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인 것 같다.좋아한다는 말은 쉽다.보고 싶다는 말도, 마음이 간다는 말도,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볍게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사랑은, 그런 말들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한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이 보이는 모습과 보이지 않는 모습을 함께 기억하고, 그 사람이 웃는 얼굴 뒤에 숨긴 아주 작은 그늘까지 눈치채는 일.내게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처음 이 동네로 이사 온 날, 나는 부모님을 도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낯선 집, 낯선 거리, 낯선 공기.프랑스에서 건너온 뒤 처음 맞는 미국의 오후는 이상할 만큼 밝았다. 창문 밖으로는 햇빛이 흰 벽에 부서지고 있었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자들 사이로 먼지가 천천히 떠다녔다.나는 상자 안에 담긴 물건들을 대충 꺼내고 있었다.그때였다.창문 밖으로 네가 지나갔다.너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머리칼이 빛났고, 햇빛은 네 어깨 위에 너무 자연스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꼭 세상이 오래전부터 너를 위해 빛나는 법을 연습해온 것처럼 보였다.나는 그 자리에서 멈췄다.정확히 말하면, 내가 멈춘 게 아니라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아니, 정말 멈췄다.적어도 내게는 그랬다.부모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무엇이었는지, 그날 오후의 온도가 어땠는지, 그런 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만은 아주 선명하다.자전거 바퀴가 천천히 굴러가던 소리.네 치맛자락 끝에 스치던 바람.그때부터였다.너의 빛나는 그림자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건.너는 분명 빛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빛 아래에는 어딘가 슬퍼보였다.그걸 아주 나중에야 알았지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처음 배운 건, 우리 부모님을 통해서였다.두 사람은 가끔 별것 아닌 일로 다투기도 했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또 아무렇지 않게 서로를 안았다.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사랑은 폭죽처럼 터지는 감정이 아니라, 매일 같
最後更新 : 2026-05-11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