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 도둑놈들이 다짜고짜 내 딸을 납치해다가 돌려주질 않으니, 난들 뾰족한 수가 있겠냐고요! 직접 쫓아가서 한판 뒤집어엎었는데도 꿈쩍도 안 하고…… 세상에나, 내가 황제폐하까지 찾아가 눈물로 아뢰었는데도 속수무책이랍니다!”“아니, 대체 무슨 수로 버틴답니까? 황제폐하의 명조차 통하지 않다니요.”“경무왕부 전속 수양이라나 뭐라나! 나이도 열여덟이 넘은 데다가, 왕부에서 이미 상호까지 내주었다지 뭡니까. 본인이 왕부에 머물겠다고 결정하면 법적으로 건드릴 수가 없다잖아요? 세상에, 이런 해괴한 법이 어디 있어요? 대명천지에 이럴 순 없는 겁니다!”씩씩거리며 화를 참지 못하는 경북후부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분이 안 풀리는지 급기야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그 답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안녕왕비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그녀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슬쩍 말을 건넸다. “언니, 내가 그래서 오늘 좋은 소식 하나를 들고 왔다니까요? 한번 들어볼래요?”“아니, 대체 얼마나 좋은 얘기를 갖고 왔길래 이렇게 뜸을 들이실까, 그래?”그런 후부인을 바라보며 재밌다는 듯 웃음을 참지 못하던 안녕왕비는 계속되는 후부인의 재촉에 입을 열었다.“얼마 전에 내가 태후마마를 뵙고 왔답니다. 제게 측근 시녀를 하나 구해달라고 하시더군요. 믿을만하고 똑똑한 아이로 말이죠.”“측근… 시녀요?”“네, 태후마마 처소의 아이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제법 노련해졌다지만, 아무래도 마마의 수발을 들 젊고 신선한 일손이 예전 같지 않다더군요.” 안녕왕비는 목이 마른지 차 한 모금을 마신 뒤,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설아를 태후마마께 보내드리는 건 어때요? 설아처럼 영특한 아이라면 태후마마께서도 무척 흡족해하시지 않겠어요?"“... 우리, 설아를요?”“언니, 요즘 진우 혼사 때문에 머리가 아픈 거 다 알고 있다고요. 오라버니 돌아가셨다고 근양왕 쪽에서 발길을 딱 끊었다면서요? 벌써, 소문이 자자하답니다.”후부인의 안색이 창백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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