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의 시점 그가 떠났다. 그 여자—헬레나, 혹은 그녀의 진짜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는 몸을 돌려 내게서 멀어졌다. 이 연회장의 대리석 바닥을 마치 런웨이라도 되는 듯, 삼백 쌍의 눈동자들을 가치 없는 관중 대하듯 느긋한 걸음걸이로 걸어 나갔다. 그녀의 은색 가방이 내는 마찰음이 여전히 내 귀에 맴돌았다. 날카롭고, 단호하게. 마치 감옥 문이 밖에서 닫히는 소리처럼. 내 두 다리는 움직이기를 거부했다. 나는 박물관에 전시된 바보 같은 조각상처럼 홀 한가운데 멍하니 서 있었다.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다시 수다를 떨고, 웃고, 스파클링 와인을 홀짝였다. 오케스트라는 왈츠 곡을 연주하고 있었고, 웨이터는 에피타이저 트레이를 내밀고 있었다. 세상은 계속해서 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세상은 방금 멈춰 서 버렸다. “죄송하지만, 스미스 씨. 이 고철 덩어리는 중고 시장에서 주운 것뿐이에요.” 그 목소리. 그 어조. 말하기 전에 머리를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이던 버릇—마틸다가 긴장했을 때, 두려울 때, 속으로 바스러져 가면서도 강해 보이려 할 때면 늘 보이던 그 작은 습관. 아니. 마틸다가 아니다. 마틸다는 죽었다. 내가 그녀를 죽였다. 직접 죽인 건 아니지만, 그 차에 타도록 내버려둔 건 나였다. 그날 밤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도 나였다. 내가 바로— "프레드릭." 가늘고 주름진 손이 내 팔을 꽉 움켜쥐었다. 로사였다. 할머니가 날카롭게 가늘어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왜 제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여기 서 있는 거야?" 나는 입을 열었다.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는 다시 시도했다. "할머니... 그 반지요." "어떤 반지?" "결혼반지 말입니다. 제가... 마틸다에게 주었던 반지요. 우리 결혼식 날 밤에." 내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것 같았다. 쉰 채로, 완전히 부서져 있었다. "그 여자가 그것을 가지고 있어요, 할머니. 헬레나요. 그 여자가 갖고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