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의 시선나는 그녀에게 춤을 배우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나는 그저 엔조가 개입하거나 반응할 겨를도 주지 않은 채, 얼음처럼 차가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 무도회장 한가운데로 끌어당겼을 뿐이었다. 그 유럽인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 등에 꽂히는 것을 느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음껏 노려보라고 해라. 뉴욕의 상류층 전체가 우리를 지켜보게 두어라.오늘 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그녀뿐이었다. 나와 그녀, 단둘이서.오케스트라가 느린 왈츠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블루 다뉴브. 우리 결혼식 하룻밤에 울려 퍼졌던 그 저주받을 곡이었다.내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거의 없애다시피 하자, 헬레나는 긴장했다. 진청색 드레스가 소리 없이 흔들렸다. 고급스러운 백단향과 싸구려 바닐라의 달콤함이 오묘하게 섞인 그녀의 향기가 내 감각을 사정없이 두드렸다."너무 가까이 다가오시네요, 스미스 씨." 그녀가 속삭였다. 목소리는 단조로웠지만, 문장 끝에는 미세한 떨림이 묻어났다. "손님들이 보고 있어요.""보게 두지." 바이올린의 선율 속에 거의 묻힐 만큼 낮게 대답했다. "슬픔에 잠긴 홀아비가 매혹적인 여인의 동행으로 위안을 삼는 모습을 구경하라고 해. 아니면 두려운 건가, 헬레나?""난 두려운 것 없어요.""좋아."나는 그녀를 돌려세우며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얽어 쥐었다. "질문이 있으니까, 대답해야 할 거야."그녀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내 왼쪽 어깨 너머를 향하고 있었고, 그 표정은 완벽하게 훈련된 허무함 그 자체였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당신은 너무 굳어 있어." 나는 리듬에 맞춰 그녀를 이끌며 농담조로 말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레드카펫을 걸을 때는 마치 이 곳의 여주인인 것처럼 굴더니, 이 무도회장 위에서는... 마치 춤을 추는 남자의 발을 밟을까 봐 두려워하는 소녀 같군."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등을 더 강
Zuletzt aktualisiert : 2026-10-04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