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엘이 인장을 매개로 신성을 쏟아부었다.부드러운 진실의 파동.수도 전역에 비올렛이 흑마법사와 결탁해 국왕을 중독시키고, 아이를 죽여 제물로 바쳤으며, 이제는 백성들 생명까지 갈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환영과 함께 소리로 울려 퍼졌다.“뭐라고? 왕비님이 우리를 제물로…?”“그렇다면 우리가 속은 거야?”도심 곳곳.비올렛을 향한 공포가 분노로 바뀌기 시작했다.백성들 의지가 비올렛 흑마법에 저항하자, 견고하던 흑마법 넝쿨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흑마법은 백성의 의지가 아니면 지탱할 힘을 잃기 때문이었다.왕의 침소를 나오자, 수십 마리의 그림자 기사단을 베어 넘긴 카일이 합류했다.그의 갑옷은 검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결계를 풀 인장을 확보했습니다.”“고생하셨습니다.”“카일, 지금 즉시 바르 공작 저택으로 가세요. 그는 비올렛의 가장 큰 후원자지만, 동시에 자신의 안위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기회주의자죠. 왕의 인장과 루미엘 신성을 보았으니, 그가 어느 줄에 서야 할지 잘 알 겁니다.”“네!”“아…. 아닙니다. 저와 함께 갑시다.”복도 끝.비올렛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왕국의 모든 생명력을 제물로 바쳐 신이 되려는 마지막 발악의 소리였다.비올렛.넌 성벽을 높이 쌓았다고 믿겠지만.이제 네가 믿는 귀족들이 너의 숨통을 조여올 거다.루미엘 손을 꼭 잡았다.눈물로 가득했던 도망길이 이제는 당당한 진군으로 바뀌었다.“루미엘. 네가 진정한 왕임을 세상에 알릴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왕좌에 앉아 백성들을 보호하자.”수도 서쪽, 화려하기로 소문난 바르 공작의 저택.폭풍 전야처럼 고요했다.공작은 비올렛 왕비의 가장 강력한 금줄이자, 나를 단두대로 보내는 판결문에 가장 먼저 서명했던 인물이었다.하지만 지금.그는 겁에 질려 있었다.조금 전 하늘에 울려 퍼진 루미엘 목소리와 신성을 보았기 때문이다.“공작님, 손님이 오셨습니다.”“오랜만입니다, 바르 공작.”내가 후드를 벗자, 공작은 들고 있던 와인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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