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o / 로맨스 / 남사친의 유효기간 / Capítulo 21 - Capítulo 30

Todos los capítulos de 남사친의 유효기간: Capítulo 21 - Capítulo 30

47 Capítulos

21화. 기다린 대답

한두 번의 미신이라기에는 너무 오래였다.“현우야.”“응.”“지혁이 연애 오래 한 적 없어?”현우가 사진을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갑자기 그건 왜.”“나한테는 몇 번 만났다고만 했거든. 자세히 생각해 보니까 여자 친구를 소개한 적도 없고.”“오래 만난 사람은 없어.”“얼마나 짧았는데?”“대학 때 한 번은 두 달쯤. 센터 열기 전에는 한 달도 안 됐나.”주아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짧았다. 지혁은 연애 이야기를 물으면 귀찮다는 듯 넘겼고, 주아는 그 무뚝뚝한 성격답게 사생활을 말하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다.그 두 달 동안에도 지혁은 주아의 취업 면접을 앞두고 매일 아침 전화를 걸어 깨웠다. 한 달도 못 갔다는 만남 때에는 주아의 첫 실패작 연재 종료 날에 야식을 들고 회사 앞으로 왔다. 연애 중인 사람에게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미 정리했다고만 답했다.당시는 시기가 우연히 겹친 줄 알았다. 이제는 우연이라고 넘기기 어려웠다.“왜 다 금방 끝났대?”“그걸 나한테 묻냐.”현우가 애매하게 웃었다.“걔가 사람한테 시간을 안 쓰잖아. 센터 아니면 수영 공부, 그것도 아니면 너. 만나던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했겠지.”“나는 친구니까 그렇지.”“그래. 친구.”대답이 이상하게 들려 주아가 돌아봤지만, 현우는 이미 다른 상자를 열고 있었다.주아는 실팔찌를 원래 있던 앞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손을 빼고 나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7
Leer más

22화. 좋아한다고 말하면

너무 담백한 대답이라 주아는 오히려 알아듣지 못한 사람처럼 지혁을 바라봤다.주방에는 파 냄새가 남아 있었고, 불을 끈 인덕션 위에서는 냄비가 식고 있었다. 저녁을 먹기 전과 달라진 것은 지혁이 방금 내놓은 한마디뿐이었다.“언제부터.”“좋아한다는 걸 안 건 고1.”주아의 눈이 흔들렸다. 고등학교 1학년이면 자신이 실팔찌를 만들어 준 해였다.“그 전에도 네가 다른 애랑 있으면 싫었고, 하루라도 연락 안 되면 찾았어. 그게 뭔지 정확히 안 게 그때였어.”“우리가 친구였던 내내잖아.”“그래.”너무 짧은 대답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주아는 기억 속 장면을 되는대로 꺼냈다. 지혁이 자신의 첫 짝사랑 편지를 고쳐 줬던 날, 첫 소개팅에 입을 코트를 골라 줬던 겨울, 회사 동료 때문에 속상해 술집 화장실에서 울다가 그를 불렀던 밤.그 모든 시간에 지혁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내가 다른 남자 좋아한다고 말할 때도?”“응.”“소개팅 망쳤다고 울었을 때도?”“그때도.”“넌 그걸 다 듣고 있었어?”“네가 말하고 싶어 했으니까.”주아는 웃음도 아닌 소리를 냈다.“난 아무것도 몰랐는데.”“모르게 했으니까.”“왜?”지혁이 입술을 꾹 눌렀다. 그의 시선이 잠깐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돌아왔다.“말하면 널 잃을 것 같았어.”“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넌 항상 나를 제일 편한 친구라고 했으니까. 연애하다 헤어진 애들 얘기할 때마다 그래도 우리는 안 헤어져서 좋다고 했고.”주아가 했던 말이었다. 고백했다가 서먹해진 친구들을 보며 지혁에게 몇 번이나 떠들었다. 우리는 평생 친구라서 다행이라고.그때마다 지혁이 웃지 않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7
Leer más

23화. 친구라는 선

지혁이 한 걸음 다가오려다 멈췄다. 주아가 물러나는 걸 본 것이다.그는 그대로 두 손을 내렸다.“네가 허락했다고 내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야. 네가 나를 어떻게 믿는지 알면서, 그 믿음을 내 쪽에 유리하게 썼어.”단단한 목소리가 한 번 끊겼다.“미안해.”주아는 그 사과를 듣고도 당장 괜찮다고 할 수 없었다. 지혁이 물러날 틈을 줬다고 해서, 감정을 감춘 채 연습이라는 이름을 붙인 일이 없어지지는 않았다.“그럼 지난 15년은 뭐였어?”“무슨 뜻이야.”“네가 나한테 해 준 일들. 매일 연락하고, 내가 부르면 오고,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내 편 들어 준 거. 그것도 다 나 좋아해서 한 거야?”지혁은 쉽게 답하지 않았다.“좋아하지 않았으면 전부 똑같이 했을지는 나도 몰라.”주아의 입술이 굳었다.“그런데 친구였던 게 거짓말은 아니야.”“둘이 어떻게 같이 있어.”“내 안에는 같이 있었어. 네가 좋았고, 네 친구인 것도 좋았어. 네가 새벽에 전화하면 걱정됐고, 네 첫 작품이 망했을 때 네가 속상해하는 게 싫었어. 그걸 매번 계산해서 한 건 아니야.”지혁의 말은 과장 없이 건조했다. 그래서 주아가 아는 사람의 말처럼 들렸다.“좋아한 건 숨겼지만, 네 옆에 있었던 시간까지 거짓말은 아니었어.”주아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주아는 식탁 위에서 식어 가는 저녁을 내려다봤다. 지혁의 말을 믿을지, 믿는다면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이 자리에서 정하고 싶지 않았다.“나가야겠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8
Leer más

24화. 닫힌 현관문

어제까지는 오래된 친구의 배려였다. 오늘부터는 어느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지 하나씩 의심하게 됐다. 돌봄을 받았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 기억을 믿는 방식이 무너졌다.주아는 제 물건만 골라 가방에 담았다. 빠뜨린 게 있을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지퍼를 닫자 지혁이 가방 손잡이를 잡으려 했다. 주아가 먼저 끌어당기자 그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내가 들게.”“차는 잡았어?”“응.”“도착하면 연락해.”주아가 그를 보았다.지혁은 입을 다물었다가 말을 고쳤다.“연락 안 해도 돼. 그냥 조심해서 가.”15년 동안 한 번도 듣지 못한 배웅이었다.주아는 가방을 끌고 거실로 나왔다. 소파가 눈에 들어왔다. 첫 키스가 있었던 자리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혁의 무릎을 베고 누워 원고를 읽던 곳이기도 했다.어느 기억에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민석 씨는.”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주아의 얼굴이 굳자 그가 곧바로 덧붙였다.“방해하지 않을게.”“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소개팅 코칭도 그만할 거고, 네가 누구를 만나든 다시 끼어들지 않겠다고.”“내가 원하면 정말 예전처럼 친구로 돌아갈 수 있어?”지혁의 눈이 주아에게 머물렀다. 오래 답을 고르는 대신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친구인 척은 할 수 있어.”“…….”“좋아하는 건 그만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8
Leer más

25화. 지혁이 없는 집

알람이 울리기 전, 주아는 낯선 천장을 보며 눈을 떴다.침대라고 부르기 민망할 만큼 얇은 매트리스와 한쪽 벽을 다 차지한 회색 커튼. 급하게 구한 단기 숙소는 사진보다 좁았고, 보일러가 돌아갈 때마다 바닥에서 작은 진동이 올라왔다.잠깐 머무는 데는 충분했다. 주아는 그렇게 판단했다. 불편한 점은 참을 만했고 출근하기에도 나쁘지 않았다.그런데 아침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를 찾았다.권지혁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주아가 집을 나오며 시간을 달라고 했고, 지혁은 알겠다고 했다. 도착했다는 한 줄에 돌아온 답도 짧았다.잘 자.그 뒤로 며칠이 흘렀다.연락하지 않는 것은 지혁이 약속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주아는 그걸 알면서도 화면을 한 번 더 내렸다 올렸다.첫날 밤에는 퇴근했다는 전화를 걸려다 통화 버튼 바로 앞에서 손을 멈췄다. 재미없는 예능을 틀어 놓고는 지혁이라면 저 장면에서 분명 졸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야식을 주문할 때는 습관처럼 두 사람 몫을 담았다가 하나를 지웠다.지혁이 특별히 무언가를 해 주지 않는 시간에도 주아의 생활은 그를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떨어져 지내며 확인한 것은 도움의 빈자리가 아니라, 매일 같은 것을 보고 말하고 싶어 했던 자신의 습관이었다.평소라면 짧은 메시지가 연달아 와 있었을 시간이었다. 일어났냐. 아침 먹어. 우산 챙겨.15년 동안 귀찮다고 흘려보낸 문장들이 사라지자 하루의 시작이 자꾸 늦었다.주아는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 포장을 뜯다가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내려놓았다. 지혁이 봤다면 염분부터 확인했을 것이다. 그러고는 냉장고에 넣어 둔 달걀과 과일을 꺼내 식탁에 늘어놨겠지.그 장면이 너무 또렷해서 기분이 상했다.자신에게.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뒤에야 그 다정함의 이름을 바꿔 붙이는 건 비겁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8
Leer más

26화. 낯선 정적

커피는 거의 줄지 않았는데 뚜껑만 세 번 열었다 닫은 모양이었다. 주아는 컵에서 손을 뗐다.“팀장님은 오래 본 친구가 갑자기 다른 의미였다고 하면 바로 정리돼요?”“안 되지.”“내가 당연하게 받은 것들이 사실은 걔한테 하나도 당연하지 않았던 거잖아요. 그걸 모르고 계속 받았고.”“미안해서 받아 주려는 거면 하지 마.”“알아요.”“화나서 없던 일로 만들려는 것도 하지 말고.”주아가 서영을 바라봤다. 서영은 어깨를 으쓱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것도 알 것 같아서.”혼자 남은 회의실에서 주아는 휴대전화를 뒤집었다. 곧 민석을 만나러 나가야 했다.최민석에게는 자신이 먼저 만나자고 했다.더는 대답을 미루는 것이 예의가 아니었다.민석은 회사 근처 식당에 먼저 와 있었다. 주아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도도, 메뉴판을 건네는 손길도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괜찮은 사람이었다.그래서 주아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말했다.“민석 씨, 죄송해요.”민석이 물잔을 내려놓았다.“좋은 얘기는 아니겠네요.”“제가 먼저 시작해 놓고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어요. 민석 씨한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다른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어요.”“권지혁 씨 때문입니까?”이름이 바로 나오자 주아의 눈썹이 올라갔다. 민석의 입가에도 웃음이 걸렸지만, 전처럼 부드러운 표정은 아니었다.“첫날부터 이름을 들었으니까요. 운동 얘기를 해도 그분, 음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9
Leer más

27화. 아직 끝나지 않은 말

주아는 현관 쪽을 보다가 무심코 입을 열었다.“나 왔어.”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제 목소리만 낯설었다. 지혁이 자신을 좋아해서 기다렸는지와 상관없이, 주아는 매일 그에게 돌아왔다고 말하는 일을 좋아했다.기억은 아주 오래전까지 거슬러 갔다.전학 온 첫날 체육 시간, 체육관 구석에서 혼자 신발 끈을 묶던 지혁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주아였다. 말수 없는 애가 불쌍해서가 아니었다. 수영 얘기만 시작하면 평소보다 길게 대답하는 애가 재미있었다.고등학교 때 첫 짝사랑이 실패했을 때도 지혁에게 달려갔다. 위로를 잘해서가 아니라, 지혁 앞에서는 못난 얼굴로 울어도 자신이 덜 초라해졌기 때문이다.지혁이 상비군 훈련에 들어간 첫 달에는 매일 바쁘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경기 영상을 찾아봤다. 연락이 뜸해지자 괜히 다른 친구들에게 날을 세웠다. 부상 소식을 들은 날에는 회사 면접 결과도 확인하지 않고 병원으로 갔다.그때 지혁은 미안하다고 했다.왜 네가 미안하냐고 화를 냈지만, 사실 주아가 두려웠던 건 그의 선수 생활만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제일 단단하다고 믿은 사람이 자신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가라앉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재활하는 8개월 동안 주말을 비웠다. 지혁이 트레이너 공부를 시작한 날에는 합격한 사람처럼 케이크를 샀다.그 모든 일을 우정이라고 불러도 틀리지는 않았다. 다만 친구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면, 지혁이 다른 사람과 가까워질 때마다 까다롭게 굴었던 자신까지 설명되지는 않았다.몇 년 전, 지혁이 센터 회원에게 고백받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주아는 그 여자의 단점을 한참 찾았다. 지혁이 거절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관심 없는 척 메뉴를 바꿨다. 소개받은 남자가 남사친과 너무 가까운 것 아니냐고 물었을 때는 두 번째 약속을 잡지 않았다.자신의 미래에서 지혁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9
Leer más

28화. 연습은 끝났어

지혁의 손이 문손잡이에서 천천히 떨어졌다.“물건 가지러 온 거면 내가 챙겨 줄게.”며칠 동안 준비한 사람처럼 말이 빨랐다. 주아는 대답 대신 신발을 벗었다. 지혁이 막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슬리퍼를 꺼내 주지도 않았다.현관에 나란히 놓인 운동화 사이로 주아가 신던 실내화가 보였다. 그대로였다. 욕실 앞의 머리끈도, 거실 소파에 두고 간 쿠션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집만 보면 주아가 잠깐 외출했다 돌아온 것 같았다.두 사람만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다.“차 마실래?”“아니.”“그럼 앉아.”“지혁아.”그가 돌아봤다.15년 동안 수없이 부른 이름인데 지혁의 어깨가 굳었다. 주아도 그 변화를 모른 척하지 않았다.“그날 키스, 너한텐 뭐였어?”뜸을 들일 거라 생각했다. 지혁은 바로 답했다.“연습 아니었어.”“처음부터?”“한 번도.”“그럼 왜 그렇게 말했어.”“내 마음을 들키지 않고 네게 다가갈 핑계가 필요했으니까.”지혁의 얼굴에는 변명할 마음이 없었다.“네가 싫다고 했으면 안 했을 거야. 그래도 내가 친구라는 걸 이용한 건 맞아. 미안해.”주아는 며칠 전부터 품고 있던 말을 골라 꺼냈다.“나, 그게 제일 화났어. 너라서 허락한 건데. 세상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믿는 친구가 연습이라고 하니까 받아들인 건데, 넌 나랑 다른 곳에 서 있었잖아.”“알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9
Leer más

29화. 먼저 피하지 않을게

둘 사이에 남은 거리는 한 걸음이었다. 지혁의 시선이 주아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입술에 닿았다가 다시 눈으로 올라왔다.“주아야.”“이번엔 내가 하는 거야.”주아는 지혁의 티셔츠를 가볍게 움켜쥐고 발끝을 들었다.입술이 닿자 지혁은 곧장 움직이지 않았다. 주아가 짧게 눌렀다 떨어지고, 다시 입을 맞추자 그제야 손이 올라왔다. 손바닥이 뺨을 감싸고 엄지가 귀 아래에 놓였다.첫 키스 때는 그가 만든 거리 안에서 피하지 않는 것으로 답했다.지금은 주아가 거리를 없앴다.지혁의 입술이 기울어졌다. 조심스럽게 시작한 움직임은 주아가 그의 목에 팔을 두르자 달라졌다. 오래 눌러 둔 감정이 급한 호흡 사이로 새어 나왔지만, 지혁은 몇 번이고 속도를 늦췄다. 주아의 손끝이 힘을 빼면 같이 멈췄고, 다시 당기면 그제야 깊이 다가왔다.등을 받친 팔이 단단했다. 주아는 그 힘을 15년 동안 알고 있었다. 수영장 밖으로 자신을 끌어 올려 준 팔, 취업에 실패한 날 말없이 안아 준 팔, 소파에서 잠든 자신을 침대까지 옮긴 팔.같은 사람의 품인데 기억 속 어느 때와도 달랐다.입술이 떨어진 뒤에도 두 사람은 가까이 서 있었다. 지혁의 이마가 주아의 이마에 닿았다. 억눌린 호흡이 좁은 틈에서 섞였다.“말로도 해 줘.”욕심을 숨기지 않는 말이 이상하게 좋았다. 주아는 이번에는 웃지 않고 말했다.“좋아해. 권지혁.”지혁이 눈을 감았다 떴다.“한 번 더.”“싫어. 비싸.”“15년 기다렸는데 두 번도 못 들어?”“그건 네 사정이고.”익숙한 대꾸가 돌아오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0
Leer más

30화. 두 사람의 첫날밤

국가대표를 꿈꾸며 새벽마다 물에 들어가던 시절, 다친 어깨를 들지 못해 이를 악물던 시절, 다른 길을 고른 뒤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린 시간이 손바닥 아래에 있었다.지혁이 고개를 들었다.“아파?”“이젠 안 아파.”주아는 오래전 병원에서 차마 만지지 못했던 자리에 입술을 댔다. 지혁의 손이 허리에서 잠깐 굳었다가 천천히 등을 쓸었다.“그때 네가 안 왔으면 나 진짜 엉망이었을 거야.”“내가 갔어도 엉망이었어. 성질 더러웠잖아.”“그래도 네 앞에서는 버텼어.”장난으로 넘기지 않은 목소리에 주아가 그를 바라봤다. 지혁은 손끝으로 주아의 눈썹과 뺨선을 차례로 만졌다. 자주 봐 온 얼굴을 새로 외우듯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주아는 그 손바닥에 뺨을 기댔다. 지혁이 웃지 않은 채 다시 입을 맞췄다.침실 앞에서 지혁이 다시 멈췄을 때 주아는 먼저 문을 열었다. 얼마 전까지 지혁의 방이라고만 생각했던 공간이었다. 침대 모서리에 대충 벗어 둔 운동복, 협탁 위의 스포츠과학 책, 충전기에 꽂힌 시계까지 전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모르는 것은 이 방에서 연인으로 마주 보는 지혁뿐이었다.주아가 침대 끝에 앉자 지혁은 앞에 무릎을 굽혔다. 시선을 맞춘 채 그녀의 손을 잡았다.주아는 그의 손가락 사이로 손을 단단히 끼웠다.“오늘 여기서 같이 있고 싶어.”지혁은 맞잡은 손을 입술에 대고 잠깐 눈을 감았다. 다음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일어나며 주아를 함께 끌어올려 품에 안았다. 주아의 발이 그의 발등을 밟았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무거워.”“거짓말.”&ldqu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0
Leer más
ANTERIOR
12345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