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매가 사라졌다는 말은, 밤공기보다 먼저 월령의 손끝에 닿았다. 청아는 거의 뛰어오다시피 했으나, 마지막 몇 걸음 앞에서 멈췄다.숨은 목구멍에서 가늘게 부서지고 있었고, 치맛자락에는 뒤뜰의 젖은 흙이 묻어 있었다. 품에 넣어 둔 열쇠가 삐져나와 달빛을 받았다."제가 문을 잠갔습니다."청아가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분명히 안에서 잠그고, 바깥 고리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월령은 먼저 아이의 손을 보았다. 열쇠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거짓말하는 손이 아니라, 너무 놀라 제 잘못부터 찾는 손이었다."청아. 숨부터 천천히 쉬어.""아가씨, 제가…""네가 놓친 게 아니라, 누가 네가 지키는 것을 알고 온 거야."그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 위로였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아이를 달래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말이었다.월령은 바둑판을 내려다보았다. 측백나무 아래 작은 돌 위에는 아직 흑돌과 백돌이 놓여 있었다.서윤을 뜻한다던 돌, 자신을 뜻한다던 돌, 그 사이에 놓인 기회 하나. 위지헌은 판을 그대로 두라 했다.밖의 미끼를 흔드는 동안 안의 증인을 노릴 수 있다 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알았기에 떠났다.그 생각이 목 안쪽을 차갑게 훑고 지나갔다. 그가 자신을 멀리 두고 움직인 것은 배려였을까, 판이 흔들릴 것을 미리 계산한 수였을까.묻고 싶었으나, 지금은 사람이 먼저였다."창고에 누가 들어왔니?""아무도요. 제가 약방 종에게 죽을 받아 오려고 잠깐…"청아의 목소리가 끊겼다."그때 복도 끝에서 기침 소리가 났습니다. 은매가 듣고 몸을 세웠어요. 아이가 이를 치는 소리 같다고…"월령의 손끝이 멈췄다.딱, 딱.은매가 말한 동생의 버릇.그것을 누군가 흉내 냈다."그 뒤에는?""은매가 문으로 달려들었습니다. 제가 안 된다고 했는데, 창고 안쪽 벽에서 소리가 또 났어요. 꼭 아이가 벽 너머에서 참는 것처럼요."청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제가 열쇠를 찾는 사이에, 안쪽 약재 자루 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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