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술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는 듯했다. 허서령은 갑자기 태도가 바뀐 이유를 알 수 없어 말했다.“카톡 친구부터 추가하자.”소유하는 신이 나서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찍었다.그런데 허서령은 소유하가 기존 카톡 친구 목록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추가하지 않고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우리 예전에는 그냥 아는 사이였던 것 같은데?”소유하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허서령은 기억을 잃었을 뿐 바보가 아니었다.카톡 친구조차 아니었던 사람이 어떻게 가까운 친구였겠는가.반면 소준혁은 기존 카톡 친구 목록에 있었다. 예전 대화 기록을 보니 허서령이 그의 상업 분쟁 사건 하나를 맡아 이겨 준 적도 있었다.소준혁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미묘하게 선을 넘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그래도 그는 비교적 떳떳했다. 그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 다행이라며, 대학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허서령 같다고만 말했다.허서령이 물었다.“그때는 어떤 느낌이었는데요?”소준혁이 웃었다.“예쁘고, 눈부시고, 빛이 났지.”허서령도 예의상 웃으며 자신 있게 답했다.“고마워요.”남의 칭찬 앞에서 굳이 겸손을 떨 생각은 없었다.일주일 뒤, 큰어머니네 가족 네 명이 그녀를 보러 왔다.하선희가 한 사람씩 소개해 줬다.허서령이 받은 첫인상은 한마디로 ‘잘 꾸민 사람들’이었다. 겉으로는 빈틈없이 예의 바르고, 말투도 공손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부 듣기 좋고 선의로 포장된, 흠잡을 데 없이 체면 좋은 말뿐이었다.하선희 역시 큰아버지네 가족을 대할 때 형식적인 존중과 예의를 보이며, 필요한 절차만 단정하게 밟는 느낌이었다.체면치레가 끝나자 도미란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허서령에게 물었다.“우리는 기억 안 난다 했지? 그럼 네 가족은 기억나?”하선희가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형님, 차 드세요.”도미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동서, 설마 서령이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니지?”하선희의 표정이 굳었다.한나는 도미란과 호흡을 맞추듯 말했다.“어머님, 그만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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