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숨 막히는 재벌 가문을 탈출한 7살 서이현. 절망의 끝에서 마주친 하유주는 구원이자 찬란한 햇살이었다. 그 온기를 독점하기 위해 이현은 다정한 소꿉친구의 가면을 쓴 채 성인이 된다. 마침내 거대한 제국의 주인이 된 이현. 그는 이제 유주의 세상을 무너뜨려 오직 제 곁에만 가두려 한다. “도망쳐봐, 유주야. 네가 멀어질수록 난 더 잔인해질 수 있거든.” 다정했던 첫사랑은 언제부터 광기 어린 집착이 되었을까? 일생을 바쳐 설계한 치밀한 소유욕,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구원일까, 파멸일까.
View More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위험할 정도로 좁혀졌다. 이진과 유주는 서로의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기묘한 내가가 걸린 탓인지, 두 사람 모두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작은 신음조차 내지 않으려 입술을 짓씹으며 참아냈다. 이진은 시선이 유주의 하얀 목덜미와 쇄골 부근에 고정되었다. 그의 커다란 손이 유주의 티셔츠 밑단 안으로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자, 유주의 몸이 흠칫 떨렸다. 그 미세한 반동을 놓치지 않는 이진이 피식, 낮게 웃음을 흘렸다. 순간, 위기감을 느낀 유주가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려 하자, 이진은 도망칠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빤히 응시한 채, 속삭였다. "하유주, 이건 반칙이야." "............" "서로 닿지도 못하게 하면, 이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 의미가 없잖아."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당장이라도 선을 넘어버릴 듯 위태로운 눈빛이었다. "그러니까 날 밀어내지 마. 네가 밀어낼수록 난 더 거칠게 선을 넘고 싶어지니까." 연이어 귓가를 파고드는 낮고 은말한 음성에 유주는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잘못하다간 이진의 페이스에 휘말려 정말 끝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유주는 이진에게 마음이 없었다. 분명 없을 터였다. 왜냐하면 그는 서이현의 사촌 형이자, 서가 그룹 사람이니까.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고 그의 위험한 분위기에 자꾸만 묘하게 끌려 시선이 분산됐다. 이 혼란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나려면 이 게임을 빨리 끝내야만 했다. 유주는 승부수를 던지듯 거침없이 몸을 일으켜 이진의 위로 올라탔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도발에 이진은 침묵을 유지한 채 유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이내 해볼 테면 해보라는 듯, 자조적이면서도 오만한 웃음이 그의 입가에 걸렸다. "...........후우." 유주는 짧은 숨을 내쉰 뒤, 이진의 바지속 안에 부풀어 오른 그의 자지 위로 제 보짓살을 밀착시키며 강하게 압박했다. 예상
"네? 서이진씨!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요?!" 직접 간호해 달라는 이진의 뻔뻔한 요구에 유주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등짝을 찰싹 때리며 꾸짖었다. 매서운 손맛에 윽, 하고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이진은 특유의 고집스러운 집착을 꺾지 않았다. 그는 유주의 핸드폰을 제 품 안쪽 깊숙이 밀어 넣더니, 아예 소파 깊숙이 몸을 기대고 드러누워 일어날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겉으로는 능청스럽게 미소 짓고 있었지만, 유주를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그 눈망울 속에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던 박윤희 여사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이진의 부어오르는 발목 상태가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유주야,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진이 발목 상태가 보통이 아니야. 마침 2층에 네 옆방 비어 있잖니. 발목이 다 나을 때까지 여기서 지내게 하자."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절대 안 돼!" 유주는 화들짝 놀라 두 손을 휘저으며 강하게 거부했다. 서이현에게 시달리다 겨우 도망쳐 온 집이었다. 그런데 제 안식처 바로 옆방에 이 위험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를 들이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유주가 더 반발하기도 전에, 이진이 유주의 손목을 낚아채 가뿐하게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지고, 이진의 뜨거운 숨결이 유주의 귓가를 어지럽혔다. "나, 이대로 돌아가면 할아버지한테 죽어." "네? 할아버지라고 하면...." "그래 네가 생각하는 그 할아버지. 서가 그룹 서강태 회장 손자 몸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유주 너 또한 가만두지 않으실 텐데.....괜찮겠어?" 낮게 읊조리는 이진의 목소리에 장난기와 섬뜩한 경고가 동시에 묻어났다. 서가 그룹 서강태 회장. 그 악명 높은 노인의 이름이 나오자 유주의 사고가 정지했다. 그 괴물 같은 집안의 수장이라면, 서이현이나 서이진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결국 유주는 짓눌리는 압박감과
서이현에게 풀려나 겨우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상태였다. 지독한 피로감에 당장이라도 침대에 쓰러지고 싶던 유주의 눈앞에, 또 다른 불청객 서이진이 나타났다. "왜, 왜 여기...?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이진은 피식, 입매를 유연하게 비틀며 유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들어오라며 손짓했다. 겉으로는 한없이 능청스럽고 여유로워 보였지만, 유주를 담아낸 그의 집요한 눈동자 속에는 기어코 그녀의 공간을 침범해 냈다는 기묘한 소유욕과 집착이 일렁이고 있었다. "내가 말했잖아. 기대한다고." 이 어이없는 상황에 유주는 미간을 좁히며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현에게 시달려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이진까지 나타나 자신을 더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다. 유주가 무어라 쏘아붙이려던 찰나, 박윤희 여사의 목소리가 귀가에 울려 퍼졌다. "어머? 우리 유주 왔네. 밥 다 됐어. 이진이랑 같이 들어와서 먹자." "엄,엄마.... 혹시 엄마가 문 열어 준 거야?" "응. 왜?" "엄마!!!!! 아무나 문 열어주면 어떡해!!!" 유주의 고함에 깜짝 놀란 박윤희 여사는 이진의 눈치를 살폈다. 이내 유주의 등짝을 매섭게 때리며 말을 이었다. "이 기지배가! 친구 귀한 줄도 모르고! 그리고 친구가 앞에 있는데 대놓고 아무나라고 해?" "너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 어?" "아, 아파!!! 아니- 엄마! 하-" 박 여사가 유주의 등짝을 한 번 더 때리려 손길을 날린 순간, 이진이 여사의 손목을 부드럽게 낚아채며 싱긋 웃어 보였다. 순간적으로 번뜩였던 서늘하고 차가웠던 눈빛을 순식간에 따뜻한 눈빛으로 갈아끼우고는 여사를 향해 다정하게 속삭였다. "어머니, 진정하세요. 이렇게 때리시면 어머니 고운 손이 아프잖아요." 그의 능글맞고 싹싹한 행동에 박 여사의 화는 눈 녹듯 누그러졌다. 여사는 흐뭇하게 웃으며 답했다. "아이고, 착하기도 해라. 우리 유주가 딱 이진 학생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면 좋을 텐데." "아! 엄마
"비, 비서라고요...?" "말 그대로야. 내 개인 비서 하라고." 이현은 유주를 서늘한 눈빛으로 훑으며,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를 띄우며 그녀를 바라봤다. 당혹감에 휩싸인 유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아, 아니.... 저기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요. 저 대학생이에요." "그게 뭐가 문제지? 대학? 원하다면 조기 졸업이라도 시켜줄게." "아니, 그게 아니라, 하! 진짜 말이 안 통하네!" 유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하자, 이현은 정말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책상 위 서류를 툭툭치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하유주, 22살 맞지?" "네, 그게 왜요?" "나도 22살인데. 우리, 친구네?" 그의 오만한 목소리가 귓가를 쿡쿡 찌르자, 유주는 불쾌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는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다. "친구가 무슨 상관이에요? 그쪽은 재벌에 머리까지 좋아서 모든 걸 프리 패쓰 할 수 있었겠지만, 난 아니에요." "어쨋든 전 이 비서일 못해요." 순간, 이현의 장난스럽던 눈빛이 삽시간에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었다. 그가 몸을 일으켜 책상 위로 상체를 숙이자,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유주의 심장을 옥죄어 왔다. "내가 지금 너한테 선택하라고 하는 걸로 보여?"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위압적인 태도로 쐐기를 박았다. "이건 네 선택이 아니라 내 결정이고, 넌 그저 따라오기만 하면 돼. 지금 당장 사인하지 않으면, 전화 한 통으로 너희 부모님 공장쯤은 가루로 만들 수 있다는 거 명심해." 이현이 유주에게 다가와 턱을 강압적으로 잡고 돌려 세웠다. 거부할 틈도 없이 그가 입술을 겹쳐왔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유주가 몸부림치며 그의 어깨를 밀쳐냈지만, 이현은 그녀의 두 볼을 양손으로 단단히 감싸 쥔 채 더욱 파고들었다. 숨이 막힐 듯한 키스에 유주의 저항은 서서히 무력해졌다. 한참을 몰아붙이던 이현의 시선이 유주의 쇄골 부근에 머물렀다. 어제 자신
서가 그룹 본사 로비는 인간의 오만을 형상화한 것 같은 공간이었다. 초고층 빌딩의 무게를 지탱하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은 마치 신전의 그것처럼 위압적이었고, 발소리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매끄러운 바닥은 침입자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반사해냈다. 하유주는 로비 한복판에 서서 가쁘게 몰아치는 숨을 억눌렀다. 손바닥에 쥔 메모지는 이미 땀으로 눅눅해져 글씨가 번져 있었다. 15년 전, 그 강가에서 등을 돌려 달아났을 때 유주는 믿었다. 사탕을 건네지 않았으니, 그 소년의 고독에 참견하지 않았으니, 이번 생의 궤적은 서이현이라는
이현의 집무실은 한낮에도 그림자가 짙었다.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채광조차 그의 서늘한 분위기에 눌려 맥을 못 추는 듯했다. 비서가 두고 간 ‘서가 문화재단 장학생 선발 명단’을 넘기던 이현의 손길이 일순간 멎었다.정작 그 '조각'이 된 하유주는, 대학교 도서관 한구석에서 숨을 죽인 채 전공 서적에 파묻혀 있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현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주는 그가 이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유주는 가방을 챙겨 재빨리 건물 뒷문으로 향했다. 인파가 몰리는 정문 대신, 후진 지하 통로를 통해 학교
소년은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어깨를 들먹이고 있었다. 원래의 기억대로라면, 유주는 지금쯤 주머니 속 사탕을 만지작거리며 저 소년에게 다가가 “왜 혼자 울고 있어?”라고 다정하게 물어야 했다. 그 친절이 씨앗이 되어 20년 뒤의 괴물을 키워낼 것이었다. 소년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유주가 있는 방향을 두리번거렸다. 유주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공포와 전율이 전신을 감쌌다. '만나면 안 돼. 말을 걸어서도, 눈을 마주쳐서도 안 돼!’ 유주는 주머니 속에 든 알사탕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
이현의 집착은 해가 저물수록 더욱 노골적이고 집요해졌다. 그에게 밤은 유주를 온전히 자신의 방안에 가두어 두는 시간이었다. 넓고 차가운 침실, 은은한 조명만이 감도는 그 공간에서 유주는 매일 밤 질식할 것 같은 공포를 견뎌야 했다. 이현은 항상 유주보다 늦게 잠들었다. 최근 들어 그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유주가 방에서 몰래 나와 거실 창문을 열어보았다는 보고를 받은 날부터, 그는 집 안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직접 재점검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CCTV 영상을 밤새 돌려보느라 며칠째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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