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를 죽인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Chapter 161 - Chapter 164

164 Chapters

161. 좋아한다는 말

월령은 봉서를 내려다보았다."마마께서 보실 종이라면, 봉을 푸는 자리에 예관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예관이 어디 있느냐.""소녀가 먼저 펼까 두렵습니다."숙비가 웃었다. 웃음은 입가에서 그쳤다."네가 그 종이를 들고 여기까지 온 것은, 펴지 않기 위해서였구나.""그리 보였다면 송구합니다. 예관 앞에서 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월령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고, 끝이 둥글었다. 거스르는 말도 그렇게 하면 거스르는 소리로 들리지 않았다.숙비는 잠시 그녀를 보았다."심 부인이 가르쳤느냐.""어머니께서는 말을 적게 하라 하셨습니다.""적게 하는 것과 잘 고르는 것은 다르다."월령은 고개를 더 낮추었다."명심하겠습니다."숙비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내민 손을 거두는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 처음부터 내밀지 않은 사람 같았다."네 아비의 글을 잘 알아보더구나."월령의 손끝이 봉서 가장자리에서 멈췄다."그저 아버지의 글이 좋아, 늘 곁에 두고 보았을 뿐입니다."위명서 앞에서 내려놓았던 답과 결이 같았다. 두 번 묻는 자리에서 답이 달라지면, 흔들린 그 틈이 곧 약점이 되었다. 그래서 같은 답을, 같은 결로 내려놓았다."좋아한다."숙비는 그 말을 천천히 되풀이했다."궁에서는 좋아한다는 말도 쓸 곳을 보아야 한다."월령은 대답하지 않았다.아버지의 글은 곧고 좁았다. 글자 사이가 멀지 않았고, 끝을 길게 끌지 않았다. 급한 날에도 마지막 획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월령은 어릴 때 그 글자들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여 본 적이 있었다. 종이에 닿지도 않는 손끝으로.그때는 글자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그저 아버지가 멀리 있어도, 글자는 집에 남는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글자 위에 다른 글자가 얹혔다. 아버지의 글 위에 금선 내지가, 금선 내지 위에 자녕궁의 향이, 그 위에 아직 마르지 않은 먹이 얇게 놓였다."네 아비는 북문에 있다."화제가 옮겨졌다. 옮겨진 자리가 더 추웠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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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한 뼘

자녕궁의 첫 번째 문 앞.위지헌은 들어가지 않았다.궁문 밖에서 기다려 달라는 숙비의 말을 그는 들었다. 들었다는 것이 멈춘다는 뜻은 아니었다."문은 셋입니다."기윤이 낮게 말했다."동문, 서협문, 그리고 후원으로 도는 수문.""수문은 언제 여느냐.""새벽에 한 번. 물을 갈 때."위지헌은 첫 번째 문의 돌계단을 보았다. 세 번째 단이 다른 단보다 닳아 있었다. 사람이 많이 밟은 단이 아니라, 무거운 것이 여러 번 지난 단이었다. 수레가 아니라 들것. 들것이 아니라 함.종이를 빼낸다면 서협문이었다. 기록이 가장 얇은 문.한 번 지나온 길이었다."서협문에 둘을 세워라. 잡지 말고 적어라."기윤이 물러났다.위지헌은 닫힌 문을 보았다. 그 너머에 월령이 있었다.그가 들어가면, 그녀의 마음이 정치가 된다. 그것을 알면서도, 발은 문지방의 그림자 앞에 가서야 멈췄다.그 한 뼘을 넘으면 그녀가 있었다.한 뼘이었다. 그는 그 거리를 오래 보았다. 칼이 닿는 거리도, 말이 닿는 거리도 아닌,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문틀에 손이 닿아 있었다. 손가락 마디가 나무의 결을 따라 한 번 굳었다가, 천천히 풀렸다. 그는 그 손을 거두었다. 거두는 데 평소의 두 배가 걸렸다.안에서 향이 한 번 바뀌었다.단맛이 늘어난 향. 사람을 머물게 하는 향.위지헌의 목 안쪽이 말랐다.그는 월령이 그 안에서 얼마나 오래 견디는지 알았다. 충분히 오래. 그것도 그의 앞에 펼쳐진 길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그녀의 손끝이 차가워지는지, 숨이 얕아지는지, 그를 한 번이라도 부르는지. 그것만은 어디에도 펼쳐지지 않았다.한 번 지나온 생에서, 이 시각의 월령은 자녕궁에 있지 않았다.그녀가 무엇을 겪는지 모르는 길을, 그는 처음 걷고 있었다.아는 길과 모르는 길이 같은 문 앞에서 겹쳤다. 그래서 문은 더 가까웠고, 더 멀었다.위지헌은 닫힌 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두 번째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선과 걸음이 같은 방향이 아니었다. 몸의 절반은 여전히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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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글자가 늙는다

기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접은 종이를 두 손으로 올렸다.위지헌은 종이를 펼쳤다.글자는 길지 않았다.'금선 내지는 문서방 것이 아닐 수 있음.''남쪽 별원 물목에 쓰던 종이와 닮음. 겉에 앉은 금가루.''독고가 상단 물표. 오상궁.'위지헌의 손가락이 종이 아래쪽에서 멈췄다.심가에서는 기다리기만 하지 않았다. 서원당의 병든 부인이, 서윤이, 은매가, 각자 볼 수 있는 만큼을 보고 있었다.위명서는 그 접힌 종이를 보았다.심월령의 곁에는 늘 누군가 있었다. 그녀가 크게 부르지 않아도, 누군가는 작게 움직였다. 그 사실이 그의 속을 천천히 긁었다."허도겸에게 닿게 하라."위지헌이 말했다."문 안쪽은 노은이 막고 있습니다.""문이 열릴 때를 보아라."기윤이 물러났다.위명서는 닫힌 문을 다시 보았다. 안에서 향이 한 번 더 짙어졌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알 수 있었다.그 향이 누구를 위해 피워졌는지, 그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자녕궁 안에서, 월령도 그 향을 알아차렸다.처음의 향보다 단맛이 늘었다. 사람을 졸리게 하는 향이 아니라, 시간을 잊게 하는 향이었다.월령은 손안의 바둑돌을 한 번 굴렸다. 흰 돌과 검은 돌이 작게 부딪쳤다.그 소리가 향의 단맛을 한 번 끊었다."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숙비가 물었다."돌입니다.""바둑을 두느냐.""두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누구에게."월령은 잠시 멈췄다."혼자 둡니다."거짓이었다. 그러나 모두 거짓은 아니었다. 그는 돌을 주었을 뿐, 두는 것은 늘 월령의 손이었다.네가 두기 좋은 곳에 놓아라.나를 변에 두어도, 버림돌로 써도 된다.그 말이 올라오자 손끝이 조금 따뜻해졌다.따뜻해지는 손은 자녕궁 안에서 약한 손이었다. 월령은 흰 돌을 손바닥 깊이 쥐었다."심월령.""예.""네가 그 종이를 펴지 않고 버틸수록, 밖에서는 다른 말이 자란다."숙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섭정왕이 역적의 딸을 감싸기 위해 자녕궁의 문 앞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그런 말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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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매듭

숙비가 옥반지를 낀 손으로 찻잔 뚜껑을 밀었다.얇은 백자끼리 닿는 소리가 났다. 차는 이미 식었고, 대추 한 조각이 붉게 불어 있었다."채운."채운 상궁이 낮은 상을 밀어 왔다. 회청색 치맛자락이 바닥을 쓸었고, 팔을 거둘 때 향낭의 은실 술이 한 번 흔들렸다.상 위에는 금선 든 종이 두 장이 놓였다. 하나는 빛이 가늘고 차가웠다. 다른 하나는 금빛이 조금 두텁게 번져 있었다."보거라. 이것도 궁의 종이고, 저것도 궁의 종이다. 네가 별궁에서 본 종이가 어느 쪽과 닮았느냐."월령은 두 장을 차례로 보았다.관자놀이에 붙은 잔머리 하나가 숨을 따라 흔들렸다. 무릎 위의 봉서에는 붉은 끈이 감겨 있었다.월령은 상 위로 손을 내지 않았다."두 장 모두 궁의 종이라 하셨습니까.""그렇다.""그러면 소녀가 고를 일이 아닌 듯합니다."숙비의 엄지가 옥반지 가장자리를 천천히 쓸었다."어째서.""둘 다 궁에서 났으니, 별궁 종이가 어느 쪽을 닮았든 궁에서 나온 종이입니다. 소녀의 집 종이는 이 상 위에 없습니다."채운 상궁이 향낭의 술을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묵련 나인의 붓이 기록지에서 잠시 떠 있었다."영악하구나.""소녀는 셈이 느립니다. 다만 없는 종이는 고를 수가 없었습니다.""그럼 봉서를 펴 보아라. 네 손의 것은 궁 것이냐 심가 것이냐."붉은 끈이 월령의 손바닥 골을 눌렀다.월령은 두 손을 포개 봉서를 받쳤다."봉함을 풀지 않고는 감히 아뢸 수 없습니다.""열어 보지 않고는 답하지 않겠다?""예.""참으로 배운 대로 말하는구나.""어머니께서는 종이보다 손을 먼저 지키라 하셨습니다."숙비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대추가 물결 속에서 뒤집혔다.허도겸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묵련 나인이 다시 붓을 들었다. 쪽빛 소매가 밀리며 손목 안쪽이 드러났다.흰 살 위에 가느다란 붉은 줄이 두 겹으로 나 있었다. 가장자리는 아직 부어 있었다.먹을 머금은 붓끝에서 검은 방울 하나가 매달렸다.월령의 속눈썹이 내려갔다.문밖에서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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