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령이 이렇게 자신을 존중하지 않자, 그녀도 더는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좋아. 그럼 여기서 말하지. 단도직입적으로 짧게 말하마.”허서령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도미란은 두 손을 단정히 허리 앞에 모았다. 온몸에는 고귀하고 강압적인 기운이 흘렀다. 눈빛은 부드러웠지만,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경고가 배어 있었다.“서령아, 하고 싶은 말은 6년 전에 이미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네가 철이 들었고, 강산의 앞날과 미래를 위해 손을 놓을 줄 아는 아이인 줄 알았어. 하지만 내가 너를 잘못 봤더구나. 강산이 울심시로 발령 난 그해, 네가 또 강산이를 붙잡았더구나.”허서령은 씁쓸하게 입을 다물었다. 또 소유하가 일러바친 모양이었다. 그녀는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도미란은 표정이 가라앉았고, 말투도 한층 딱딱해졌다.“우리 지씨 집안은 명문가다. 아무 여자나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더구나 네 아버지는 감옥에 갔지. 그건 우리 가문 전체에 영향을 주는 오점이고, 삼대가 지나도 씻어 낼 수 없는 치욕이야. 나는 너 같은 신분의 여자가 강산이와 함께하는 걸 절대 허락할 수 없어.”“강산이에게는 이제 약혼녀가 있어. 그 애는 대기업 임원이고, 부모님은 모두 대학교수야. 교양있는 가문의 출신이지. 나는 네가 분수를 알았으면 좋겠구나. 네 아버지는 범죄자고, 네 어머니는 반 문맹이나 다름없고, 너 역시 그저 작은 변호사일 뿐이야.”“쉽게 말해, 너 본인은 강산이에게 어울리지 않고, 네 집안도 우리 지씨 집안에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 앞으로 강산이에게서 멀리 떨어져. 더는 수준 낮은 수작 부리지 말고.”허서령의 주먹이 딱딱하게 굳었다. 손톱이 손바닥 살을 깊이 파고들어 은은한 통증이 올라왔다. 가슴은 밧줄에 조인 듯 숨조차 쉴 수 없었다.그녀는 스스로 분수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처 주는 말을 듣고도 괴롭지 않을 수는 없었고, 억울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막 반박하려던 순간, 뒤에서 어머니의 거친 욕설이 들려왔다.“지강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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