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아주 천천히...”지은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옆에 서서 지켜봤다.잠시 뒤, 허서령은 완전히 진정됐다.하지만 그 고요함은 극심한 슬픔과 고통을 겪은 뒤 정신이 마비된 사람의 모습 같았다.침대에 누운 그녀는 조건반사처럼 몸이 간헐적으로 떨릴 뿐, 얼굴은 창백하고 눈빛은 멍했다. 마치 고요한 물처럼 아무런 파문도 없었다.지강산은 아무리 감싸도 따뜻해지지 않는 그녀의 손을 잡아 입술에 가져다 대고 살며시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서령아, 걱정하지 마. 내가 계속 네 곁에 있을게. 이 어두운 시간을 같이 버티고, 이 병에서 빠져나오도록 같이 걸을게. 네가 회복할 때까지... 계속, 계속 곁에 있을 거야. 우리가 늙을 때까지.”“혼자라고 생각하지 마. 사는 게 아무 의미 없다고도 생각하지 마. 너한테는 내가 있어. 나는 계속 여기 있어.”지은영도 곁에서 거들었다.“저도 있잖아요. 언니, 우리 가족 모두가 언니랑 같이 이 고비를 넘길 거예요.”허서령의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었다. 시선은 여전히 멍한 채 구석을 향해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결마저 얕았다.지강산은 그녀가 진정된 것을 확인한 뒤 지은영을 돌아봤다.“왜 밖으로 데리고 나갔어?”“날씨가 좋더라고. 언니가 일어나고 나서 계속 멍하니 있고 감정도 거의 없길래, 햇볕이라도 쬐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해서 데리고 나갔어.”“그런데 왜 갑자기 감정이 폭발했어?”“심인혜 언니가 아들이랑 병문안 왔었어.”지은영은 의자를 끌어 침대 옆에 앉아 지강산과 마주했다.“둘이 왔을 때는 언니 기분도 꽤 좋아 보였어. 계속 아기 웃겨 주고 같이 놀아 주면서 점점 밝아졌거든. 그런데 둘이 가고 얼마 안 돼서 갑자기 무너졌어. 펑펑 울면서 가슴을 미친 듯이 때리고 소리까지 질러서... 나 진짜 너무 놀랐어.”상황을 들은 지강산은 허서령을 바라봤다. 그녀의 손을 이불 안에 넣어 주고 다시 이불을 덮어 주었다.“은영아, 고생했어. 넌 먼저 들어가. 여긴 내가 있을게.”“오빠,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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