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난 지강산은 다음 날 오후 두 시 출발하는 일등석 항공권을 예약했다. 이어 허서령의 짐을 챙기며 요즘 읽고 있던 책들까지 여행 가방에 넣었다.허서령이 눈을 떴을 때 그는 한창 그녀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허서령은 이불 속에 웅크린 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강산 씨는 진짜 사람 잘 챙기네요.”지강산은 쪼그려 앉아 세면도구와 신발, 옷, 휴대전화 충전기, 스킨케어 제품 등 빠진 게 없는지 하나씩 확인하다가 칭찬을 듣자 옅게 웃었다.“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챙겨 줘야 나한테서 못 떠나지.”허서령은 침대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이불을 어깨까지 두른 채 머리만 내밀었다.“그럼 도우미를 쓰면 되죠.”지강산은 태연하게 말했다.“나는 공짜잖아. 도우미는 돈 들어.”허서령은 또 웃음을 터뜨렸다. 반박할 말이 없었다.지강산은 여행 가방 지퍼를 잠그고 구석으로 옮긴 뒤 그녀를 바라봤다.“날씨 추워졌어. 옷은 침대 옆 협탁에 놔뒀으니까 얼른 갈아입어.”허서령은 협탁 위의 두꺼운 옷을 보고 침대 위로 끌어왔다. 조금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잠깐 나가 있어요. 침대에서 옷 갈아입게.”지강산은 다정하게 웃으며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우리 연인 사이고 같이 잔 적도 수도 없이 많아. 네 몸에 점이 몇 개 있는지도 아는데, 옷 갈아입는다고 나까지 내보내?”“나가 줘요.”허서령은 얼굴을 찌푸렸다. 귓불이 뜨거워져 몹시 민망했다.“알았어. 나갈게.”지강산은 웃으며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허서령이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동안 지강산이 문밖에서 크게 말했다.“서령아, 오늘은 책 그만 보고 나랑 밖에 좀 돌아다닐래?”“어디 가게요?”“제산시 명소들 구경시켜 줄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평범한 연인들처럼 데이트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진도 찍자.”“좋아요. 나도 잊은 곳이 많아서 다시 보고 싶어요.”“전문 카메라도 가져가자. 내가 사진 찍어 줄게.”“사진 잘 찍어요?”“네가 워낙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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