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엘이 들어서자 안셀리온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주름진 얼굴에 익숙한 인자한 미소가 번졌다.너무나도 평소와 같은 표정이라 오히려 섬뜩할 정도였다. 그는 부드러운 손짓으로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인. 이리 와서 앉으시지요.”라리엘은 방 안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긴히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더니, 어째서 이런 음침한 곳으로 저를 부르신 거죠, 원장님?”노인의 대답을 기다리는 사이, 알 수 없는 압박감과 살의가 서서히 숨통을 조여왔다. 그때, 그녀의 등 뒤에서 차갑고 짧은 금속음이 울렸다.철컥! 스르륵, 탁.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소리였다.*트리샤는 수도원장의 장부를 품에 안고 별채 근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울창한 숲속으로 향했다.빽빽하게 얽힌 나뭇가지들 사이로 기울어지는 햇빛이 갈라져 들어왔다. 바닥에는 축축한 흙냄새와 함께 눅눅한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그녀는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고요한 주변을 날카롭게 살폈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조차도 날이 선 그녀의 신경을 사정없이 거슬리게 만들었다.‘여기라면 쉽게 찾지 못하겠지.’속으로 몇 번이고 차분하게 되뇌며,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거대한 고목 밤나무를 올려다보았다.줄기가 우람하고 굵은 데다, 사방으로 뻗은 잔가지가 높이 솟아 있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사람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완벽한 은닉처였다.트리샤는 망설임 없이 유연한 몸을 움직여 거친 나무 기둥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메마르고 딱딱한 나무 껍질이 손바닥을 긁어댔지만, 그까짓 통증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만약 장부가 사라진 것을 안셀리온이 알아챈다면, 수색의 칼날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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