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사이에 걸려 있던 간격은 그대로였지만, 그 간격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힘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는 같은 자극을 받으면서도 반응을 따로 두기 위해, 서로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눌러두는 쪽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그 반대로, 올라오는 걸 그대로 두면서도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버티는 쪽에 가까워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지 상태처럼 보일지 몰라도, 안쪽에서는 서로 다른 두 흐름이 같은 순간을 향해 점점 속도를 맞춰가고 있었다.건우는 그걸 느끼고 있었다.서하의 호흡이 조금 더 짧아졌다는 것, 들이쉬는 타이밍이 아까보다 반 박자 정도 앞서 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가 자기 호흡에도 그대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까지, 전부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는 인식한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감정을 줄이지 않았기 때문에,올라오는 속도 자체는 그대로였고, 오히려 더 또렷해진 상태였다.서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그녀는 건우를 보고 있었다. 단순히 마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상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까지 확인하려는 사람의 눈이었다. 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생각도 없었다. 이미 한 번 선택을 끝낸 뒤였고, 그 선택을 여기서 다시 바꿀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 상태였다.“건우야.”그녀가 아주 낮게 불렀다.목소리는 얇게 떨렸지만,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었다.건우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시선을 더 깊게 고정했다.그녀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걸, 그 흔들림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그대로 보고 있었다.“지금… 좀 이상하지.”서하가 말을 이어갔다.“아까랑 다르게… 계속 당겨.”그 표현은 정확했다.감정이 올라오는 것과는 별개로, 그 감정을 행동으로 이어가게 만드는 방향성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의식적으로 눌러두고 있던 선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건우는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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