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채의 문을 닫고 들어서는 미옥의 손에는 노란 국화 꽃잎을 띄운 대야가 들려 있었다.연호는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안개처럼 밀려드는 수증기 너머로 그녀를 응시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 보았던 그 아이가 맞는데, 공기가 달랐다. 씩씩하게 바닥을 딛던 발소리는 유령처럼 조용해졌고, 고개를 숙일 때마다 드러나는 목덜미의 곡선에는 형용할 수 없는 눅진한 열기가 서려 있었다. 미옥이 가까이 다가와 대야를 내려놓을 때, 연호의 코끝을 스친 것은 쌉싸름한 국화 향뿐만이 아니었다. 그 향기 너머로 배어 나오는, 사내의 손길이 깊게 닿
Última atualização : 2026-03-05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