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태일이 차갑게 물었다.“선물이 그렇게 부족해? 누가 뭘 주든 다 받을 거야?”정윤슬은 말문이 막혔다.“그건...”“그럼 받은 만큼 답례해야 할 텐데, 그 남자한테는 뭘 줄 생각이야?”“저는...”지태일의 목소리에 불쾌감이 더해졌다.“그 남자는 네가 유부녀인 줄 몰라?”“네?”정윤슬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생각해 보니 자신조차 결혼한 여자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았다.지금의 생활은 독신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남자 룸메이트 하나가 생겼을 뿐이었다.하지만 결혼한 사람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남자에게 선물을 받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지씨 집안 남자들은 유난히 원칙을 중시했다. 지태일도 예외가 아니었다.‘사랑 없는 결혼이라도 혼인 관계인 아내가 선을 넘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생각일까?’정윤슬은 잠시 생각하다 유리병을 안고 또박또박 말했다.“태일 오빠,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 물건을 마음대로 버리시면 안 되죠. 그건 저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에요.”“미안해.”지태일은 망설임 없이 즉시 사과했다.뜻밖의 사과에 정윤슬은 잠시 멍해졌다.그런데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지태일은 진지하고 단호하게 덧붙였다.“그건 버리든지 돌려줘. 그리고 네가 남편 있는 여자라는 것도 알려 주고.”정윤슬의 가슴에 묘한 떨림이 일며, 심장 박동이 흐트러졌다.남자의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화를 내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태일 오빠, 혹시 질투하세요?”정윤슬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심장이 두근거려,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지태일은 피식 웃고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하! 농담해? 내가 왜 질투를 해?”정윤슬의 들뜬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 착각한 모양이었다.“알겠어요. 꽃송이 버섯은 선배에게 돌려드릴게요.”지태일은 차분하고 진지하게 말했다.“앞으로 선물 받고 싶은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다른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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