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술과 야식을 즐기며 신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일, 생활, 소문, 남자, 현재와 미래까지 화제가 끝이 없었다.밤 열 시에 시작한 자리는 자정을 넘길 때까지 계속됐다.한껏 웃음을 터뜨렸다가 때로는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기도 했다.잠옷을 입은 지강산이 밖으로 나와 복도 입구 벽에 기대선 채 팔짱을 끼고 거실에서 신나게 이야기하는 아내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방해하고 싶지는 않지만 얼른 들어가 쉬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잠시 후 지태일도 복도 입구로 나왔다. 그의 시선은 소파에서 술에 취한 정윤슬에게 향했다.“형도 아직 안 잤어?”지강산이 부르자 지태일은 고개를 돌렸다. 벽에 기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동생이 보였다.“넌 잠이 와?”“그러게. 잠이 안 오네.”지강산이 웃었다.지태일은 한 걸음 물러서서 동생과 나란히 벽에 기댔다. 그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술에 취한 정윤슬을 바라봤다.정윤슬의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눈이 풀리고 동작도 느려졌다. 그녀는 지은영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까딱까딱 끄덕였다.“네, 네...”누가 봐도 취한 모습이었다.지강산이 거실의 화기애애한 광경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예전에는 내가 서령이랑 결혼하고 딸까지 얻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 아직도 꿈같은데 정말 현실이 됐잖아. 이제 다른 소원 없어. 아내랑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하면 돼.”“그래. 소중히 여겨.”지태일이 대답했다.지강산이 형을 돌아봤다.“형은? 행복해?”“그냥 그래.”지태일이 씁쓸하게 웃었다.“그냥 그렇다는 게 무슨 뜻이야?”지태일은 정윤슬을 바라보며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예전엔 사랑이라는 게 뭔지도 몰랐고, 귀찮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막상 빠져 보니까 이성으로 통제가 안 되더라.”“걔가 뭘 하든, 어떻게 꾸미든, 그냥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하고 좋아. 집에 윤슬이가 있는 게 갈수록 좋아져. 요즘 우리 집은 깨끗하고 아늑해. 옷에서도 좋은 향이 나고 물건은 가지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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