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에서 나누었던 다정한 대화들, 그리고 짐승처럼 날뛰는 불안을 잠재워주던 그의 안전하고도 황홀했던 밤의 기억들.종우의 품과 체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은주의 입가에는 옅고 평온한 미소가 번졌다.은주는 종우가 지어준 안전한 성벽 안에서 완벽한 안식을 느끼며, 스르륵 깊고 달콤한 수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시간의 경계를 알 수 없는 꿈결 속.은주는 눈부시게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었다.화려한 샹들리에가 빛을 흩뿌리고, 이름 모를 축하객들의 환호성 속에서 웅장한 웨딩 마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은주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의 미소를 지으며 버진로드 위를 사뿐히 걸어갔다.지독한 가난과 수치스러웠던 보육원 시절의 꼬리표를 영원히 잘라내고, 마침내 완벽한 구원을 얻는 찬란한 순간.은주의 발걸음이 버진로드 끝, 제단 앞에 도달했다.그곳에는 턱시도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새신랑이 그녀를 기다리며 다정하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은주는 벅차오르는 가슴을 안고 그 손을 마주 잡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순간, 은주의 시야에 들어온 신랑의 얼굴에 그녀의 숨이 멎었다.자신을 향해 더없이 다정하고 해사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그는 최종우가 아니었다.넓은 어깨, 탄탄하게 뻗은 젊은 골격, 그리고 어둠 한 점 없이 맑게 빛나는 까만 눈동자.스물한 살의 최재윤이었다.재윤이 은주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쥐며,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목소리로 속삭였다.[기다렸어, 엄마. 이제 영원히 내 곁에 있어 줘.]패륜적이고 끔찍한 상황.이성이 깨어있었다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을 텐데, 기괴하게도 꿈속의 은주는 그 상황에 아무런 거부감도 느끼지 않았다.오히려 재윤의 손을 마주 잡은 그녀의 심장은 찢어질 듯한 행복감과 달콤한 희열로 쿵쾅거리고 있었다.자신을 구원해 준 사람은 종우가 아니라 재윤이었다는 듯이, 그녀는 스물한 살의 의붓아들을 향해 가장 요염하고도 사랑스러운 신부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재윤의 단단한 팔이 은주의 허리를 감아안고, 그의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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