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안은 룸 문 앞에 서기 전, 화장실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기까지 했다. 원래는 그냥 식사를 하러 온 것이었는데 박세연을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 알게 된 이상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없었다.그는 서둘러 몸을 가다듬고 룸 문 앞에 섰다.문을 열기 전, 박세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여러 가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아 용서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고 이미 과거를 내려놓고 그냥 평범한 친구처럼 대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 그가 박세연에게 어떤 존재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세연을 다시 만나기만 하면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자신이 있었으니까.그런데 단 한 가지, 박세연에게 이미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그것도 곧 결혼한다는 것만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약혼자'라는 세 글자를 듣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거대한 손이 심장을 틀어쥐듯 숨이 막혔다. 제발 다음 순간 박세연이 웃으면서 그냥 농담이라고, 한세훈은 그냥 후배일 뿐이라고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런 말은 끝내 들려오지 않았다.룸 안에서 친구들의 이야기 소리가 점점 커졌다. 들러리 경쟁에서 이제 아이의 대모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로 넘어갈 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말을 내뱉고 나서 주경안이 문을 밀고 들어갔다.시선이 곧장 박세연과 한세훈이 맞잡은 손에 꽂혔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다정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하지만 나는 주경안이 이 광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는 2년 전에 이미 헤어졌다. 나에게 주경안은 그저 낯익은 타인일 뿐이었다. 오늘처럼 웃음소리가 가득해야 할 환영 파티에 그가 나타나 분위기를 망쳐놓았고 내가 보기엔 뜬금없기 짝이 없는 말까지 내뱉었다.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봤다. 목소리에 귀찮음이 배어 있었다.“여기 왜 온 거야? 우리 2년 전에 이미 헤어졌어.”손바닥이 간지러운 느낌에 고개를 돌리니 눈빛에 원망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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