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혁의 운동센터 공동대표인 박현우와 로맨스팀 한서영 팀장, 그리고 주아와 지혁이 청첩장을 전달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참이었다.“자, 여기 6년 차 베테랑 로맨스 PD와 15년 차 순애보 남사친의 영원한 장기 계약 증서를 올립니다.”주아가 화사한 은박이 박힌 청첩장을 식탁 가운데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박현우가 기다렸다는 듯 먼저 청첩장을 낚아챘다.“이야, 드디어 이 날이 오네. 권지혁이 고등학교 때부터 가방 앞주머니에 그 파란 실팔찌 보물단지처럼 모셔두던 걸 내가 직접 봤는데. 장하다, 권지혁.”“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현우야.”지혁이 정갈하게 썰린 모둠 사시미 접시를 주아 쪽으로 당겨놓으며 무심히 대꾸했다. 그는 주아가 좋아하지 않는 생강 초절임과 쪽파를 젓가락으로 꼼꼼히 골라 제 접시로 옮기고 있었다. 15년의 시간 동안 몸에 완전히 배어버린, 숨 쉬듯 당연한 다정함이었다.한서영 팀장이 그 모습을 턱을 괸 채 아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며 맥주잔을 가볍게 흔들었다.“근데 권 대표님, 솔직히 물어보는 건데 말이죠. 아무리 오래된 소꿉친구라고 해도, 소개팅 대화 연습을 핑계로 소파에서 키스부터 진하게 갈 가르쳐 주는 남사친이 세상에 어딨어요?”“쿨럭!”맥주를 삼키던 박현우가 격하게 사레가 들려 기침을 쏟아냈다. 주아는 얼굴이 순식간에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져 물컵을 꽉 쥐었다. 정작 질문의 당사자인 권지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평온한 얼굴로 잔을 채웠다.“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다른 사람 소개팅 코칭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어머, 그럼 우리 주아한테만 특별 맞춤형
Last Updated : 2026-08-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