합니다. 다만 대공님과 도련님께서 아가씨께 점심을 함께하시길 청했습니다.”다이엔은 차분하게 아티니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괜찮아. 알려줘서 고마워, 다이엔. 금방 준비하고 나갈게.”아티니스는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러다 다시 다이엔과 시선이 마주쳤다."다이엔, 혹시....""네?""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아티니스는 잘 기억나지 않는 이상한 꿈을 꾼 뒤,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남아 있음을 느꼈다.'다이엔을... 내가 언제 만나본 적이 있었던가?'하지만 그녀가 다이엔을 처음 본 건 분명 며칠 전, 대공가에 도착했을 때였다.아티니스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문득 밝아진 방 안이 눈에 들어왔다.어젯저녁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세이런의 방이 한눈에 들어왔다.검은색이라 생각했던 커튼은 두꺼운 남색 벨벳이었고, 햇살이 비쳐도 차분한 분위기가 방 안을 지배했다.침대는 다크 네이비 색상의 커버가 단정하게 정리된 상태였고, 금속 재질의 장식 하나 없는 매끈한 가구들은 군더더기 없이 배치돼 있었다. 벽엔 그의 검이 하나 걸려 있을 뿐, 초상화나 장식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책상 위에는 어젯밤 썼던 펜과 봉인된 문서 몇 장이 무채색 질서를 지키듯 놓여 있었다.계약서는 아마도 그가 숨겨 놓았는지 보이지 않았다.정신이 없던 어제와는 달리 방 안에서는 희미하게 차가운 향이 나는 걸 느꼈다.향초도 아닌, 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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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말을 흐리는 세이런을 보며 대공은 이미 그의 생각을 읽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 역시 그 방법이 아니길 바란다. 그 여리고 아름다운 아이를 그렇게 만들고 싶진 않구나.”“전 차라리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 방식만은 원하지 않습니다.”“그래.... 인간으로서 감히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법이지. 하지만 난 네가 죽는 것 또한, 난 절대 보고 싶지 않구나.”대공은 세이런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그때, 식당 문 너머에서 노크 소리가 울리며 알토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인님, 도련님. 아가씨께서 도착하셨습니다.”문이 열리며 아티니스가 들어왔다.아티니스는 소매에 희미한 꽃무늬 자수가 촘촘히 놓여 있으며 허리에는 연보랏빛 리본이 자연스럽게 매듭져 있는 연보랏빛 드레스를 입었다.머리는 단정히 땋아 흰 꽃 장식으로 마무리되어 있었다.마치 봄바람이 그대로 식당 안으로 들어온 듯한 모습에 세이런은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그런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무거운 주제로 분위기마저 무겁게 느껴지던 식당에는 봄 같은 밝은 기운으로 주변을 밝히듯 했다. 아티니스는 조심스레 무릎을 살짝 굽히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포르투릭스 대공님. 세이런님. 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가우디 대공은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표정으로 그녀를 맞았다.“와 주어 고맙구나, 세레스니타 영애. 내가 황실에 있는 사이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구나. 진심으로 사과하마.”“괜찮습니다. 오히려 제가 오래 누워 있는 바람에,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해요.”“아니란다. 그런 말은 하지 말 거라."대공은 손을 내저으며 다정하게 웃었다.“자, 배고플 텐데 어서 앉아 식사하자꾸나.”“네.”아티니스가 자리에 앉자, 세이런은 시선을 맞추며 짧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도 잔잔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 짧은 교감 속에는 어제보다 조금 더 익숙해진 거리감과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이내 아티니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대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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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결혼식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자꾸나."대공이 부드럽게 말하자 아티니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전에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고, 날짜를 정해도 괜찮을까요?”“당연히 괜찮단다. 백작 부부께도 정식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니.”대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린 뒤, 바로 답을 보내드릴게요.”“그래, 그렇게 하거라.”대공이 따뜻한 목소리로 응답했다. 식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아티니스는 망설이던 질문을 조심스레 꺼냈다.“대공님께서는… 그 전설을 믿으시나요?”대공은 흠칫 놀라며 세이런에게 시선을 돌렸다.눈빛으로 ‘설마 다 말한 것이냐?’고 묻는 듯한 눈빛이었다.세이런은 고개를 저으며, 절대 그것만은 말하지 말라는 듯 시선을 보냈다.“크흠… 전설 그 자체를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법에는 작게나마 희망을 가지고 있지. 하나뿐인 아들을 살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붙잡고 싶단다.”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말끝에는 숨길 수 없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그 역시 결국, 한 사람의 아버지였다.“제가… 마법으로 병을 낫게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돕고 싶어요. 정말로.”아티니스는 결심한 듯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대공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설마… 그 ‘돕겠다’는 마음 때문에 결혼을 결심한 것이냐? 그 이유에서라면, 다시 생각해 보거라.”아티니스는 움찔했다.‘연기가 어색했나...? 혹시 들킨 걸까?’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아, 아니에요. 좋아하니까... 돕고 싶은 거예요.”아티니스의 두 볼이 다시금 화끈 달아올랐다. 머리 위에서 마치 연기가 나는 것 같았다.거짓말인데, 그 말에 진심이 섞여 버린 것 같아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다.“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구나.”대공의 얼굴에 서서히 안도의 기색이 번졌다.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며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고맙구나.”그 짧은 말 속에 대공의 진심이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하지만 세이런은 그녀의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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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자, 그럼 생각해 봐요.”아티니스는 팔짱을 낀 채 두 손가락을 턱에 댄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마치 명탐정이라도 된 듯, 표정은 유난히 진지했다.“제가 집을 나올 때, 분명 거절하러 간다고 했단 말이죠? 그런데 갑자기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다고 하면 부모님이 절대 안 믿으실 텐데....”그 말에 세이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첫눈에 반했다고 하면 되지.”“... 진심이에요?”“왜? 사ㅅ....”세이런은 말끝을 흐리다가 멈췄다.입을 다물고, 그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세이런을 보며 아티니스는 속으로 생각했다.'저 얼굴이면... 첫눈에 반하는 것도 이해가 가네.'그의 얼굴이 아티니스에게 묘하게 납득되는 느낌을 주었다.말문이 막힌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세이런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세이런은 잠시 갸웃하며 아티니스의 반응을 살폈다.하지만 마음 한켠의 걱정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 사랑하는 연인은 어떻게 연기할 건데요?”세이런은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아티니스 쪽으로 몸을 조금 더 기울였다.“... 이렇게.”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는 아티니스의 귓가를 간질이는 바람처럼 스며들었다. “내 눈이 자꾸 널 향해 있어. 내 시선에 널 담으면—.”말을 잠시 멈추더니, 그는 그녀의 손끝을 아주 살짝 건드렸다.“이렇게 내 손끝은 늘 네 손에 닿길 원하고.”살짝 겹쳐지는 손끝. 그것만으로도 피부 위로 전기가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아티니스는 잠시 멈칫했지만, 세이런은 멈추지 않았다.고개를 조금 기울인 채,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그리고 한 치 거리도 없이, 속삭이듯 말했다.“그리고 내 입술은 늘 이렇게 고백하지.”그의 시선이 그녀의 눈동자를 깊숙이 파고들었다.“오늘도 내가 미칠 것같이 아름다워, 아티니스."그 말이 떨어진 순간, 아티니스의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 볼끝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열기가 얼굴 위로 빠르게 번졌다.세이런은 그 말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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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으음…”아침 햇살이 마차 안을 부드럽게 물들였다.아티니스는 눈을 비비며 천천히 눈을 떴다.분명 잠들기 전엔 세이런이 마주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그가 보이지 않았다.잠에서 덜 깬 채로 몸을 일으키려다, 딱딱하면서도 따뜻한 무언가에 손이 닿았다는 걸 깨달았다.‘응?’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그녀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그녀의 손에 닿은 것은 세이런의 허벅지였다. ‘응?! 허벅지?! 어?! 내가?! 왜?!!!’깜짝 놀라 패닉에 빠진 아티니스는 숨을 죽인 채 한쪽 눈만 살짝 떠서 조심스럽게 위를 올려다보았다.‘휴—. 아직 자고 있네. 다행이다.’다행히 그는 아직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아티니스는 안도했다.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햇빛에 반사된 은빛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살랑였고, 긴 속눈썹 아래 오똑한 콧대와 단정한 입술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잘생겼다.”혼잣말처럼 툭 튀어나온 말이었다.그 순간. “정말 다행이야. 이 얼굴이 네 취향이라서.”자고 있는 줄 알았던 세이런의 목소리가 들렸다.“꺄아–!”아티니스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어, 언, 언제 일어난 거예요?!”세이런은 느릿하게 눈을 떴다.세이런은 느릿하게 눈을 뜨며,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자고 있었지. 그런데 누가 나를 그렇게 만지고,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말이야. 아무리 나라도 깰 수밖에 없잖아.”“만, 만지긴 누가요!”아티니스는 자신의 손이 아직도 그의 허벅지 위에 놓여 있음을 깨닫고, 황급히 손을 거뒀다.막 떼어낸 손에는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배신자처럼 손바닥에 들러붙은 그 감각이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허둥지둥 맞은편 좌석으로 옮겨 앉았다.“정말… 깼으면 깼다고 말해야죠.”세이런은 그런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작게 웃었다.장난스러운 그의 웃음이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뜻했다.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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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백작이 정신을 차리자, 모두가 응접실에 모여 자리를 잡았다.“자, 이제 상황 설명을 해 보거라.”백작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끝까지 듣고도 반대하겠다는 결심이 묻어 있었다.“혹시라도 협— 으읍!”다시 한 번, 백작부인이 그의 입을 앞에 놓인 디저트로 막았다. 그때 아티니스를 대신해 세이런이 차분이 입을 열었다. “제가 몇 년 동안 아티니스를 좋아해 왔습니다.”아티니스는 또 한 번 놀랐다.그는 정말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조금도 흔들림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세이런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 가까이에 손을 내밀자, 아티니스는 눈치를 채고 얼른 그의 손을 잡았다.정말 잡아 줄지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의 손이 잠시 움찔했지만, 이내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백작의 눈에 불꽃이 스쳤다.“하지만 대공자님께서는 우리 아티와 일면식도 없지 않습니까?”백작이 이를 악문 채 물었다.“혹시 이전에 우리 아티를 본 적이 있습니까?”“황태자 책봉식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세이런은 침착하게 답했다. “그날, 첫눈에 반했지만 이름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랑앓이만 하다 결국 그녀를 찾아 편지들을 보냈었지요.”“... 황태자 책봉식? 그 편지들은 모두—.”백작이 말을 잇기 직전, 백작부인이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러 조용히 제지했다.“아, 맞다!”아티니스가 문득 떠올린 듯 말했다.“엄마, 아빠. 정말 저한테 온 편지들… 다 버리신 거예요?”“그, 그건… 네가 걱정돼서 그런 거지.”백작은 딸의 눈치를 보며 더듬거리듯 말했다.“그런 모르는 파티에 혼자 갔다가 이상한 사람에게 붙잡히기라도 하면—”“분명 포르투릭스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었을 텐데요.”세이런의 말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한마디였다.백작은 눈에 불을 일렁이며 그를 노려봤다. “아빠?”아티니스가 다시 백작을 바라보자, 그는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 말했다.“아니, 그게…. 아티, 우리 딸. 티파티 초대장은… 어차피 안 갈 테니까…. 그… 대부분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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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가볍게 시작된 그녀의 결정 하나가, 어느새 황실과 가문을 저울에 올려놓고 있었다. 세이런이 왜 이렇게까지 말하는지, 그리고 부모가 왜 저토록 불안해하는지, 아티니스는 알 수 없었다. 대화의 무게와 긴장은 오로지 백작 부부와 세이런만이 알고 있는 듯했고, 그녀는 그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가슴이 조여 올 뿐이었다.백작은 말없이 아티니스의 표정을 살폈다.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난 표정이었다.그런 그녀에게 백작은 조심스레 부탁하였다. “아티, 아빠의 집무실에서 편지지와 잉크를 가져와 주겠니? 중요한 편지가 될 것 같구나.”“네… 금방 돌아올게요.”아티니스가 방을 나서자, 응접실의 공기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백작의 눈빛은 이내 진지하게 가라앉았다. “아티에게는… 아직 그것까지 말하지 않았군요.”“네.”세이런이 고개를 끄덕였다.“전설의 이름만 언급했을 뿐,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백작님께서 의도적으로 숨기신 듯했고, 그리고…. 저 또한, 그녀가 이 사실까지는 끝까지 알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그의 태도에, 백작 부부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경계 속에 희미한 신뢰가 섞였다.“대공자님.”백작이 입을 열었다.“대공자님의 병은 안타깝게 생각하나… 아티의 마법은 병을 고치지도, 죽어가는 이를 살리지도 못합니다.”마법으로 병을 고치지 못한다는 글라디 백작의 목소리엔 확신이 담겨 있었다.마치 직접 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아티가 아주 어릴 적이었지요. 다친 새를 살리겠다며 마법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작은 손으로, 기도하듯 간절하게….”백작은 어린 아티니스의 모습을 떠올린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말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하지만 새는 결국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백작은 눈을 질끈 감았다.“그리고 아티는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렸지요. 그 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주어진 한 생명만 살릴 수 있다’고.”혹시라도 아티니스가 잘 못 될까 봐 그때 그가 얼마나 두려워했는지가 그의 표정에 고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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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사실 아빠는… 네가 태어나기 전, 황실 외교 특사였단다.”아티니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일을 했단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황제 폐하께서 외국에 있을지도 모르는 마법사를 찾으라고 명하셨지.”백작의 눈빛은 그날의 어둠을 다시 마주한 사람처럼 무거웠다. 세이런에게서 황제가 마법사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만, 다시 듣는 순간 아티니스는 온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그땐 나도 마법사라는 게 뭔지조차 잘 몰랐단다. 황제는 크레아티니오스 전설 속 존재를 찾는다고 했지. 황실 안에서도 말이 많았지. 누군가는 그가 미쳤다고 했고…. 그런 황제를 의심한 자들은 하나둘 사라졌단다. 남은 건… 단지 명령에 따르는 몇 안 되는 자들뿐이었지.”백작은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서 나도 황제가 알려준 단서로 마법사를 찾는 척하며 목숨을 유지했단다. 하지만 황궁에 마법사라며 끌려온 이들은…. 다시 본 사람이 없었지. 분명 황제가 마법사의—”백작부인이 급히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 끝까지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백작은 부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으며 말을 이어갔다. 백작은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고, 다시 아티니스를 바라보았다.자식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아버지의 눈빛이었다.“그리고 1년 뒤… 사랑스러운 네가 태어났단다.”아티니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네가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침대에서 떨어질 뻔한 적이 있었지. 릴리는 아직 몸을 회복하지 못했고, 나도 달려가 널 받으려 했지만 늦을 상황이었는데….”백작은 부인과 눈을 마주쳤다. 그날의 공포와 안도, 모든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너는… 스스로 마법을 써서 천천히 바닥에 내려왔단다. 단 한 점의 상처도 없이.” 아티니스는 숨을 삼켰다. 그녀는 처음으로 언제부터 마법을 쓰게 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알았지. 이게 그 ‘마법’이라는 거고, 우리의 아이가 황제가 찾던 전설 속 존재일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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