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안쪽에서 누군가 오래 참았던 숨을 내쉬던 그 밤, 심가에서는 아무도 그 숨을 듣지 못했다.사랑채의 불빛은 하나둘 잦아들었지만, 월령의 밤은 가라앉지 않았다. 붉은 함과 흰 실, 물비린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떠올랐다.그녀는 위지헌이 두고 간 말대로 바둑판을 폈다.돌은 밤새 자리를 찾지 못했다.숙비는 중앙의 두터운 돌, 위명서는 변에서 길을 넓히는 돌. 문선은 아직 안개 속이었다.그리고 위지헌.그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변.귀.버림돌.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필요하면.네가 살 수 있다면.월령은 흰 바둑돌 하나를 굴리다 끝내 판 위에 놓지 못했다.놓는 순간, 마음이 너무 많이 드러날 것 같았다.그녀는 그 흰 돌을 판 밖, 제 소매 가까이에 내려놓았다.판 위도 아니고, 통 안도 아닌 자리.이름을 붙이지 않은 자리였다.*새벽빛이 창호지에 번질 무렵, 월령은 약방 문턱에서 향낭의 붉은 끈을 다시 보았다.창을 열면 후원의 찬 공기가 먼저 들어왔고, 마른 약재들이 그 공기를 받아 조금씩 냄새를 풀었다. 감초는 달았고, 백지는 맑았다."아가씨."청아가 작은 죽그릇을 들고 들어왔다."마님께서 이거라도 꼭 드시라고 하셨어요.""어머니께서?""예. 죽을 남기면 방어멈한테 제가 혼나요."그릇 안에는 잣을 띄운 흰 죽이 담겨 있었다. 뜨겁지도, 식지도 않았다.월령은 그 죽을 보며 문득 웃었다."손등에 대 보았니?"청아도 곧 그날의 윤백을 떠올린 듯 입술 끝을 눌러 웃었다."저는 윤백 나리처럼 손등을 희생하지 않습니다. 숟가락으로 떠서 식혀 보았습니다.""잘했어."청아는 그제야 조금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월령은 죽을 한 숟가락 떠 먹었다. 밤새 굳어 있던 속이 조금 풀렸다.그때 약방 밖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렸다.서윤이었다.엷은 남색 치마에, 머리에는 아무 장식도 하지 않았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은 도망치지 않았다."언니.""들어와."월령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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