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를 들고 계단을 내려오자, 리아가 물었다.“그게 뭐예요?”“신경 쓰지 말고 눈깔이나 좀 어떻게 해.”“씨이....”“밥이나 처먹던가.”다시 식은 국을 끓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식탁 위에 올려 두었다. 스리슬쩍 다가온 리아는 또 한 번 놀란 눈치였다. “아저씨가 밥도 했어요? 냉동실 밥이 아닌데요?”“너 아니면 나지. 누구겠냐고.”스윽, 리아가 세준의 옷깃을 조심스레 붙잡았다. “아저씨.”“뭐.”“아저씨도 나 사랑하죠? 맞죠?”확실하다. 강리아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충격이 너무 커서 미쳐버린 게 분명하다.“얼른 옷 갈아입어. 병원 가야겠다.”“맞잖아요. 그러니까 구하러 오고, 다 알면서도 안 내쫓고, 밥도 차려주고 막 그러는 거잖아요.”논리는 그럴싸한데, 사랑이라니?그럴 리가 없다. 그건 도세준 사전에 절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모르는 애새끼도 아니고, 아는 애새끼니까 찾으러 간 거지.”“그럼 왜 안 쫓아내는데요?”미치겠네, 쫑알쫑알 한 마디도 지지않고 되받아치는데 차라리 출근을 하는 게 더 나을뻔했나.“갈 데 있어?”“아니요? 그럼 왜 화도 안 내고, 밥도 막 해주는데요?”“씹, 밥은 원래 내가 차렸어.”자꾸만 아니라고 하지만, 리아는 이미 확신해 버렸다. 같이 살아온 날들을 떠올려보니, 사랑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불가능했다. 매번 말은 험악하게 하지만, 해달라는 건 또 다 해주고. 밤마다 안고 싶어 안달이고, 질투하는 모습도 들켜버려놓고는.“나 보고 심장 뛴 적 없어요?”씨발, 몇 번 있긴 한데, 어쩌라고?“안 뛰면 사망이야. 누구나 다 뛰어.”“아니요! 나 보고 싶었던 적은요? 한 번도 없어요?”어제 처음, 너 데리러 가는 길에. 근데 그건.. 음..... 상황이 존나게 위급했으니까. “밥 안 처먹어?”“있네. 있죠?”“아니거든.”“오늘도 나 걱정돼서 출근도 안 한 거죠?”아까부터 제 머릿속을 고스란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질문들에 점점 숨통이 조여왔다. 적당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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