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백리의 설명을 들은 목용현은 떨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성대한 환영 연회가 무르익어 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시간은 더디게 흘렀다.입안은 바싹 말라붙고, 오래 웅크리고 있던 다리는 저려 왔다. 등에 식은땀이 배어 들자 목용현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바로 그때였다.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건만, 연백리의 눈빛이 번뜩였다.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목용현을 돌아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지금이다. 바짝 붙어 따라와라.”연백리의 신호가 떨어지자 목용현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재빨리 그의 뒤를 따라붙었다.두 사람은 주변을 예리하게 살피며 그늘진 화랑과 나무 사이를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다.보름달이 환하게 뜬 밤이었으나, 연회가 무르익어 어수선한 대장공주부의 그 누구도 어둠을 타고 스며드는 두 사람의 은밀한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다.이윽고 두 사람은 화려한 별채의 특실 앞에 이르렀다.사방이 숨 막힐 듯 고요한 가운데, 목용현은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조심스레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안에는 화려한 침의를 차려입은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아란의 모습이 보였다.애처롭도록 고운 그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 목용현의 가슴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그때 연백리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쉿.그는 다시 한번 주위를 빈틈없이 살핀 뒤 목용현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목용현은 창문을 조심스럽게 밀어 열고 소리 없이 방 안으로 내려섰다.비단 금침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아란이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목용현이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란란, 나야. 가만히 있어.”순간 아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믿을 수 없다는 듯 검은 복면을 쓴 목용현을 바라보던 그녀 앞에서, 그는 천천히 복면을 끌어내렸다.“그래, 나야.”목용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널 데리러 왔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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