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52

52 챕터

제51화: 여우의 첫 번째 말판

"미국계 헤지펀드 '벨 가드(Vanguard)' 아시아 지사. 거기 수장이 나서현 상무야."월요일 아침, 출근 전 연희동 셰어하우스의 식탁. 이태준이 패드 화면을 띄우며 무거운 목소리로 가라앉았다. 퇴원 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냉철한 눈빛만큼은 칼날 같았다."내 아버지를 치고 기획조정실을 먹었으니, 그 년이 얌전히 뉴욕에 처박혀 있을 리가 없지." 나유준이 톰브라운(Thom Browne) 수트 재킷을 걸치며 이가 갈린다는 듯 중얼거렸다. 큰아버지의 첫째 딸이자, 나지연의 친언니인 나서현. 그녀는 백도훈처럼 무식하게 칼을 쓰거나, 큰아버지처럼 어설프게 법의 맹점을 노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수조 원의 자본으로 한 기업을 통째로 찢어발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월가의 마녀'였다."그 서현이라는 사람… 목적이 뭘까요?" 여름이의 이유식을 먹이던 윤의경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대건 로펌이라는 지옥을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돈과 복수, 둘 다겠지." 태준이 패드를 끄며 의경을 안심시키듯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걱정 말아요. 이번엔 내가 먼저 움직일 테니까."오후 2시, 해성 백화점 본점 VVIP 라운지."어머, 서현 언니!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화려한 샤넬 트위드 재킷을 입은 나지연 상무가 라운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반갑게 소리쳤다. 백도훈 사태 이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전전긍긍하던 그녀에게, 친언니 나서현의 귀국은 유일한 동아줄이었다.에르메스 버킨백을 테이블 옆에 내려놓은 채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던 나서현이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차갑고 오만한 눈동자가 동생을 향했다."지연이 너, 여전히 대가리 못 굴리고 쇼핑이나 하고 다녔구나. 아버지가 구치소에서 피를 토하고 계시는데 눈에 그게 들어와?""언, 언니… 그게 아니라 나유준 그 기생충 새끼가 할아버지 마스터 카드까지 뺏어서 날 쫓아내려고…!""닥쳐." 서현이 낮게 읊조리자 지연이 순간 숨을 들이켜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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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조작된 마녀사냥, 그리고 진짜 목적

"[단독] '아이들을 인질로…' 유도 국가대표 출신 관장, 상습 아동 학대 의혹 충격"인터넷은 순식간에 불타 올랐다. 악의적으로 편집된 짧은 영상 속 최강태는 험악한 얼굴로 용역 대장의 멱살을 잡고 있었고, 뒤편에서는 체육관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울고 있었다. 여기에 돈을 받고 매수된 가짜 학부모의 눈물 섞인 인터뷰까지 지상파 뉴스를 타면서, 강태는 하루아침에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괴물 관장'이 되어 있었다.연희동 셰어하우스 거실. 평소라면 우렁찬 기합 소리로 가득했을 강태의 넓은 등은, 오늘따라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굽어 있었다."내가… 내가 진짜 멱살만 잡았지, 애들은 털끝 하나 안 건드렸어. 우리 애들한테 내가 어떻게…." 강태가 투박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평생 유도밖에 모르고 살아온 순박한 거구에게,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누명은 칼에 찔리는 것보다 더 잔인한 고통이었다."관장님, 다들 아니까 제발 고개 숙이지 마세요. 관장님이 어떤 분인지 세상이 다 알아요…!" 윤의경은 강태의 곁에서 수건을 쥐고 눈물을 쏟아냈다. 또다시 자신과 여름이 때문에 셰어하우스 식구들이 더러운 시궁창에 구르는 것 같아 죄책감이 심장을 찔렀다."최 관장, 고개 들어." 서류 가방을 들고 거실로 들어선 이태준이 서늘한 목소리로 방 안의 공기를 가라앉혔다.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색은 창백했지만, 그의 눈빛은 대건 로펌을 무너뜨릴 때보다 더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이건 완벽하게 조작된 '기획 고소'이자 언론 플레이야. 건물 매입 시점, 용역 투입, 그리고 기자들의 대기 타이밍까지 단 1분의 오차도 없이 맞아떨어져. 배후는 나서현이 확실해.""태준이 형 말이 맞아." 나유준 역시 해성그룹 기획조정실의 비밀 정보망을 통해 뽑아온 서류를 식탁 위에 툭 던졌다. "그 가짜 학부모 년 계좌 뒤졌어. 마장동 철거 시작되기 사흘 전에, 벨 가드(Vanguard)의 유령 자회사에서 3천만 원이 입금됐더군. 돈으로 기사를 사고 사람을 매수한 거야, 그 여우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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