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산 대학교에 가장 북적이는 개강철이 찾아왔다.활기가 넘치는 캠퍼스에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잔디 언덕에도 서너 명씩 모여 수다를 떨거나 공부를 하고,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학생들이 여기저기 보였다.“저기요. 카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화려한 인상의 여학생이 남학생들 무리로 다가와,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는 한 남학생을 바라보며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남학생 셋이 모두 고개를 들어 여학생을 바라봤다.“미안한데 휴대전화가 없어요.”지강산은 차갑게 거절했다.여학생은 난처하고 민망한 얼굴로 곧바로 자리를 떴다.소준혁이 웃으며 말했다.“강산아, 개강하고 지금까지 너한테 카톡 달라고 한 여자가 몇 명이냐? 아직 셀 수는 있냐?”지강산은 얇은 회색 재킷을 한번 잡아당기며 무심하게 웃었다.“그걸 왜 세?”최우진은 두 손으로 잔디를 짚고 몸을 뒤로 젖힌 채, 지나치게 잘생긴 지강산의 얼굴을 바라보며 충고했다.“강산아, 너도 벌써 성인이야. 여자친구 한 명 사귀고 연애도 해 봐야지. 대학 와서 연애 안 하면 대학 생활 절반은 날리는 거다.”“안 해. 관심 없어.”지강산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최우진은 지강산의 어깨를 툭 쳤다.“너도 준혁이 좀 배워. 걔는 중학교 때부터 연애해서 일 년에 한 번씩 여자친구가 바뀌잖아. 그래야 청춘을 제대로 즐기는 거지.”지강산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연애는 시간 낭비야. 한다고 꼭 끝이 좋은 것도 아니고. 졸업할 때 되면 다 헤어진다는데 뭐 하려 해?”“결과가 뭐가 중요해. 과정이 중요하지.”최우진은 지강산의 귀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여자애들은 다 향기 나고 부드러워. 키스하면 얼마나 좋은데. 넌 여자랑 자 본 적도...”지강산은 손을 들어 최우진의 얼굴을 가리고 힘껏 밀어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여자 얘기 좀 그만하면 안 돼? 정상적인 얘기 좀 하자.”소준혁이 비웃듯 말했다.“우진아, 얘한테 그런 말 해 봐야 소용없어. 무슨 욕심 없는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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