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Bab 11 - Bab 20

52 Bab

제11화: 하얀 아랫니 두 개와 축축한 항소 이유서

"야! 휴지! 아니, 가제 손수건 빨리!!"거실 한가운데서 최강태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주방에서 젖병을 씻고 있던 유준이 빛의 속도로 뽀송뽀송한 면 손수건을 뽑아 달려왔다."관장님, 또요? 오늘만 벌써 여덟 장째 턱받이를 갈았는데!" "나도 미치겠다! 애 입에서 무슨 나이아가라 폭포가 쏟아져!"생후 7개월을 꽉 채워가는 여름이는 뒤집기와 배밀이(기어가기)를 마스터함과 동시에, 새로운 발달 단계에 돌입했다. 바로 침샘 폭발과 무한 구강기였다. 여름이의 작은 입술 사이로는 끊임없이 투명한 침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은 일단 입으로 직행했다."강태 형! 애가 형 단백질 쉐이크 뚜껑 핥고 있잖아!" "헉, 안 돼! 그거 초코맛이라 달단 말이야!"강태가 기겁하며 뚜껑을 빼앗자, 여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울먹였다. 달래기 위해 이수가 자신이 아끼는 미술용 실리콘 주걱을 깨끗이 씻어 쥐여 주자, 여름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주걱을 촵촵 소리 내며 씹기 시작했다.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완벽한 쓰리피스 수트 차림의 태준이 퇴근해 들어왔다."다들 뭐 해. 애가 왜 이렇게 침을 흘려?" "형 왔어? 몰라, 어제부터 자꾸 투정 부리고 이것저것 다 물어뜯어. 집안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다니까."태준은 혀를 차며 자신의 루이비통 서류가방을 소파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매뉴얼 3장 2항. 아이 주변 반경 1미터 이내에는 삼킬 수 있는 작은 물건이나 위험한 것을 두지 않는다. 다들 주의해. 나 씻고 올 테니까."태준이 넥타이를 풀며 욕실로 향한 사이, 거실 바닥을 뽈뽈거리며 기어 다니던 여름이의 시선이 소파 테이블 위로 향했다. 그곳에는 태준이 가방 지퍼를 채 닫지 않아 삐져나온, A4 용지 뭉치가 있었다.사각사각. 종이가 스치는 소리가 여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름이는 테이블 다리를 잡고 낑낑거리며 엉거주춤 상체를 세우더니, 통통한 손을 뻗어 그 종이 뭉치를 끄집어내렸다.15분 뒤. 샤워를 마치고 가운을 입은 채 뽀송뽀송하게 거실로 나온 태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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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물망초가 피어난 자리, 그리고 우리의 흉터

서대문구의 한적한 골목. 낡은 붉은 벽돌 건물 2층에 자리한 작은 프랑스 자수 공방. 딸랑, 하는 종소리와 함께 네 남자가 쭈뼛거리며 안으로 들어섰다. 유준의 품에는 아기띠로 안긴 여름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어머, 남자분들이 여긴 어쩐 일로…." 안경을 쓴 인상 좋은 공방 사장님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수가 떨리는 손으로 가방에서 여름이의 배냇저고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사장님. 혹시 작년에… 이 물망초 패턴을 수놓은 수강생, 기억하십니까?"저고리를 받아 든 사장님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낡고 삐뚤삐뚤한 자수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기억하고말고요. 잊을 수가 없죠."네 남자가 마른침을 삼키며 사장님의 입술에 시선을 집중했다."스물두 살인가, 세 살쯤 된 어린 학생이었어요. 배가 남산만 하게 불러서 찾아왔죠. 손마디가 다 터져 있길래 물어보니, 식당 설거지에 편의점 알바까지 투잡을 뛴다고 하더군요. 돈도 없을 텐데 굳이 이걸 왜 배우려 하냐고 물었더니…."사장님이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었다."자기가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아이를 낳으면 아마 키우지 못할 것 같대요. 그래도 자기가 엄마라는 흔적 하나는 남겨주고 싶다고, '나를 잊지 말라'는 뜻의 물망초를 꼭 자기 손으로 수놓고 싶다며 밤낮으로 와서 연습했어요. 손가락이 바늘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한 번을 안 울더라고요."사장님의 담담한 회상에, 공방에는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버렸다'고 분노했던 마음이, '지켜주지 못했다'는 친모의 절박함으로 바뀌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절박함은, 네 남자의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서늘한 어린 시절의 흉터를 건드리고 있었다.가장 먼저 주먹을 꽉 쥔 건 태준이었다. 그의 귓가에는 방금 들은 사장님의 목소리 대신, 20년 전 어머니의 차가운 목소리가 환청처럼 울렸다. [태준아. 넌 얌전하고 똑똑하니까 고모 댁에서도 잘할 수 있지? 시끄럽게 울면 내쫓긴다. 무조건 조용히 해.] 부모의 이혼 후, 친척 집을 전전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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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폐교 앞의 절망, 그리고 판도라의 상자

"…폐교?"서울 외곽의 한적한 재개발 구역. 먼지가 펄펄 날리는 공사판 한가운데, 낡은 바리케이드 너머로 포크레인이 건물을 부수고 있었다. 그 앞에 우두커니 선 네 남자의 표정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바리케이드 앞에 세워진 녹슨 표지판에는 희미하게 **[성지 보육원 부설 성지여자고등학교 (2024년 2월 폐교)]**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아니, 폐교된 지 벌써 2년이 넘었잖아. 게다가 보육원도 다른 지역으로 통합돼서 이사 갔고." 이수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했다.유준의 품에 안겨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여름이의 진짜 엄마를 찾을 유일한 단서. 그 성지여고가 이미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태준은 미간을 짚으며 빠르게 이성을 되찾았다."일단 철수한다. 여기서 먼지 마셔봤자 애 기관지만 상해. 돌아가서 다른 루트를 찾아보자."그날 밤, 셰어하우스 거실. 여름이를 안방 텐트 안에 재워둔 네 남자는 거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시원한 맥주 캔을 땄다. 공방 사장님의 이야기와 폐교의 충격으로 다들 입맛이 없어 안주는 마른오징어가 전부였다."근데 형."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켠 유준이 입을 열었다. "우리 유전자 검사 결과 다 0% 나왔잖아요. 그럼 이 집 남자들 중에 애 아빠가 있다는 그 쪽지는 대체 뭘까요? 친모가 주소를 착각했다기엔, 우리 집 대문 앞에 너무 정확하게 두고 갔단 말이죠.""그러게. 보육원 출신 미혼모가 연희동 단독주택 골목까지 굳이 찾아와서 애를 버린다? 확률적으로 말이 안 돼." 태준이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혹시… 우리 중에 진짜 범인(?)이 있는데, 유전자 검사가 잘못된 거 아냐?" 이수의 폭탄 발언에 거실에 서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야! 서이수! 말은 똑바로 해. 검사 결과가 어떻게 틀려! 99.9%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과학 수사를 얕보지 마!" 태준이 발끈하며 소리쳤다."아니, 형 생각해 봐요. 여름이가 지금 7개월이죠? 친모 뱃속에 열 달 있었다고 치면, 대충 17개월 전. 작년 겨울쯤이네요." 유준이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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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윤의경, 그리고 옥탑방의 VVIP 영수증

"자, 우리 여름이! 삼촌이 한우 1++ 등급 안심을 절구에 콩콩 찧어서 만든 생애 첫 소고기 미음이야! 아~ 해보자, 아~"아침 8시, 셰어하우스 주방. 분홍색 토끼 앞치마를 두른 유준이 비장한 얼굴로 작은 실리콘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하얀 아랫니가 두 개 난 여름이를 위해, 밤새 핏물을 빼고 끓여낸 정성 가득한 이유식이었다.범보 의자에 앉은 여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숟가락을 쳐다보았다. 옆에서 출근 준비를 마친 태준과 덤벨을 들고 있던 강태가 침을 꼴깍 삼키며 그 역사적인 첫입을 지켜보았다."어디, 내 입에 먼저 좀…." 이수가 숟가락 쪽으로 입을 벌리며 다가가자 강태가 뒷덜미를 낚아채 끌어냈다. "어른은 빠져. 여름아, 옳지! 입 벌린다!"여름이가 새 부리처럼 입을 오물거리며 숟가락을 덥석 물었다. 그리고 3초 뒤.푸르르르륩!여름이가 입술을 바르르 떨며 이유식을 사방으로 뿜어냈다. "아아악!!" 태준의 비명이 거실을 찢었다. 완벽하게 다림질된 그의 네이비 수트 재킷과 실크 넥타이에 잘게 다져진 한우 안심 미음이 흩뿌려진 것이다."형!! 닦지 마! 문지르면 냄새 배!" 유준이 허둥지둥 물티슈를 뽑아 들었다. "하… 내 팔자야. 이래서 내가 아침 교대를 안 하려고 했는데…."태준이 해탈한 듯 고개를 젖혔다. 하지만 짜증도 잠시, 여름이가 생애 첫 고기 맛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잇몸을 훤히 드러내며 까르륵 웃자, 태준의 입가에도 어쩔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옷이야 갈아입으면 되지. 유준아, 넌 마저 먹여라. 나는 서류 가방 챙겨서 나간다." "형, 오늘 출근길에 거기 들르는 거 맞지?"강태의 물음에 태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호사의 그것으로 돌변했다. "어. 어젯밤에 내가 예전에 맡았던 성지 보육원 퇴소 아동 소송 건 서류를 다 뒤졌어. 그때 보육원 원장님 연락처가 남아있더라. 지금은 은평구 쪽에서 작은 아동 복지 센터를 운영하고 계셔. 오전 재판 끝나자마자 바로 찾아갈 생각이다."오후 2시, 은평구의 한 아동 복지 센터. 태준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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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VVIP 룸의 진실, 그리고 엇갈린 크리스마스이브

연남동의 텅 빈 옥탑방. 찢어진 영수증 조각이 맞춰진 순간, 그 좁은 공간의 공기는 얼어붙을 듯 차가워졌다."나유준. 설명해 봐.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물류센터 상하차 알바를 했다는 놈이, 왜 해성 호텔 VVIP 라운지에서 550만 원을 긁었는지. 그리고 그 영수증이 왜 윤의경의 방 장판 밑에서 나오는지."이태준의 서늘한 추궁에 나유준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굴리던 그의 뇌 회로가 완전히 정지해 버렸다. 유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강태와 이수를 번갈아 보았다. 두 형 역시 배신감과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였다."형들… 하아, 진짜. 이거 말하면 나 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데." 유준이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뜨리더니, 결국 자포자기한 듯 두 손을 들었다."사실 저… 취준생 아닙니다. 건물 관리인도 아니고요. 이 셰어하우스, 제 명의로 된 제 집 맞아요. 그리고 저… 해성그룹 막내손자입니다."1초, 2초, 3초.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가장 먼저 침묵을 깬 건 이수였다."푸하하하! 야, 나유준! 네가 재벌 3세면, 나는 피카소 환생이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진짜예요! 못 믿겠으면 제 지갑에 있는 해성그룹 임원용 블랙카드 보여드려요?!"유준이 억울하다는 듯 지갑을 꺼내려 하자, 태준이 매섭게 손목을 낚아챘다. "네 신분은 나중에 따지고! 지금 중요한 건 윤의경이야! 윤의경이랑 무슨 관계길래 네 영수증을 그 여자가 가지고 있냐고. 설마 네가…!""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전 그날 그분 얼굴도 제대로 못 봤어요!" 유준이 펄쩍 뛰며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의 진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1년 전, 크리스마스이브. 해성 호텔]그날, 유준은 할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VVIP 라운지에서 열린 재계 고위층 자제들의 프라이빗 파티 겸 맞선 자리에 끌려갔다. 숨 막히는 가식과 정략결혼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유준은, 코스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카드를 던져 결제만 해두고 비상구를 통해 몰래 도망쳤다."비상계단을 막 뛰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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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검은 마스크의 침입자와 지옥에서 온 아빠들

"밟아!! 신호 무시하고 그냥 밟으라고!!!"평소 교통법규 위반이라곤 상상도 할 수 없던 완벽주의자 변호사 이태준이 핸들을 부여잡고 악을 썼다. 조수석에 탄 강태의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어 있었고, 뒷좌석의 유준과 이수는 홈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형! 저 새끼가 여름이 텐트 쪽으로 손을 뻗어! 빨리, 빨리!!"끼이이익- 쾅! 연희동 셰어하우스 대문 앞에 차가 멈추기가 무섭게 네 남자가 짐승처럼 튀어 나갔다. 가장 선두에 선 강태가 굳게 잠긴 현관문을 향해 자신의 거대한 어깨를 그대로 날렸다.우당탕탕- 콰앙!"누구야 이 개새끼야!!!"육중한 문이 박살 나듯 열리며 강태가 포효했다. 거실 한가운데, 여름이의 텐트 안으로 상체를 반쯤 숙이고 있던 검은 마스크의 남자가 기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남자가 품속에서 번쩍이는 무언가(아마도 삼단봉이나 흉기)를 꺼내려던 찰나였다. 국가대표 출신 유도 관장의 반사신경은 인간의 그것을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어딜 감히!"강태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남자의 멱살과 허리춤을 동시에 움켜쥐었다. 그리고 거대한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가 싶더니, 그대로 거실 바닥에 내리꽂혔다.쾅!! "크헉!"단 한 번의 완벽한 엎어치기. 남자는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강태가 남자의 양팔을 꺾어 등 뒤로 제압하는 사이, 유준과 이수가 쏜살같이 텐트로 달려가 여름이를 품에 안았다."으아아앙-!!!"요란한 소리에 놀라 깨어난 여름이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유준이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확인했다. "여름아! 안 다쳤어! 다친 데 없어요! 우리가 왔어!"그제야 이성을 되찾은 태준이 서늘한 눈빛으로 툭툭 옷 먼지를 털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태준은 무릎을 꿇고 앉아, 남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검은 마스크를 거칠게 벗겨냈다."너, 정체가 뭐야. 좀도둑치고는 동선이 너무 목적 지향적이었지."남자는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입을 꾹 다물었다. 태준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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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연희동 요새화 작전, 그리고 막내의 각성

삐용 삐용 삐용-조용하던 연희동 주택가에 경찰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태의 엎어치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설탐정은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차로 끌려갔다."야간주거침입도난, 특수손괴, 거기에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까지. 증거물인 사찰 사진과 흥신소 장부 다 넘겼으니 조서 꼼꼼히 쓰십쇼. 아, 그리고 저놈 변호사로 대건 로펌 쪽 인간이 오면 나한테 바로 연락하고요. 구속영장 기각되면 관할 서장님 옷 벗을 각오 하셔야 할 겁니다."경찰차 창문을 두드리며 살벌하게 경고하는 이태준의 등 뒤로 후광이 비치는 듯했다. 담당 형사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 에이스 출신인 태준의 서늘한 기세에 눌려 깍듯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상황이 일단락된 후, 셰어하우스 거실. 박살 난 현관문은 강태가 임시방편으로 자신의 방에 있던 거대한 원목 책장을 밀어와 막아두었다. 네 남자는 엉망이 된 거실 한가운데 앉아, 무거운 침묵 속에서 마른세수만 반복했다."…진짜 전쟁이네." 이수가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대건 로펌. 거긴 법조계의 청소부 같은 곳이야. 정재계 VVIP들의 지저분한 사생활, 혼외자 문제, 마약 스캔들 같은 걸 돈과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쓰레기 집단." 태준이 이를 악물었다."그럼 그 친아빠라는 놈은… 자기 핏줄인 여름이를 찾아서 어떻게 하려고 한 걸까요? 설마 진짜로 해치기라도…." 유준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아예 없는 존재로 만들려고 했겠지. 호적에 올릴 생각이었으면 흥신소를 시켜서 야밤에 도둑고양이처럼 애를 빼돌리려 하진 않았을 테니까. 윤의경은 그걸 직감하고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우리에게 온 거고."태준의 시선이 텐트 안에서 곤히 잠든 여름이에게 향했다. 아까의 소동에 놀라 울다가 지쳐 잠든 아이의 눈가에는 여전히 눈물자국이 맺혀 있었다."이제 어떡해, 형. 언제 또 저런 놈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강태의 솥뚜껑 같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이 작은 천사를 완벽하게 지켜주지 못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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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요새에 찾아온 손님, 그리고 대건 로펌의 그림자

"도련님. 기저귀 쓰레기통 비웠습니다.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 있으십니까?"각 잡힌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낀 덩치 큰 사내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보고했다. 그의 가슴팍에는 해성그룹 특수 경호팀 '블랙'의 배지가 반짝이고 있었다."아, 네. 수고하셨어요. 냄새 안 나게 매듭 꼭 묶어서 버리셨죠? 그리고 우리 여름이 낮잠 시간이니까 다들 마당에서 무전기 볼륨 줄이시고요.""명심하겠습니다!"사내가 각 잡힌 걸음으로 밖을 나가자, 소파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태준, 강태, 이수의 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하루아침에 연희동 셰어하우스는 완벽한 요새가 되었다. 집 주변을 둘러싼 건장한 요원들, 마당 곳곳에 설치된 최첨단 열화상 CCTV. 심지어 오늘 아침에는 이유식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가는 강태의 뒤로 검은색 에스컬레이드 두 대가 에스코트를 붙는 촌극까지 벌어졌다."나유준… 너 진짜 적응 안 된다." 이수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탈리아제 쓰리피스 수트를 쫙 빼입은 유준은, 한 손에는 최신형 태블릿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여름이의 입가를 가제 손수건으로 다정하게 닦아주고 있었다."형들, 이제 제 자본주의의 맛이 좀 느껴져요? 제가 어제 할아버지한테 확실히 딜을 쳐놨거든요. 당분간 대건 로펌 놈들, 우리 집 근처 10km 이내로 발도 못 들일 겁니다.""그래, 돈이 좋긴 좋다만…." 강태가 머리를 긁적였다. "저 우락부락한 형님들이 빨래 개고 젖병 소독하는 건 도저히 못 보겠다. 내가 할 테니까 좀 내보내."그때였다. 거실 벽면에 설치된 홈캠 인터폰이 짧게 울렸다. 화면에는 대문 밖에서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혀 바들바들 떨고 있는 작고 왜소한 체구의 여자가 보였다.— [도련님. 신원 미상의 여성이 방문했습니다. 쫓아낼까요?]인터폰 너머로 경호팀장의 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화면 속 여자는 경호원들의 위압감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두 주먹을 꼭 쥐고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잠깐." 태준이 인터폰 화면을 확대했다. 여자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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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100평짜리 베이스캠프와 뽀로로 매트

"조심해! 그 서류 가방 안에 백도훈 관련 자료 다 들어있어! 그리고 저기 바운서 흠집 안 나게 조심히 옮기고!"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00평대 최고급 주상복합 펜트하우스. 수십억을 호가하는 샹들리에 아래로, 해성그룹 경호팀 '블랙' 요원들이 각 잡힌 자세로 짐을 나르고 있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낡은 연희동 셰어하우스에서 복작거리던 네 남자는, 하루아침에 구름 위에 뜬 성 같은 펜트하우스로 입성했다."와… 나유준. 너 진짜 이런 데서 살 수 있으면서 그동안 우리 집 화장실에서 찬물 나온다고 찡찡거린 거냐?" 이수가 통유리창 너머의 한강 뷰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형, 전 그 소박한 서민의 온기가 좋았다니까요. 아무튼 당분간 여기가 우리 베이스캠프예요. 할아버지가 제 이름으로 빼둔 안가(安家)라서, 대건 로펌 놈들은 물론이고 기자들도 절대 접근 못 합니다."유준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말했다. 하지만 넓고 화려한 펜트하우스의 거실 풍경은 이내 기괴하게 변해가고 있었다."야! 대리석 바닥 안 보여?! 우리 여름이 쿵 하면 머리 깨져! 빨리 차에서 뽀로로 매트 가져와서 싹 다 깔아!" 강태의 불호령에, 검은 정장을 입은 덩치 큰 경호원들이 무릎을 꿇고 100평짜리 최고급 천연 대리석 바닥 위에 알록달록한 뽀로로 퍼즐 매트를 정성스럽게 맞추기 시작했다.최고급 이탈리아제 가죽 소파 위에는 침이 잔뜩 묻은 바나나 치발기가 뒹굴었고, 수백만 원짜리 원목 장식장 앞에는 핫핑크색 모서리 쿵 방지 스펀지가 덕지덕지 붙었다. 강남 펜트하우스가 순식간에 거대한 '베이비 룸'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그 언밸런스한 풍경 속에서, 이태준은 다이닝룸의 긴 식탁에 노트북과 서류들을 쫙 펼쳐놓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이미 전투태세를 갖춘 맹수의 그것이었다."다들 주목. 짐 정리는 경호원들한테 맡기고 이리 와." 태준의 호출에 세 남자가 식탁으로 모여들었다."백도훈이 원하는 건 분명해. 다음 달에 있을 해성그룹 장녀 나지연과의 결혼식을 무사히 치르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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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키즈카페의 스파이와 대리석 자쿠지의 수영 선수

"관장님! 애 놓친다! 목 꽉 잡아!" "잡고 있어! 근데 욕조가 무슨 태릉선수촌 수영장만 하냐고! 애가 파도에 떠내려가게 생겼잖아!"청담동 펜트하우스의 최고급 대리석 욕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초대형 원형 자쿠지 안에서, 반바지 차림의 강태와 이수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여름이를 씻기고 있었다. 평소 연희동 셰어하우스의 좁은 화장실에서 플라스틱 대야에 물을 받아 씻기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이었다.첨벙첨벙! 여름이는 넓은 물이 마음에 드는지 오동통한 팔다리를 파닥거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물장구에 튄 물이 이수의 얼굴을 정통으로 강타했다."푸훕! 야, 나유준! 너네 집은 무슨 화장실에 파도 풀을 만들어 놨냐!" "아, 그 자쿠지 스위스제 모터 달린 거라 수류가 좀 셉니다! 우리 여름이 생애 첫 수영인데 마음껏 즐기게 두시죠!"밖에서 수건을 들고 대기하던 유준이 여유롭게 웃었다. 거대한 자쿠지 안에서 작은 오리 인형을 쫓아 헤엄(?)치는 여름이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로웠다. 밖에서는 재벌가와 대형 로펌의 피 튀기는 전쟁이 예고되어 있었지만, 이 100평짜리 요새 안에서만큼은 여름이의 웃음소리가 유일한 법이자 진리였다.같은 시각, 강남구의 한 프리미엄 키즈카페.파스텔톤 볼풀장이 넓게 펼쳐진 구석 테이블. 완벽한 네이비 수트에 날카로운 안경을 낀 이태준이, 어울리지 않게 핑크색 토끼가 그려진 기저귀 가방을 옆에 둔 채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잠시 후, 정장을 입고 뿔테 안경을 쓴 비쩍 마른 청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가와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건 로펌의 3년 차 주니어 변호사, 최정우였다."서, 선배님… 저 진짜 오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대표님이 알면 전 바로 한강 뷰가 아니라 한강 물속으로 갈지도 몰라요.""호들갑 떨지 마. 대건의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다 보니 보안이 가장 철저한 회원제 키즈카페로 불렀을 뿐이야. 게다가 넌 미혼이라 여기 출입 기록이 남아도 조카 데리고 왔다고 둘러대면 그만이지."태준이 무심하게 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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