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o / 로맨스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 Capítulo 451 - Capítulo 460

Todos los capítulos de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Capítulo 451 - Capítulo 460

500 Capítulos

제451화

집으로 가는 길, 지은영은 운전에 집중하면서 허서령에게 가족을 하나씩 소개했다.“우리 할아버지한테는 아들 둘, 딸 둘이 있어요. 우리 아빠가 막내고요. 아빠 엄마한테는 큰오빠, 둘째 오빠,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고요. 새언니는 둘째 오빠 여자친구예요. 큰오빠 아내는 정윤슬이고요.”허서령은 설명을 들으면서도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들여다봤다.휴대폰 연락처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낯설었다. 아무도 기억나지 않았다.그때 문득 아주 심각한 문제가 떠올랐다.“은영아, 나 학력이 뭐야?”“대졸이요.”“와, 미치겠다. 그동안 공부한 게 전부 날아간 거네.”지은영이 옅게 웃었다.“기억을 잃은 거지 바보가 된 건 아니에요. 예전 사람이나 일을 기억 못 할 뿐이지 머리는 그대로예요.”“그럼 직업은?”“변호사요!”허서령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이마를 짚고 시트에 몸을 기댄 채 길게 한숨을 쉬었다.“왜 이렇게 후유증 큰 치료를 시킨 거야? 외운 법률책을 다 잊었잖아. 일도 못 하면 내가 백수 되는 거 아니야?”“새언니, 예전에도 딱 1년 공부해서 변호사 자격 땄어요. 정말 똑똑하니까 자신을 믿어요. 다시 준비하면 그때보다 훨씬 빨리 끝낼 거예요.”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지은영을 돌아보며 조금 쑥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나 그렇게 똑똑했어?”지은영은 활짝 웃었다. 표정에는 안도와 반가움이 묻어났다.“그럼요. 엄청 영리했어요. 대학 때는 진짜 빛이 났어요. 예쁘고 똑똑하고 정의감도 강하고 용감해서, 우리 둘째 오빠가 완전히 빠졌죠.”지은영은 문득 기억을 잃은 허서령에게 처음 만났을 때의 순수함이 돌아온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감 있고 단단하면서도 조용히 웃을 줄 알던 모습이었다.허서령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은영을 바라봤다.“그럼 네 둘째 오빠에 대해 자세히 좀 말해 줘.”“둘째 오빠 이름은 지강산이고 올해 서른이에요. 언니보다 나이가 조금 많아요. 새언니가 첫사랑이고 지금까지 여자친구도 새언니 하나뿐이었어요. 대
Leer más

제452화

지은영이 짐가방을 내리고 그녀 곁으로 와 설명했다.“우리 엄마 하선희 씨예요. 새언니 시어머니 같은 분이죠.”‘시어머니? 11년이나 사귀었으면 결혼한 거랑 뭐가 다르지?’허서령은 얼른 예의를 차렸다.“엄마!”하선희는 순간 굳어 버렸다. 놀라 눈이 커졌다가 이내 눈가가 붉어지고 촉촉해졌다. 너무 기쁜 듯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 착한 딸. 두 달 넘게 병원에 있다가 드디어 건강하게 퇴원했네. 정말 축하할 일이야. 엄마가 점심 잔뜩 해 놨어.”“고마워요. 엄마.”허서령은 조금 어색했지만 자신만 기억을 잃은 것이지 가족들은 아니니 그들의 감정도 생각해야 했다.하선희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면, 이 여자가 배우가 아닌 이상 진심으로 자신을 아끼고 좋아하는 게 분명했다.그때 지은영이 말했다.“엄마, 먼저 새언니 방에 모셔다드리고 집도 한 바퀴 보여 드릴게. 환경부터 익숙해져야 하니까.”“그래, 그래.”하선희는 얼른 허서령의 손을 놓았다.“먼저 둘러보고 와. 그다음 밥 먹자.”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지은영을 따라갔다.지은영이 그녀를 방으로 데려가는 동안 허서령은 몰래 휴대폰으로 이 집 시세를 검색했다.가격 단위가 백억 단위로 넘어가는 걸 보고 괜히 심장이 벌렁거리면서도 조금 신이 났다.‘도대체 무슨 급의 남자친구인 거야?’방 안으로 들어서자 허서령은 뜻밖에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따뜻하고 미묘하게 친숙했지만, 구체적인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방은 아주 넓었고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침실 공간, 허서령의 화장 공간, 그리고 지강산의 서재 공간.지은영은 그녀의 짐을 드레스룸에 넣었다.허서령은 방 곳곳을 손으로 만져 보며 기억을 끌어내려 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순간 기억상실이 조금 짜증스러워져, 법학책을 한 권 집어 펼치며 물었다.“은영아, 네 둘째 오빠 언제 집에 와?”“한 열흘 뒤쯤이요. 오빠 보고 싶어요?”지은영이 물었다.“아니.”허서령은 조금 민망한 듯 책을 덮어 내려놓았다.“나
Leer más

제453화

뜰에 있는 배가 익었다.허서령은 지강산이 집에서 난 배를 먹고 싶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지은영은 그 배가 허서령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고, 이 배나무 자체도 지강산이 그녀를 위해 심은 것이라고 알려 줬다.허서령은 나무 아래로 가서 배 하나를 따 손으로 껍질을 대충 닦고 한입 베어 물었다. 달고 시원한 과즙과 짙은 배 향이 입안에 퍼졌다. 확실히 자기 취향이었다.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낯설었다.그 낯섦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도 있었지만, 동시에 아주 가벼웠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도 모르는 바보 같은 무구함이 주는 편안함이었다.하선희가 차린 점심은 정말 맛있었다. 계속 반찬을 그릇에 올려 주는데, 안 먹자니 미안해서 받아먹다 보니 결국 배가 터질 만큼 먹었다.밥을 먹은 지 한 시간이 지나도 소화가 안 되자 허서령이 하선희에게 물었다.“엄마, 소화제 있어요?”하선희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다정하게 타박했다.“배부르면 그만 먹어야지, 왜 배 터질 때까지 먹었어. 바보같이.”“엄마가 자꾸 제 그릇에 놔 주는데 버리면 아깝잖아요.”허서령은 소화제를 받아 들고 민망한 듯 작게 중얼거렸다.하선희는 그녀의 팔을 살살 쓰다듬었다.“기억은 잠깐 없어졌어도 성격은 그대로네. 여전히 순하고 조용하고. 다 가족인데 앞으로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마음껏 해.”“네.”허서령은 안도하며 환하게 웃었다. 소화제를 먹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그럼 저 저녁은 안 먹고 싶어요.”“그래도 돼.”“지강산 서재에서 책 봐도 돼요? 법률책을 다시 한번 훑고 싶어요.”“그럼, 당연하지.”하선희는 단호하게 말했다.“걔 집을 통째로 뒤집어엎어도 괜찮아. 강산이는 너한테 ‘잘했어’라고 할 애니까.”“네?”허서령은 놀랐다.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너무 과장해서 말하는 것 같았다.그래서 허서령도 그냥 웃어넘겼다. 기억상실이지 지능을 잃은 건 아니었다. 정상적인 판단력은 여전히 있었다.11년이나 사귄 남자친구와 아직 결혼도 안 했으니 얼마나 사랑한다고 볼 수
Leer más

제454화

아무래도 술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는 듯했다. 허서령은 갑자기 태도가 바뀐 이유를 알 수 없어 말했다.“카톡 친구부터 추가하자.”소유하는 신이 나서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찍었다.그런데 허서령은 소유하가 기존 카톡 친구 목록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추가하지 않고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우리 예전에는 그냥 아는 사이였던 것 같은데?”소유하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허서령은 기억을 잃었을 뿐 바보가 아니었다.카톡 친구조차 아니었던 사람이 어떻게 가까운 친구였겠는가.반면 소준혁은 기존 카톡 친구 목록에 있었다. 예전 대화 기록을 보니 허서령이 그의 상업 분쟁 사건 하나를 맡아 이겨 준 적도 있었다.소준혁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미묘하게 선을 넘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그래도 그는 비교적 떳떳했다. 그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 다행이라며, 대학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허서령 같다고만 말했다.허서령이 물었다.“그때는 어떤 느낌이었는데요?”소준혁이 웃었다.“예쁘고, 눈부시고, 빛이 났지.”허서령도 예의상 웃으며 자신 있게 답했다.“고마워요.”남의 칭찬 앞에서 굳이 겸손을 떨 생각은 없었다.일주일 뒤, 큰어머니네 가족 네 명이 그녀를 보러 왔다.하선희가 한 사람씩 소개해 줬다.허서령이 받은 첫인상은 한마디로 ‘잘 꾸민 사람들’이었다. 겉으로는 빈틈없이 예의 바르고, 말투도 공손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부 듣기 좋고 선의로 포장된, 흠잡을 데 없이 체면 좋은 말뿐이었다.하선희 역시 큰아버지네 가족을 대할 때 형식적인 존중과 예의를 보이며, 필요한 절차만 단정하게 밟는 느낌이었다.체면치레가 끝나자 도미란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허서령에게 물었다.“우리는 기억 안 난다 했지? 그럼 네 가족은 기억나?”하선희가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형님, 차 드세요.”도미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동서, 설마 서령이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니지?”하선희의 표정이 굳었다.한나는 도미란과 호흡을 맞추듯 말했다.“어머님, 그만 하세
Leer más

제455화

하선희가 사라지자 도미란은 더는 친절한 척하지 않고 미소를 거두며 꽤 오만한 말투로 말했다.“네 시어머니가 분명 말 안 했겠지. 네 원 가족은 아주 엉망이야. 우리 지씨 집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허서령은 잠시 굳었다.도미란이 계속 말했다.“평범한 월급쟁이 집안에서 태어났고, 네 아버지는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해 죽게 만들어 20년 넘게 형을 받았어.”허서령은 멍해졌다. 순간 심장이 한순간 찌르는 듯 아팠다.“네 엄마도 죽었어. 네가 치료를 너무 늦게 시켜서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남동생은 널 원수처럼 생각하고 지금은 연락도 안 하고.”“그리고 지씨 집안에 시집올 생각은 하지 마. 강산이는 너 때문에 자기 직업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야. 네가 가졌던 아이도 그래서 잃었고.”허서령은 놀라 배를 감싸 쥐었다.“아이를... 어떻게 잃었는데요?”도미란은 일부러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허서령은 숨을 크게 들이켜며 이마를 짚고 소파에 기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도미란은 심각해진 그녀의 표정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한참 생각하던 허서령이 불쑥 말했다.“큰어머님, 저 혹시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그 질문에 그 자리에 있던 네 사람이 동시에 얼어붙었다.모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지준석이 못마땅하게 물었다.“사기라니?”허서령은 거꾸로 분석했다.“생각해 보세요. 제 집안은 듣기만 해도 처참하고, 지금 말씀대로라면 저는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지강산은 잘나고 집안도 권력가고 돈도 많고, 직업 좋고 인성 좋고 얼굴까지 잘생겼죠. 이 정도면 연애사기의 전형적인 설정 아닌가요? 안 그러면 왜 그런 사람이 저 같은 여자랑 만나겠어요?”한나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당신한테 대체 뭐가 있어서 강산 씨가 사기를 치겠어요?”허서령은 웃으며 되물었다.“그러게요. 저도 그건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런 거 알려 주셔서 고마워요.”“너...”도미란은 눈을 가늘게 뜨고
Leer más

제456화

하선희는 기가 막혀 웃으며 얼른 그녀의 손에서 배를 빼앗았다.“얘는, 방금 딴 걸 씻지도 않고 먹으면 어떡해. 엄마가 깎아 줄게.”하선희가 탁자 위 작은 칼로 배 껍질을 깎자 허서령은 신이 나서 팔짱을 끼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전 제가 엄마의 잃어버린 친딸이고 지강산이 주워 온 아들인 것 같아요.”하선희의 미간이 깊게 팬 채 배를 천천히 깎으며 태연하게 말했다.“서령아, 법률책 그만 보고 소설 써라. 이런 막장 설정을 바로 생각해 내는 걸 보니 엄마가 네 머리에 감탄할 정도야.”지강산이 출장 중이고 지은영과 지상훈도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다 보니 허서령은 매일 하선희와 붙어 지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시어머니가 점점 더 좋아졌다. 아니, 시어머니가 아니라 엄마였다.하선희는 정말 친엄마 같은 느낌이었다.“모레 강산이 공항에 마중 나갈 거야?”하선희가 잘 깎은 배를 건넸다.허서령은 깨끗한 배를 다시 하선희 쪽으로 내밀었다.“엄마도 한입 드세요.”“난 괜찮아. 너 먹어.”하선희가 살짝 밀었다.“드세요. 엄마는 침 묻어도 안 싫어요.”하선희는 흐뭇하게 웃으며 배를 한입 베어 물었다. 마음조차 달달해지는 기분이었다.갈수록 허서령이 귀여웠다. 막내아들이 왜 그토록 오래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슬픔이라는 얇은 막을 벗겨 내고 보니 본래의 성격은 이렇게 달콤하고 사랑스러웠다.허서령도 한입 베어 물며 느긋하게 답했다.“강산 씨가 진작부터 전화해서 공항에 데리러 오라고 했거든요. 강산 씨는 무슨 꽃 좋아해요?”“뭐?”하선희가 의아해했다.허서령은 배를 씹으며 물었다.“공항 마중 갈 때 꽃 주는 거 아니에요?”“아, 뭘 줘도 좋아할 거야.”“진짜요?”허서령의 맑은 눈이 호수처럼 반짝였다. 그녀는 다시 배를 하선희에게 내밀었다.하선희는 거리낌 없이 한입 더 먹고는 말했다.“됐어, 이제 나는 안 먹을래.”“네.”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더니 배를 먹으며 화면을 확인했다
Leer más

제457화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져 방금 연습한 말은 전부 날아갔다. 허서령은 얼른 손을 들어 꽃다발부터 내밀었다.지강산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손에 들린 꽃을 바라봤다.영문 신문으로 싼 꽃다발은 생각보다 분위기가 근사했다.신문도 그의 것이었다. 항공우주 관련 기사로 가득한 신문이었고, 꽃 역시 그가 직접 심은 것들이었다.허서령이 꽤 예쁘게 포장해 놓아서 밖에서 수십만 원을 주고 산 고급 꽃다발에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가 직접 만든 것이었다.지강산이 몇 초간 멍하니 바라보자 점점 민망해진 허서령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사람, 설마 신문이 자기 서재에서 뽑아 온 거라는 걸 알아본 건 아니겠지? 남자가 뜰에 무슨 꽃이 피는지까지 일일이 기억하진 않겠지? 혹시 성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래도 집안 좋고 잘나가는 남자인데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허서령은 속으로 자신을 다독이고 용기를 내 웃었다.“남자친구, 집에 온 거 환영해요.”호칭은 친밀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낯설었다.지강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눈빛이 그녀에게 머물렀다.“고마워. 꽃도 예쁘고, 너도 예뻐.”허서령의 팔에 소름이 돋았다.‘이거 그냥 억지 칭찬 아닌가?’그래도 다행히 지강산은 안지도, 입을 맞추지도 않았다. 덕분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처해지진 않았다.‘역시 오래 사귄 커플이라 그런가. 이제 열정은 별로 없나 보다.’“가방 제가 들어 줄게요.”허서령이 손을 뻗어 캐리어를 잡으려 했다.지강산은 캐리어를 뒤로 살짝 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들게.”“제 차 밖에 있어요. 가요.”허서령은 여전히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밖을 가리켰다.“집으로 갈 거예요, 아니면 바로 연구원으로 가요?”“집에 갈 거야.”지강산은 캐리어를 끌고 그녀의 옆으로 와 함께 걸었다.“허서령 씨...”그때 뒤에서 낯선 남자가 그녀를 불렀다. 허서령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지강산도 함께 돌아섰다.그녀를 부른 남자는
Leer más

제458화

백시욱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윤가온도 표정이 어두워져 황급히 해명했다.“서령 씨, 오해예요. 저 시욱이를 정말 많이 아껴요. 저희는 서로 사랑해서 만나는 거예요.”허서령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그걸 왜 저한테 설명해요? 남자친구한테 설명해야죠.”그 말을 남기고 허서령은 돌아섰다.지강산은 웃음이 점점 짙어진 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허서령은 걸으면서 일부러 크게 중얼거렸다.“무슨 남자가 손에 든 거 따로, 눈에 들어오는 거 따로야. 옆에 있는 것이 사람인지귀신인지도 못 알아보면 안과부터 가 봐야지.”지강산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서령아, 아직 멀리 안 갔어. 다 들려.”허서령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혹시 일부러 들으라고 한 말일 수도 있잖아요?”지강산은 즐겁게 웃었다.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이제 허서령은 혼자 속으로 삭이지 않았다. 불쾌한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풀어 버렸다. 힘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상대가 힘들게 만들었다.백시욱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공항을 나와 두 사람은 차에 탔다.운전은 지강산이 하고 허서령은 조수석에 앉았다.허서령은 어색함을 피하려 계속 휴대폰만 내려다봤다.그러면서도 가끔 곁눈질로 운전하는 남자를 훔쳐봤다. 옆모습도 흠잡을 데 없이 잘생겼다. 부드럽고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다.핸들을 잡은 손도 정말 예뻤다. 희고 길쭉한 손가락에 관절이 선명했고, 손톱은 짧고 단정했다. 손등에는 옅은 핏줄이 비쳐 은근히 힘 있고 섬세한 느낌을 동시에 줬다. 손이 예쁜 남자를 좋아하는 자신에게는 완벽한 조건이었다.‘이 남자가 정말 내 남자친구라고?’현실적으로 자신 같은 배경과 지위의 여자가 이렇게 외모 좋고 집안 좋은 남자와 연애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정말 그런 일이 있다면 두 가지뿐일 것이다.하나는 아주 정교한 연애사기, 다른 하나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그런 생각을 하다가 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
Leer más

제459화

차는 강령원으로 돌아왔다.하선희와 지은영이 대문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지강산이 차에서 내리자 두 사람이 반갑게 다가왔다.“둘째 오빠, 출장 잘 다녀왔어?”“아들, 고생했어. 보름이나 바쁘게 보내느라 얼굴 살이 다 빠졌네.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한 상 차려 놨어. 제대로 먹고 보충해.”지강산은 지은영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하선희를 바라봤다.“고마워요, 엄마.”반대편에서는 허서령이 트렁크에서 그의 캐리어를 꺼내고 있었다. 너무 무거워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큰 소리가 나는 바람에 앞에 있던 세 사람이 동시에 돌아봤다.지강산은 허서령이 짐을 옮기는 걸 보자 바로 다가가 캐리어를 잡았다.“이거 네가 안 들어도 돼.”허서령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이 정도는 해야죠.”지강산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지은영이 와서 허서령의 팔짱을 끼었다.“새언니, 이런 건 진짜 새언니가 할 일이 아니에요. 우리 오빠는 새언니한테 1킬로 넘는 것도 잘 안 들게 해요.”그러더니 허서령의 손을 들어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이렇게 하얗고 가는 손으로 무거운 거 들면 안 된다고, 오빠가 예전부터 새언니한테 힘쓰는 일 안 시켰어요.”하선희도 웃으며 말했다.“서령아, 공항까지 갔다 오느라 너도 고생했어. 얼른 들어가서 손 씻고 밥 먹자.”“네, 엄마.”허서령은 지은영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며 시선은 지강산 쪽으로 한 번도 향하지 않았다.지강산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희미한 외로움이 마음을 덮는 걸 느꼈다.하선희가 그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뭘 그렇게 보고 있어? 들어가서 밥 먹자.”지강산은 시선을 거두며 물었다.“엄마, 서령이한테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어요?”“아니.”하선희는 더 환하게 웃었다.“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자기가 먼저 그렇게 불렀어. 자기가 내 친딸이고 넌 주워 온 아들이래.”지강산도 결국 미소를 지었다.“짐부터 방에 두고 올게요. 먼저 드세요.”그는 캐리어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방에 돌아와 보니 큰 침대는
Leer más

제460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집중해서 공부하던 허서령은 고개를 들고 문을 바라봤다. 심장이 한 박자 놓쳤다.‘올 것이 왔다.’허서령은 책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갔다. 문을 열기 직전 잠시 멈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속으로 자신을 다독였다.‘허서령, 겁먹지 마! 저 사람은 네 남자친구야. 낯선 남자가 아니야!’자신은 두 달 넘게 입원했고, 그는 또 보름이나 출장을 갔으니 합치면 거의 석 달을 떨어져 있었던 셈이다. 한창 혈기 왕성한 남자친구가 자신과 자고 싶어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눈 딱 감고 참으면 되겠지.’허서령은 얼른 표정을 바꿔 웃으며 문을 열었다.“남자친구, 무슨 일이에요?”지강산은 문밖에 서서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남자친구라고 부르지 마. 너무 남 같아.”허서령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그럼 예전에는 뭐라고 불렀는데요?”“여보.”지강산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허서령은 뺨이 살짝 붉어진 채 옅게 웃으며 말했다.“그 호칭은 서로 주고받는 거잖아요. 저를 서령이라고 불렀던 건 기억나니까, 제가 여보라고 부르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지강산이 웃으며 바로잡았다.“강산 씨.”이 정도면 그나마 자연스러웠다.허서령이 다시 물었다.“강산 씨, 무슨 일이에요?”지강산은 손을 들어 정교한 상자 하나를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국경 쪽에서 시험했는데 그 지역은 옥이나 보석 말고는 딱히 특산품이 없더라. 그래서 돌 하나 가져왔어.”허서령의 마음이 살짝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상자를 받아 들었다.“고마워요.”상자를 열고 보니 그냥 평범한 돌인 줄 알았는데 안에는 빛깔이 선명한 보석 원석이 들어 있었다. 모서리가 살아 있는 달걀만 한 크기의 붉은 보석이었다.허서령은 보석에는 문외한이었지만 투명한 광택만 봐도 아주 비싸 보였다.그녀는 놀라 고개를 들고 물었다.“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에요?”지강산은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마음에 들어?”“네.”허서령은
Leer más
ANTERIOR
1
...
4445464748
...
50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