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의 파트너 변호사 집무실.대형 모니터의 푸른 빛만이 어두운 방안을 환히 밝히고 있는 시각은이미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낮 동안 팽팽하게 오갔던 M&A 계약 조항들의 최종 검토를 끝마치기 위해,문리안은 온 정신을 집중해 서류 한 장 한 장을 꼼꼼하게 파고들고 있었다.밖에서는 독사 변호사라 불리며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뽐내는 그녀였지만,며칠째 밤샘 야근을 거듭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고눈꺼풀은 천 리만 리 아래로 처지고 있었다.아침부터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커피로만 버텨온 터라,속은 헛헛하고 머릿속은 지끈지끈 아려왔다."하아…… 진짜 끝이 없네. 이 조항들은 왜 볼 때마다 새로운 리스크가 튀어나노는 거야"리안은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두 손으로 관놀이를 꾹꾹 지압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그때였다.똑- 똑-정적을 깨는 조용한 노크 소리와 함께, 집무실 문이 살짝 열렸다.늦은 시각에 이 로펌 안뜰까지 찾아올 사람이란 정해져 있었다.놀란 리안이 고개를 번쩍 들자, 문틈 사이로 훤칠한 키의 서지우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깔끔했던 수트 자켓을 벗어 팔에 툭 걸친 채,하얀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편안한 차림이었다.하지만 그 완숙한 어른 남자의 손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고급스러운 한식 도시락 전문점의 커다란 쇼핑백과 따뜻한 음료가 들려 있었다."……전무님?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문리안이 미간을 좁히며 경계하듯 물었다.낮에 전무실에서 터졌던 아찔한 대화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던 터라,그의 등장이 당혹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서지우는 대답 대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리안의 책상 앞까지 다가왔다.그리고는 턱을 툭 괴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뭐 하긴요. 야근에 찌들어 허덕이는 우리 귀하신 자문 변호사님 생존 여부 확인하러 왔지요.""여긴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보안팀에 연락하기 전에 당장 나가시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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