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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지옥

그렇게 유주는 서이현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나, 서이진이라는 또 다른 심연의 품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서이현의 숨결이 간신히 안정된 침실을 등지고 나오는 유주의 두 눈은, 이미 혼탁하게 바뀌어 처참히 무너져 내려 있었다.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칼날 위를 걷는 듯 발끝이 시렸다.'잘한 선택이겠지.........? 서이현을 살렸으니, 그걸로 된 거겠지?'자신을 향해 되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확신도 남아있지 않았다. 생명을 구원했다는 안도감의 대가로 제 영혼을 통째로 팔아넘긴 꼴이었다.이진은 넋이 나간 유주를 제 파란색 스포츠카에 밀어 넣듯 태웠다. 쾅- 하고 닫힌 차 문 너머로, 이진은 막힘없이 가속페달을 밟으며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유주는 모든 저항을 포기한 채 고개를 돌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을 멍하니 응시했다. 차가운 유리에 이마를 기댄 채, 그녀의 의식은 끝 모를 지독한 상념의 늪으로 가라앉았다.일곱 살의 어린 서이현에게 알사탕을 건넸던 그 저주스러운 첫 만남부터, 서가 그룹의 일원으로 나타나 사사건건 숨통을 죄어오던 서이진과의 조우까지. 그리고 간절한 기도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왔을 때, 아직 병들지 않고 젋고 건강했던 부모님의 얼굴을 보며 눈물 흘리며 기뻐했던 그날의 벅찬 감정까지.그 모든 소중한 기억들이 파라노마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되돌아온 현실은 결국 이전보다 더 잔혹하게 조여든 족쇄뿐이었다."유주야. 배 안 고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정적을 깨고 들려온 이진의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만큼 다정하고 태연했다.방금 전까지 산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협박을 일삼고, 신의 게시를 운운하며 사람을 나락으로 몰아넣었던 인간.유주는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지독한 환멸감에 이를 악물었다. 과연 온전한 인간의 심장을 가진 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저토록 태연하게 굴 수 있을까. 저 남자는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악마가 분명했다."..............."유주는 일말의 대꾸조차 가치 없다는 듯 차가운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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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추락한 황태자, 뒤바뀐 서열

유주가 제 발로 서이진의 곁으로 떠나간 지 정확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독한 어둠의 심연 속을 헤매던 이현이 마침내 의식을 되찾고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너무 오래 사경을 헤맨 탓인지,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쓰자마자 허리 아래로 힘이 풀리며 매트리스 위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하유주.........'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유주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제 입술을 열어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던 순간, 이현의 턱이 딱딱하게 굳어졌다.목구멍 속에서 거친 쇳소리만 긁힐 뿐, 단 한 마디의 온전한 음성조차 밖으로 터져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가슴을 쥐어뜯으며 소리를 내지르고 발악해 봐도, 귓가를 울리는 것은 텅 빈 침묵뿐이었다."...............!"'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거지? 하유주는 지금 어디 있는 거지?'극도의 혼란과 공포,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이현의 이성을 사정없이 헤집어놓았다. 핏발 선 눈으로 제 팔에 꽂혀 있던 링거 바늘을 거칠게 뜯어내고, 손가락에 물려 있던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벽을 향해 내동댕이쳤다.제 다리로 일어서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말문마저 막혀버린 참혹한 현실. 절대자처럼 군림하던 남자가 단숨에 나락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삐-삐-삐- 측정기가 뜯겨 나가자마자 기계의 날카로운 경고음이 적막한 방 안을 사정없이 울려냈다. 소란에 놀란 저택의 고용인들이 혼비백산하며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발작하듯 주변의 스탠드와 화병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지며 분노를 쏟아내는 이현의 모습에, 침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위기감과 공포를 느낀 고용인들이 이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서강태 회장에게 긴급히 타전했다. 소식을 접한 서 회장은 진행 중이던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김 비서를 대동한 채 한달음에 저택으로 들이닥쳤다.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서강태 회장이 마주한 것은, 그토록 총애하던 완벽한 후계자의 처참한 몰락이었다.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천재성을 자랑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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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오만의 기록과 드러난 진실

귓가를 끈적하게 파고드는 서이진의 속삭임에 유주의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살갗이 얼어붙는 듯한 불쾌감과 혐오감에 하마터면 반사적으로 눈살을 찌푸릴 뻔했으나, 유주는 입술 안쪽 살을 세게 깨물며 간신히 잠든 척을 유지했다. 감긴 눈꺼풀 아래로 분노와 의구심이 소용돌이쳤다.'진짜 게임을 시작한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서이진.... 네 머릿속에서 도대체 무슨 끔찍한 음모가 돌아가고 있는 거야.......?'이진은 유주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다고 굳게 믿는 듯했다. 그는 유주의 옆에 느른하게 자리를 잡더니, 침대 헤드에 상체를 비스듬히 기댄 채 유주의 길고 부드러운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에 만족스러운 듯, 그의 입술 사이로 나지막하고 흥겨운 콧노래가 흘러나왔다.적막한 침실을 메우던 기괴한 노랫소리가 멎자, 이진은 유주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비로소 제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유주는 숨소리조차 죽인 채, 어떻게 해야 이 미친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문득, 이전에 서이진이 제게 내뱉었던 섬뜩한 고백이 뇌리를 스쳤다. 루비 목걸이를 발견한 이후로 매일 밤 기이한 꿈을 꾸고 있다는 말. 그 꿈이 대체 무엇이기에 저 남자가 신의 계시를 확신하며 폭주하고 있는 것일까.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옆자리에서 규칙적이고 깊은 숨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이진이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든 것이었다.유주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발을 내딛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까 노심초사하며 방문을 빠져나온 그녀는, 어둠에 잠긴 복도를 지나 곧장 서재로 향했다.달빛만이 서늘하게 비쳐 드는 서재. 유주는 떨리는 손으로 책장에 빽빽하게 꽂힌 서적들과 서랍장 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그가 꾸었다는 기괴한 꿈의 실마리가 반드시 이곳에 숨겨져 있을 것 같았다.그리고 마침내, 가장 아래쪽 서랍 안쪽 끝에서 가죽으로 된 일기장 한 권이 유주의 손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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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바람이 남긴 계시

유주가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 서늘한 경고를 던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치 신이 그녀의 오만한 오기에 응답이라도 하듯, 창문 하나 열려있지 않던 고요한 서재 안으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서늘한 바람이 휘몰아쳐 유주의 온몸을 감쌌다. "...............!" 유주의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 사이로 뼛속까지 시리게 파고드는 오한이 스쳐 지나갔다. 당황한 유주는 떨리는 몸을 움츠린 채 서재 구석구석 두려운 눈으로 둘러보았다. 그러나 서재 안에는 여전히 정적만이 감돌 뿐이었다. 유주의 몸을 희롱하듯 어루만지던 작고 기괴한 바람은, 밤이 깊어가자 깊은 어두운 바다를 향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6개월 후.] 시간은 유주를 더욱 깊은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6개월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유주는 이진의 철저한 사육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한 척 행동하며 그의 방심을 노렸다. 순종적인 태도로 비위를 맞추면 단 한 번쯤은 밖으로 나갈 기회가 생기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유주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서이현이 깨어났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 이진의 집착은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철두철미해졌다. 그는 유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분 단위로 체크하며 그녀의 숨통을 죄어왔다. 자신이 외출할 때면 수십 명의 경호원들을 별장 외곽에 겹겹이 둘러 세웠고, 내부 고용인의 수마저 두 배로 늘려 유주의 눈과 귀를 완벽히 가렸다. 침실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쉽게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격리된 삶. 이 감옥 같은 별장 안에서 숨이 막혀갈 때마다, 유주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이름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서이현......... 잘 지내고 있을까?' '왜.... 왜 나를 다시 찾으러 오지 않는 거지?' 유주의 애타는 의문과 달리, 그 6개월 동안 서이현은 말 그대로 지옥의 가장 밑바닥을 전전하고 있었다. "하.....으....유......" 이현은 굳어버린 혀와 턱 근육을 매일같이 피가 터지도록 움직이며 목소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허리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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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타락한 신의 음성

신은 잔인하리만치 서이현의 처절한 울부짖음에 응답하지 않았다. 허공을 항해 피를 토하듯 내지르는 이현의 목소리는 서늘한 벽면에 부딪혀 맥없이 부서질 뿐, 그 어떤 구원의 손길도 그에게 닿지 않았다. 그 누구의 돌봄도, 따스한 온기도 허락되지 않은 냉혹한 고립 속에서, 이현은 다시 혼자만의 재활의 싸움 속으로 기어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정식으로 전무 자리에 오른 서이진은 서가 그룹 본사로의 출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매일 아침 정장을 갖춰 입고 저택을 나설 때마다, 이진의 가슴속은 별장에 갇힌 유주가 제 눈을 피해 탈출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과 의증으로 사정없이 흔들렸다. 사실 이진을 가장 미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었다. 6개월 전, 유주를 별장에 가두고 본격적인 사육을 시작한 이후로 신은 단 한 번도 그에게 꿈이나 계시를 보여주지 않았다. 승리의 확신이라 믿었던 신의 부재는 이진을 날마다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진은 매일 밤 홀로 서재에 엎드려 제발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신의 목소리를 들려달라며 광적으로 빌고 또 빌었다. 어느 날 밤, 이진의 귓가를 서늘하게 파고드는 정체불명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목소리는 자신이 이전에 들었던 신성한 울림과는 전혀 달랐다. 기분 나쁜 잡음과 함께 짓뭉개진, 끔찍하게 변질된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이진은 그 변질된 목소리마저 광기 어린 미소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변질된 신의 목소리에 지배당한 이진은 본사로 정식 출근하자마자 서강태 회장을 완벽히 무너뜨리고 회장직에서 내려오게 할 명목을 만들기 위해 발악했다. 회장을 보좌해 온 지난 30년간 그의 온갖 비리와 약점을 전부 알고 품고 있는 자, 바로 회장의 개인 비서인 김 비서를 제 편으로 포섭하는 것이 첫 번째 타깃이었다. 그러나 김 비서는 서이진이 접근해 오자 철통같은 방어벽을 치며 그를 단호하게 외면했다. 평생 서강태 회장의 그림자로 살아온 김 비서는 이진의 유혹에 쉽게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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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비틀린 신이 만든 지옥

김 비서는 오늘도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떴다. 어릴 적 시골에서 몸에 밴 오랜 습관이었다. 평생을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서울에 터를 잡은 지도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아득한 시골의 기억조차 가물거릴 만큼 서울 생활에 깊이 길들여져 있었다. 과거 시골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공장은 제법 번창했으나, 한순간의 경영 실수로 부도를 맞으며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폐인처럼 무너졌다. 집안은 한동안 빚쟁이들의 거친 고성과 폭력으로 얼룩졌다. 하루아침에 가문의 모든 짐을 짊어진 김 비서는 살길을 찾아 무작정 상경했다. 서울로 올라가면 어떻게든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 믿었던 순진한 생각이었다. 삶의 길목은 열렸으나, 그것이 서강태 회장이라는 거대한 구렁텅이의 시작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서강태의 가혹한 폭행과 멸시를 견뎌내며 받은 첫 월급으로, 그는 창문 하나 없는 좁은 고시원 방을 얻었다. 찌든 담배 냄새가 진동하는 그 작고 어두운 방에 몸을 누이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그러다 고시원 청소를 맡아 하던 한 여성을 만났다. 처음 본 순간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수많은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건넨 말 한마디가 인연이 되어, 그녀는 평생을 함께할 아내가 되었다. 서울 외곽의 낡은 원룸이 두 사람의 신혼집이었다. 가난했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지난 날의 상처가 치유되듯 행복했다. 그리고 그 작은 공간에서 천사 같은 딸아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비극은 다시 한번 그들을 절벽 아래로 내던졌다. 딸아이가 희귀병 판정을 받자 아내는 밤마다 눈물로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신이시여, 제발 우리 아픈 소민이를 낫게 해주세요......"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으나, 신의 응답은 30년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았다. 어느 날, 지친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원망했다. "당신은 우리 소민이 얼굴이 보고 싶지도 않은 거예요? 몇 달째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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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서늘한 광기와 함께

치미는 분노에 목이 메어 서강태의 목소리가 찢어질 듯 갈라졌다. 기업의 수장이자 독재자로 군림해 온 그의 생애에, 손자라는 자식이 이토록 패륜적이고 뻔뻔하게 제 권위를 짓밟은 적은 없었다. [당장 그 짓거리 멈추지 못해? 내 앞에서 네놈의 그 더러운 짓을 생중계하겠다는 거냐, 이 발칙한 놈!] 서강태의 날카로운 고함이 수화기를 넘어 침실 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이진은 그 호통 따위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오히려 입꼬리를 비틀어 조소를 흘렸다. 그는 더 깊숙이, 더 거칠게 유주의 안을 파고들었다. 퍽! 퍼억! 푸욱! 푹!- "하응.........! 흐…흐읏….!" 유주가 치밀어 오르는 수치심과 고통에 몸부림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진은 그런 유주의 눈물에 젖은 뺨을 거칠게 그러쥐며, 수화기에 입을 바짝 갖다 대었다. "할아버지, 잘 들리세요?" 이진의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으나 그 안에는 서늘한 광기가 들끓고 있었다. "제가 지금 뭘하고 있는지, 이 여자가 얼마나 제 밑에서 예쁘게 숨죽이며 앙앙거리는지.... 할아버지도 똑똑히 들으셔야죠. 제가 어떻게 서가 그룹을 통째로 무너뜨리고 할아버지의 왕좌를 뺏을지, 그 시작을 이 여자와 함께 제대로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하세요." [이 망나니 같은 놈....!! 네가 결국 어떤 비참한 꼴로 짓밟힐지...........] 서강태의 격분한 목소리와 함께 뚝- 하고 전화가 끊기는 신호음이 울렸다. 이진은 끊어진 휴대전화를 침대 옆 협탁 위로 무심히 내던지곤, 엉망이 된 유주에게 태연히 시선을 박아 넣었다. 퍼억! "하흣......서, 서이진... 제발..." 이진의 자지가 여전히 팽팽한 채로 자신의 안을 강하게 침범해 오자, 한껏 벌어져 있던 유주의 두 다리가 벌벌 떨렸다. 그에게 그만해 달라며 간곡하게 빌어보지만 이진은 두 귀를 틀어 막은 채 다시 한 번 깊게 박아냈다. 푸욱- 자신의 박음질에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꺽이자, 이진은 유주의 몸을 뚫어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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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부서진 예언과 돌아온 악몽

이진의 광기 어린 소유욕에 짓눌려 밤새 지독한 관계를 치른 유주는,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온몸을 엄습해 오는 둔통에 찌푸린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만약 같은 상황이었다면 서이현은 아무리 바쁜 출근길이라도 다정하게 배를 쓸어내려 주었을 터였다. 반면 서이진은 제 몸 위에 몇 번이고 사정하며 탐닉해 놓고는, 유주를 차갑게 내팽개친 채 새벽 일찍 자리를 비워버렸다. 서재에서 훔쳐봤던 일기장의 내용 그대로, 자신은 지금 이진의 발밑에서 철저히 사육당하는 가축에 불과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과 낮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가혹한 현실과 대비되는 평화로운 풍경에 가슴이 먹먹하게 죄어왔다. "후......." 유주는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원망했다. "나는 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망가진 걸까." *** 새벽 공기를 가르며 그룹 본사로 향한 서이진은 곧장 긴급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평소 평판이 나쁘던 서강태 회장을 혐오하던 주주들을 은밀히 포섭해 제 편으로 끌어모은 터였다. 최측근 두 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임원진이 이미 이진의 손아귀 아래 놓여 있었다.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서강태 회장의 해임안이 가결되는 듯 보였다. 판도는 완전히 이진의 승리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30년 동안 서가 그룹의 정상에서 군림해 온 서강태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비록 세월에 밀려 노쇠해졌을지라도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임원진의 투표 결과는 5 대 5의 팽팽한 동률이었다. 분명 완벽하게 매수했다고 믿었던 고지식한 몇몇 임원들이 마지막 순간에 태세를 바꾸어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었다. 회장직을 거머쥘 찰나라고 확신했던 이진의 안색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굳어졌다. 이진의 일그러진 표정을 마주한 서강태 회장은 의미심장한 입꼬리를 비틀며 여유로운 승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등골을 서늘하게 파고드는 극심한 오한에, 이진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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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왕좌의 주인과 추락한 사냥개

서이현의 전격적인 등판과 함께 서강태 회장의 해임안은 흔적도 없이 무산되었다. 안건이 파기되자마자 이현의 주도하에 서이진 전무 해임 및 직무 정지 건이 신속하게 안건으로 상정되어 가결 처리되었다.이진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던 주주들과 임원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현을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서이진의 완벽한 패배였다."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이거 무효야!!!"이진이 악다구니를 쓰며 테이블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러나 이미 승패가 갈린 회의실에서 그를 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서강태 회장은 가슴을 당당히 펴며 오만한 태도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평생을 서가 그룹의 절대자로 군림해 온 노인은, 마침내 제 자리를 지켜냈다는 승리감에 도취하여 턱을 높이 쳐들었다. 그는 자신을 집어삼키려 들었던 까마득한 손자 이진을 한심하다는 듯 힐끗 내려다보고는, 기고만장한 걸음걸이로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줄을 잘못 섰던 임원들 역시 굳어있는 이진을 외면한 채 회장의 뒤를 바짝 쫓았다.싸늘한 적막이 감도는 회의실 안에는, 이제 휠체어에 앉은 이현과 이진 두 사람만이 남아있었다.이현은 피로가 누적되어 하얗게 질린 입술을 다물며, 핏발 선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이진에게 나직하게 음성을 건넸다."이게 너와 나의 차이야. 내가 아무리 밑바닥으로 추락해도, 너 하나쯤은 단 몇 분 만에 매장할 수 있는 게 나라고. 서이진."그 차가운 조소는 이진의 마지막 이성을 사정없이 짓밟았다."이 새끼가 진짜............!"이진은 짐승 같은 포효와 함께 이현에게 뛰어들어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매서운 주먹이 이현의 얼굴을 향해 내리꽂히던 바로 그 찰나였다.쿵!대기하고 있던 서가 그룹의 경호원들이 난입해 이진의 팔을 뒤로 꺾어 바닥에 짓눌렀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얼굴이 처박힌 이진은 거칠게 요동쳤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회의실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와중에도, 이진은 핏발 선 눈으로 이현을 향해 목청 터지게 고함을 내질렀다."서이현! 네가 이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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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폭주의 대가와 무너진 왕국

서가 그룹에서 비참하게 쫓겨난 이진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이성을 상실한 채, 미친듯이 차를 몰아 해안가 별장으로 직행했다. 콰앙-!안방 문을 사정없이 열어젖힌 이진은, 침대 위에서 놀라 움츠러드는 유주를 향해 덮쳐들었다."읏......! 서이진 갑자기 왜이래.....!!!!"유주는 겁에 질린 눈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거칠게 몸부림쳤다.이진은 날 선 눈빛으로 유주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단단히 눌러 잡으며 차갑게 내뱉었다."닥쳐."일절의 다정함도 남아있지 않은 포악한 행동이었다. 유주가 온 힘을 다해 그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쳐 보았지만, 이성을 잃은 이진의 거대한 악력을 뿌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진은 평소와 달리 무언가에 쫓기듯 급박하게 유주의 바지와 속옷을 거칠게 찢어빌기듯 벗겨냈다. 그리고 메마른 그녀의 안을 향해 사정없이 깊숙하게 침범했다.퍼억!"아악....! 서이진, 아파! 아프다고....!!!!"여린 살점 속으로 파고드는 고통에 유주가 괴로운듯 비명을 지르자, 이진은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입을 턱 막아버렸다.결국, 유주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려 뺨을 타고 투두둑 떨어졌다. 이진은 자신의 억울함과 분풀이를 쏟아붓듯 유주를 가학적으로 몰아붙였다.퍽! 퍼억! 푸욱! 푸우욱! 찢어질 듯한 몸의 통증과 영혼을 갉아먹는 정신적 난도질에 유주는 몸을 덜덜 떨었다."으읍.....!"지독한 정사가 끝난 후, 이진은 유주의 배 위에 차갑게 파정한 뒤 그녀의 몸을 내팽개치고 안방 문을 밖에서 걸어 잠갔다.서재로 달려간 이진은 책상 서랍 속에 챙겨둔 서강태 회장이 비리 서류를 집어 들고 떨리는 손으로 언론사에 전화를 걸었다."네, 박 기자님이시죠? 저 서이진입니다. 서가 그룹 서강태 회장의 비리 건 전부 넘기겠습니다. 당장 긴급 기자회견 얼어주십시오."이진은 제 손으로 서가 그룹과 회장을 끌어안고 다같이 죽겠다는 듯,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서강태의 온갖 비리와 추악한 진실을 세상에 모조리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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