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태일이 들어가 할아버지와 부모님께 인사하자 정윤슬도 따라 인사했다.이어 지태일이 자연스럽게 정윤슬을 소개했다.“인사드릴게요. 정윤슬, 제 아내입니다.”소개를 마친 지태일은 정윤슬에게 말했다.“큰아버지 가족은 이미 알지? 저쪽이 큰고모와 큰 고모부, 이쪽은 작은고모와 작은 고모부야. 그리고 큰 사촌 형, 둘째 사촌 형, 사촌 동생.”정윤슬은 긴장한 채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세요.”큰고모가 정윤슬을 위아래로 훑었다.“태일아, 이 애가 네 할아버지가 정해 준 신붓감이니? 열 살이나 어리다더니 참 젊고 예쁘네.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지태일이 담담히 되물었다.“큰고모, 말씀을 참 쉽게 하시네요. 죄송하지만 저는 배운 게 짧아서 그렇게 센 말씀은 감당이 안 되네요.”그는 윤슬의 손목을 잡고 몸을 돌렸다.“윤슬아, 내 방에 가서 짐부터 내려놓자.”큰고모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화가 난 눈으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노려봤다.지은영이 싱글벙글 웃었다.“큰고모, 큰오빠는 둘째 오빠처럼 부드럽고 예의 바른 사람이 아니에요. 누구한테 시비를 걸어도 큰오빠한테는 걸지 마세요. 화나면 온 가족이 무서워하거든요.”큰고모는 어색하게 웃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방에 들어온 뒤에도 정윤슬의 신경은 여전히 자신의 손목을 잡은 지태일의 커다란 손에 쏠려 있었다. 따뜻하면서도 약간 거친 손바닥에서 힘이 느껴졌다.피부를 타고 전류가 흐르는 듯한 감각에 심장이 긴장으로 뛰었다.방은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지만 침대가 하나뿐이었다.회색 침구는 단조롭고 무미건조해서 딱 남자다운 취향이었다.지태일은 정윤슬의 손목을 놓고 가방을 내려 줬다.“오늘 밤은 네가 여기서 자.”“그럼 오빠는요?”정윤슬은 주위를 둘러보며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지태일이 바닥을 가리켰다.“난 바닥에서 잘게.”정윤슬은 나무 바닥을 보고 걱정스러워졌다.“딱딱하고 차가울 텐데요.”“괜찮아.”지태일은 가방을 침대 발치에 놓았다.“훈련할 때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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