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가 남쪽 별원의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기윤이 담장 위에 엎드려 안을 내려다보았다.마당에는 내수사 수레 한 대가 서 있었다. 자녕궁 표식은 진흙으로 문질러 지워져 있었고, 멍석 아래에서 연기가 가늘게 새고 있었다."불입니다."허도겸이 문밖에서 말했다.강무진이 도착한 것은 그때였다.회암역에서 돌아온 말은 옆구리가 땀으로 젖어 있었다. 강무진의 소매 한쪽은 일곱 명패를 감싸느라 짧아져 있었고, 베인 손에는 마른 피가 엉겨 붙었다."문을 엽니까.""안에 사람이 있다."강무진이 문을 한 번 밀었다. 굵은 빗장이 안쪽에서 버텼다.두 번째에는 어깨를 댔다.우지끈!문짝이 빗장째 안으로 쓰러졌다.연기가 골목으로 밀려 나왔다.마차의 멍석 아래에서 불이 번지고 있었다. 군령을 베낀 종이들이 장작처럼 구겨져 있었고, 기름 먹은 천이 바퀴까지 타고 올라갔다.타닥타닥!허도겸은 소매로 입을 가린 채 말했다."사람부터 찾으십시오."별원 안쪽에서 작은 기침 소리가 났다.기윤이 방문을 걷어찼다.오상궁이 기둥에 묶여 있었다. 머리카락은 풀어져 얼굴을 덮었고, 손목의 살은 끈 아래에서 검붉게 부어 있었다.그 옆에는 열두어 살 된 궁녀 하나가 웅크리고 있었다."언니가…""콜록, 콜록!"아이는 목소리를 내다 기침했다.한쪽 발에는 신도 없었다. 검게 그을린 발등에 볏짚이 붙어 있었고, 발가락은 찬 마루를 피하려 안으로 말려 있었다."묵련 나인의 동생이냐."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기윤이 칼로 끈을 끊었다. 오상궁의 몸이 앞으로 무너지자 강무진이 한 팔로 받았다."살아 있습니까."허도겸이 물었다.오상궁의 입술이 움직였다."연무."한 번 나온 이름이 기침에 끊겼다."연무가 어디 있느냐."오상궁은 불붙은 마차 쪽으로 눈을 돌렸다.마차 뒤편 문이 열려 있었다.기윤이 달려 나갔다.골목 끝에서 회색 옷을 입은 사내가 말을 빼앗아 오르고 있었다. 왼손으로 고삐를 잡고 오른쪽 어깨부터 틀었다."연무!"사내가 돌아보지 않고 말을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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