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시욱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결혼 전에 있던 그 모임에서 유하가 서령 씨를 쓰레기라도 욕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 강산이가 정말 서령 씨한테 차였었어.”윤성을 돌아보는 지강산의 눈빛이 차갑기 그지없었고 말투에 불쾌함이 묻어났다.“엄청 우쭐거리네요?”윤성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태연하게 말했다.“난 서령이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우쭐거릴 게 뭐가 있다고요. 난 인혜가 더 좋아요.”그 한마디에 백시욱의 얼굴이 확 어두워지더니 분노와 두려움, 긴장과 당혹이 뒤섞인 표정으로 윤성에게 소리쳤다.“이봐요. 우리 와이프랑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라면서요. 그런데 왜 갑자기 인혜를 탐내는 거예요?”“농담이에요, 농담.”윤성이 건들거리며 웃었다.“초조해하기는. 인혜는 그냥 친동생 같은 애예요. 시욱 씨랑 빼앗을 생각 없습니다.”백시욱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윤성의 외모가 깔끔하고 준수했다. 게다가 집에 돈까지 많아 진짜로 뺏으려 한다면 백시욱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윤성이 지강산에게 몸을 살짝 기울이며 귓가에 속삭였다.“우리도 연적이 아니잖아요. 나한테 좀 잘해주면 안 돼요?”허서령이 심인혜의 손을 잡고 들어오다가 마침 이 장면을 목격했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맞은편의 그들을 쳐다봤다.심인혜는 지강산과 윤성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지강산이 윤성과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숨결까지 느껴졌다. 순간 구역질이 다 밀려왔다.그가 팔꿈치를 들어 윤성의 이마를 밀어내면서 짜증을 냈다.“좀 떨어져 앉아요.”그때 종업원이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들이었다. 담백하고 신선하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식재료는 주로 물고기, 새우, 닭, 소고기, 청경채, 유기농 채소 등이었고 각종 뚝배기 요리, 제철 재료를 넣은 솥밥도 있었다.지강산이 허서령과 사귈 때 그녀의 입맛에 맞추느라 요리를 많이 배웠다.지금은 허서령이 좋아하는 음식이면 그도 맛있게 먹었다. 입맛이 그녀 따라 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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